[공감신문] 유안나 기자=캐나다가 미국 당국의 요청으로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46)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을 체포하면서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멍 부회장이 풀려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법원은 멍완저우 부회장을 조건부로 석방하기로 결정했다. 밴쿠버에 있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법원에서 보석 심리를 담당한 윌리엄 어크 판사는 사흘간에 걸친 심리를 마친 뒤 1000만 캐나다달러(84억5000만원)의 보석금과 전자 감시 등을 조건으로 멍 부회장에 대한 보석을 허용한 것이다. 

석방 조건에 따라 멍 부회장은 오후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반드시 밴쿠버에 있는 자택에 머물러야 한다. 멍 부회장의 거처는 밴쿠버에 있는 주택 2곳 중 한 곳으로 될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어크 판사는 멍 부회장에게 발목에 부착하는 전자감시 장치를 착용하도록 요구했으며, 여권을 제출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어크 판사는 “많은 추천서를 가진, 질 교육받는 비즈니스 우먼인 멍 부회장이 도주의 우려를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시된 보석 조건을 부과함으로써 (향후 인도 여부를 결정할) 심리에 출석하지 않을 위험이 허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보석 결정 이유를 밝혔다. 

멍 부회장의 보석과 관계없이 그의 미국 인도를 위한 심리는 예정대로 계속될 전망이다.

캐나다 법원은 멍 부회장에게 내년 2월 6일 법정에 출석하라고 명령했으며, 화웨이는 법원의 보석 결정 직후 성명에서 “적절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화웨이는 “우리는 캐나다와 미국의 법적 시스템이 정당한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는 자신을 갖고 있다”면서 그동안 모든 법률과 규칙을 준수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멍 부회장은 미국의 대 이란제재를 위반할 목적으로 국제 결제망에 접근할 수 있는 은행들을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1일 캐나다에서 체포돼 보석 여부를 두고 심리를 받아왔다. 

이와 과련, 중국 당국과 화웨이는 멍 부회장의 혐의에 근거가 없다며 그의 체포는 인권침해라고 강력히 반발해왔다. 특히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가진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90일 휴전’과 무역협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날 멍 부회장이 일단 구속을 벗어남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