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개성·도라산역 등 착공식 장소 거론돼

지난달 30일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에서 북한 신의주로 가는 남북철도 현지공동조사단이 열차에 올라 북한으로 향하고 있다.

[공감신문] 서지민 기자=13일 남북이 실무회의를 통해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 개최를 공식적으로 논의한다. 지금까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이뤄진 물밑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구제적인 일정과 장소가 빠른 시간 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실무회의는 남측 김창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사무처장과 북측 황충성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장 등 남북 양측 관계자가 각 4명씩 참석했다.

이날 실무회의에서 논의되는 착공식은 경의선·동해선 철도 및 동해선 도로 착공식이다. 참석자들은 착공식 장소와 일정, 방식, 참석자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임진강역에 개성과 연결되는 철도.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착공식에 대한 개략적인 기본계획을 북한에 전달하고 문서로 의견을 주고받고 있었다. 이에 실무회의에서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판문점과 개성, 도라산역 등이 착공식 장소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착공식을 개최해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과 미국 독자 제재에 따라 북측에서 철도·도로 공사를 시작할 수는 없다. 지난달 25일 우리 정부의 설득으로 대북제재에서 남북 철도공동조사에 한해 예외 인정을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사업을 착수’한다는 의미의 착공식은 남북교류의 한 획을 그을 상징적인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남북 교류의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알리고, 북한이 비핵화를 진전시키도록 할 긍정적 유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운영·상임위원회 합동회의에서 남북관계의 현황에 관해 보고하고 있다.

지난 11일 조명균 통일부장관은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회의 특강에서 “비핵화를 하게 되면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조치”라며 철도·도로 착공식 개최 의의를 평가했다.

또 향후 제재가 해제될 때에 앞서 우리 정부의 남북 경제협력의 의지를 각인시키려는 의도도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향후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남북 간의 의지를 보여주는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 실무회의를 통해 구체적 장소와 일정이 결정된다면,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에서 명시한 ‘연내’ 착공식이 실현될 전망이다.

논의 중인 착공식은 철도와 동해선 도로 사업을 모두 포함한다. 당장 도로 현지조사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착공식을 먼저 연 후에 추후 도로 공동조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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