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죽, 팥 앙금, 열량, 모양, 유래 등 붕어빵과 잉어빵의 모든 것

[공감신문] 고진경 기자=찬바람이 쌩쌩 몰아치는 추운 겨울이라면 두꺼운 패딩 속에 현금 3천 원 정도는 품고 다녀야 한다. 언제 어디서 겨울 군것질거리를 만나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살펴보면 카드만 가지고 다니다가 갑자기 타코야키 트럭을 만나 속으로 눈물을 흘렸다는 경험담이 꽤 많다.

전방으로 퍼져 있는 고소한 냄새를 뒤로 하고 발걸음을 돌리기가 참 쉽지 않지만, 현금이 없으니 별 수 없는 노릇이다.

주로 겨울철에만 판매가 되는 간식으로는 군고구마, 군밤, 계란빵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모두 각각의 매력이 있어 무엇이 최고인지를 가려내기는 쉽지 않지만 겨울철 간식거리의 원조는 누가 뭐라 해도 ‘붕어빵’이다. 

그런데 요새에는 주위에서 붕어빵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이름도 비슷하고 종류도 유사한 잉어빵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게 되면서인 듯하다.

둘이 무슨 차이냐, 이름만 조금 다르지 맛은 똑같다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먹는 것에 일가견이 있는 소위 ‘먹잘알’들에 따르면 붕어빵과 잉어빵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반죽과 팥 앙금, 열량, 모양 등 붕어빵과 잉어빵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자.

붕어빵은 대체로 잉어빵과 달리 몸통이 짧고 지느러미와 꼬리 면적이 넓다. [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붕어빵과 잉어빵의 가장 큰 차이는 ‘반죽’에 있다. 이 차이는 빵을 포장한 봉지에서부터 잘 드러난다.

붕어빵은 밀가루를 주재료로 한 반죽으로 만들어져 담백하다. 기름기가 많이 없기 때문에 포장지에도 기름이 잘 배어나오지 않는다.

반면 잉어빵의 반죽은 밀가루에 찹쌀과 기름 또는 버터를 넣어서 만든다. 이로 인해 붕어빵보다 조금 더 감칠맛이 돌고 촉촉한 맛이 난다. 봉지에도 기름이 많이 묻어난다.

내가 지금 먹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포장지에 기름이 배어나와 있는 정도로 붕어빵과 잉어빵을 구별해낼 수 있겠다.

붕어빵과 잉어빵은 겉모습에서도 약간의 차이가 난다. 빵을 굽는 틀이 다르게 사용되기 때문이다.

붕어빵은 대체로 몸통이 짧고 지느러미와 꼬리 면적이 넓으며 잉어빵은 몸통 면적이 크고 긴 타원형이다. 전체적인 길이는 잉어빵이 조금 더 긴 것이 일반적이다.

반죽의 성분 때문에 붕어빵과 잉어빵에는 팥 앙금이 다르게 들어간다. [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반죽의 성분은 팥 앙금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밀가루만 들어간 붕어빵 반죽은 좀 더 걸쭉하기 때문에 안에 있는 팥 앙금이 잘 비치지 않는다. 겉보기에도 좀 더 단단한 느낌이 나며 붕어의 비늘 문양이 확실하게 두드러진다.

반대로 잉어빵은 반죽이 묽은 만큼 겉껍질이 얇게 구워져 팥 앙금이 비쳐 보인다. 전체적인 단단하기는 붕어빵보다 훨씬 덜 한, 약간 흐물거리는 정도다.

앙금의 양에서도 차이가 나는데, 붕어빵은 몸통에만 팥 앙금이 채워진다. 잉어빵은 머리와 꼬리에까지 팥 앙금이 가득 들어간다.

얼핏 생각하면 팥 앙금이 더 많고 기름진 잉어빵의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을 듯하다. 몸통 가운데에만 팥이 채워져 있는 붕어빵이 재료를 너무 아낀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담백하고 바삭바삭한 붕어빵을 훨씬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붕어빵과 잉어빵을 선택하는 데에서도 ‘진리의 사바사’가 적용되는 셈이다.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선호한다면 붕어빵을, 촉촉하고 고소한 맛을 좋아한다면 잉어빵을 고르는 것이 좋겠다.

바나나크림으로 속을 채우고 초코 반죽으로 겉을 감싼 초코바나나 붕어빵. [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그런데 여기서 드는 한 가지 의문점. 하고많은 생선 중에 왜 하필 붕어의 이름을 빵에 붙이게 된 것일까?

붕어빵이 우리나라에 생긴 시점은 1930년대다. 일본의 ‘다이야키’라는 빵이 우리나라로 흘러 들어오며 붕어빵으로 정착되었다는 것이 유력한 유래다.

일본어로 ‘다이’는 도미, ‘야키’는 구이라는 뜻이다. 다이야키는 도미의 형상을 한 빵으로 붕어빵과 같이 속에 팥 앙금이 들어있다.

지금도 도미는 비싼 생선이지만 당시 일본에는 더욱 비싸고 귀한 존재였다. 평소에 잘 먹지 못하는 귀한 생선과 비슷한 모양의 빵을 구워 먹게 된 것이다. 도미를 마음껏 먹고 싶은 서민의 마음이 담긴 길거리 간식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과 달리 귀한 생선이 아닌 가장 친숙한 붕어의 이름이 붙게 됐다. 모양은 유사하지만 맛은 조금 다른 잉어빵의 경우 붕어와 유사한 생선의 이름을 가져다 붙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으로부터 유래된 붕어빵은 잉어빵 외에도 여러 형태로 변형되고 있다. 슈크림 붕어빵이 그 시초라 할 수 있겠다.

요즘에는 고구마 무스로 속을 채운 고구마 붕어빵, 바나나크림이 들어간 초코바나나 붕어빵 등 그 형태가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심지어 피자 소스와 햄, 옥수수를 집어넣은 피자맛 붕어빵까지 나올 정도다.

안에 달콤한 속을 채우고 겉을 바삭하게 구워낸다는 조리법 때문에 무궁무진하게 응용이 가능하다. 녹차크림을 넣으면 녹차 붕어빵, 초코크림을 넣으면 초코 붕어빵이 되는 식이다.

붕어빵과 잉어빵의 열량은 각각 100~130kcal와 140~180kcal로 낮지 않다. [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그렇다면 붕어빵과 잉어빵의 열량은 어떻게 될까. 붕어빵은 주성분이 밀가루와 당분인 고탄수화물 식품이다.

붕어빵 1개의 열량은 100~130kcal로 생각보다 매우 높다. 붕어빵 3개를 먹으면 공깃밥 한 공기와 맞먹는 열량을 섭취하게 되는 것이다.

잡곡과 같은 곡류보다 정제된 밀가루의 열량이 더욱 축적되기 쉬우므로 다이어트중이라면 반드시 피해야 할 음식이다.

슈크림이 들어간 붕어빵의 열량은 일반 붕어빵과 비슷하지만 지방함량이 높아서 살이 찔 확률이 더 높다.

반죽에 버터와 기름이 들어간 잉어빵의 열량은 이보다 더 높은데, 1개에 무려 140~180kcal나 된다.

겨울철에는 가뜩이나 운동량이 적기 때문에 붕어빵이나 잉어빵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과체중이 되기 쉽다. 보통 3개나 5개씩 묶어서 판매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식후 디저트 또는 길거리 간식으로 붕어빵과 잉어빵을 선택했다면 1~2개 정도로 양을 잘 조절해주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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