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내에서 어떻게 대화 촉진할지가 한·미 큰 관심사"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공감신문] 김대환 기자=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5일 한국의 중재자 역할을 북한이 거부하는 것과 관련, "누가 뭐라고 해도 (중재자 역할을 위해) 노력해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도훈 본부장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협의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워싱턴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상황을 어떻게 진전시키냐와 이를 위해 우리가 어떻게 노력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저에게 김정은에게 생일 축하 메시지를 대신 전달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한은 "남조선 당국이 설레발을 치고 있다. 북·미 사이에 끼어들지 말라. 한국은 중재자 역할에 미련을 갖지 말라"고 비난했다.

이 본부장의 이날 발언은 북한이 한국의 중재자 역할을 계속해서 비판하고 있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계속해서 그 역할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북한몽에 빠져 있어 대외 상황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있어 외교에 심각한 구멍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본부장은 “대북제재의 틀 내에서도 어떻게 대화를 촉진하느냐가 더욱 한·미의 상호 관심사"라며 "미국은 대화와 제재를 병행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지난 1년 이상 살펴보면 미국 입장도 제재의 굳건한 틀 속에서 대화를 촉진한다는 데 더 방점이 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북한은 유엔 제재를 위반해 해외에서 불법적인 인력 수출을 계속하고 있다며 해외 노동자 송출에 관여한 북한 기업과 중국 내 숙박시설을 제재했다. 비핵화에 대한 협상은 계속하면서 북한에 대한 대북 제재를 계속해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진행된 신년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실질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이나 국제사회도 상응 조치 취해야 한다. 상응 조치 속에는 대북 제재의 완화가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비핵화의 의지가 없는 북한의 상황을 감안할 때 문 대통령의 제재 완화 주장은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미국의 대북 제재가 더욱 심화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본부장은 실무협상 일정의 '데드라인'에 대해 "우리 스스로 설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실무협상이 없고, 북미관계가 정체된 상황이 오래가는 것은 모두에게 좋지 않기에 서로 노력해 북미가 빨리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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