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비하 논란 질문 4차례 이어지자 "더이상 말씀 안 드리겠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공감신문] 김대환 기자=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6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고위직 인사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 나오는 반발에 대해 “검찰의 관행을 고치자는 인사인데 거기에 관해 사표를 쓰는 사람의 언사가 상식 이하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에서 최근 50년 동안 자기 혁신을 한 번도 제대로 하지 않은 분야가 검찰 분야"라며 이같이 말헀다.

이 대표는 “옛날에는 검사실에서 구타까지 했다. 쌍욕은 예사로운 일이고 검찰 수사관들을 시켜 교육시키라고 하는데, 교육시킨다는 게 두들겨 패라는 말이다. 그런 짓을 능사로 했다”며 "그 사람들 개인을 탓하는 게 아니고, 그런 검찰 수사문화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이 이번에 여러 행위를 한 것을 보고 국민들이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에 따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법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이날 발언은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검찰개혁의 방향이 잘못됐다고 생각해 사직을 결정한 김웅 검사의 반발은 상식 이하의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앞서, 김웅 검사는 지난 14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들은 개혁이 아니다.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이자 퇴보다. 이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등 검찰개혁을 서두르는 이유는 자신의 비위사실을 감추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한 언론사에서는 송병기 울산광역시 경제부시장의 수첩에 중앙당과 청와대가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당내 경쟁자였던 더불어민주당 임동호 전 최고위원을 제거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논의가 이뤄진 장소가 이 대표의 모친상 빈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대표가 울산시장 선거 개입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검찰 조사를 받은 임동호 전 최고위원 측에 따르면 이 대표의 모친상 빈소의 참석자로는 송철호 시장과 김두관 국회의원 등 여권 관계자 10여 명의 이름이 적혀있었다고 전했다.

바른미래당 임재훈 국회의원과 장애인단체 관계자들이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장애인 관련 발언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임재훈 국회의원과 장애인단체 관계자들이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장애인 관련 발언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이 대표는 장애인 비하 논란과 관련된 질문이 4차례 이어지자 “더이상 말씀을 안 드리겠다”며 불편한 심기도 드러냈다.

그는 장애인 비하와 관련한 첫 질문에는 "어느 쪽을 낮게 보고 한 말은 아니다. 그런 분석이 있다는 이야기를 제가 전해 들어서 한 말이다. 결과적으로 여러 가지 조금 상처를 줬다고 하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사과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인권 의식 교육 등을 통해 당 조직 전반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지 않으냐'는 물음에는 "장애인 문제는 거듭 사과를 드렸다. 의도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불식간에 한 것이기에 더 말씀드릴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장애인 비하 발언이 여러 번 있었는데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는 "지난번에도 무의식적으로 했다고 말씀을 드렸다. 이번에도 의도를 가지고 한 말은 아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표는 ‘베트남 이주여성, 경력단절 여성 등을 두고 그간 수차례 인권 감수성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 나오자 "더 이상 말씀을 안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계속되는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무의식적으로 했다고 변명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은 여당의 대표로서 바람직하지 않다’, ‘한번은 실수지만 두 번은 습관이다’, ‘계속해서 장애인을 비하하는 말을 하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장애인을 낮춰보는 것 아니냐’ 등 지적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저도 장애를 가진 사람으로서 울화통이 치민다”며 “한국 정치사에서 경거망동의 대가로 기억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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