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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시사공감] 택시 파업으로 번진 카풀 논란...상생 가능할까택시 업계 20일 총파업 나서...혁신성장 성공하려면 기존 산업과의 갈등 최소화해야

[공감신문] 고진경 기자=20일 오전 서울, 거리에 택시가 사라졌다. 개인택시가 일부 운행되고 있지만 승객을 태우려 줄지어 있던 평소와 비교하면 눈에 띄게 한적한 모습이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 도입에 반대하는 택시 업계는 오늘 20일 하루 동안 총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은 이날 새벽 4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24시간 지속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 전국의 택시 운행률은 전날의 70%에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택시 10대 중 3대가 파업을 위해 운행을 중단한 것이다.

파업에 동참한 카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소속 택시 단체는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의 4개다.

이들은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도로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택시 1만대로 국회의사당 주변을 둘러싸는 포위 집회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집회에 약 10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오후 4시부터 마포대교에서 공덕로터리까지 행진에 나선다.

차량 공유 사업은 택시 업계의 강한 반발로 한국 정착에 애를 먹고 있다.

차량 공유제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세계 최대 차량 공유 업체인 우버는 지난 2013년 한국 진출을 시도했다가 불법 논란을 빚으며 2년 만에 사업에서 손을 뗐다.

이후 한국판 우버를 꿈꾸며 사업에 나선 신생 기업들이 줄줄이 실패를 경험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차량 공유 사업이 유독 한국에서만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1차적인 원인은 법에 있다.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제81조에서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택시와 같은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경우 운전자가 타인에게 돈을 받고 운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카풀은 이 조항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라는 예외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택시 업계의 반발은 차량 공유제의 정착을 어렵게 한 또 다른 원인이다. 그간 택시 업계는 ‘업계 죽이기’라며 차량 공유제 사업에 강하게 반발해온 바 있다.

택시 업계는 한발 더 나아가 운수사업법 제81조의 예외 조항을 시대에 뒤떨어진 조항으로 규정하고 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이 정확하게 명시돼 있지 않는 등 법이 모호하다는 것이 주장의 핵심이다. 이들은 법안이 명확히 규정될 때까지 모든 카풀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택시 업계는 카풀이 매출 감소세를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카풀 논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약 두 달 전이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에 힘입어 지난 10월 16일 카풀 서비스를 위한 크루(운전기사) 모집을 발표했다.

택시 업계는 대규모 집회와 함께 운송 중단 등을 예고하며 즉각 강경대응에 나섰다. 논란이 커지자 여당 내에는 카풀 태스크포스(TF)가 꾸려지고 국회에는 카풀 관련 여객운송법 개정안이 제출됐다.

카카오 측은 카풀로 인한 수익 창출이 택시업계에 위협이 되지 않을 거라는 입장이다. 카풀은 택시가 부족한 출퇴근 시간대에만 운행되므로 기존 시장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택시 업계는 카풀이 매출 감소세를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서울시의 자료에 따르면 관내 택시 기사들의 하루 평균 매출은 16만5000원이다. 이중 80% 가량인 13만4500원을 사납금으로 지출한다.

회사는 사납금의 일부를 다시 기본급으로 기사들에게 지불하고 있지만 사실상 택시 기사들의 수익은 매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여당의 카풀 TF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여당의 카풀 TF는 택시 업계의 생계보장 요청에 250만원 완전월급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택시 업계 지원에 국민들의 세금을 투입하는 것을 두고 반발이 일어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 밖에도 카풀 TF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TF는 지난 18일 국회에서 4개 택시단체 대표들과 만나는 간담회를 추진했다. 그러나 여당의 제안에 반발한 택시단체 대표들이 불참 입장을 표명하면서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TF 내에서도 분분한 의견은 택시 업계와의 합의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일부 위원들은 택시 업계 구조조정과 카풀 도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위원들은 공유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나서고 있다.

정치권의 엇갈린 입장처럼 당분간 명쾌한 해법이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 누구도 규제 철폐를 요구하는 기업과 생존권을 부르짖는 택시업계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절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혁신성장을 제대로 이뤄내기 위해 정부의 진지한 고민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분명한 것은 카풀 논란을 넘어서더라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란 점이다. 카풀 도입이 무산되더라도 차량 공유 서비스는 계속 시도될 것이다. 그때마다 생존권이 걸린 택시 기사들의 반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구글과 애플, 바이수 등 글로벌 ICT 기업들은 차량 공유를 넘어선 다음 세대의 서비스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들은 로봇택시와 자율주행 택시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이에 비춰볼 때 우리나라의 혁신성장의 속도는 매우 뒤떨어진 상태다.

혁신 성장은 기존 업계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 앞서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도 우버와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경제 기업들로 인한 갈등이 촉발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카풀을 시작으로 각 분야에서 약탈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카풀 논란이 기존 사업자와 공유경제 기업 간 갈등의 시작이다. 혁신성장이 가속화할수록 갈등의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번 사태는 혁신성장에 대처하는 정부의 준비가 부족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앞으로의 예고된 갈등을 피하려면 정부는 지금부터 진지한 고민에 나서야 한다.

    고진경 기자 | kjk@go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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