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갑질 만연…인천도시공사, 민간사업자 사업권 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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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갑질 만연…인천도시공사, 민간사업자 사업권 노렸나
  • 박진종 기자
  • 승인 2020.01.1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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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도시공사 갑질의 목적은 ‘레지던스호텔’ 사업권?

최근 여러 매스컴을 통해 공공기관의 불공정행위가 보도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용역 발주 후 사업계획 변경 등 자신의 귀책사유로 용역을 정지시키고도 계약상대자가 청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연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서부발전 등 공공기관은 공사나 용역을 발주하면서 입찰 예정가격을 원가보다 최대 5.5% 낮춰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도록 한 사실도 확인되기도 했다

이처럼 일부 공공기관이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공기업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약자에게 떠넘기는 갑질이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인천도시공사가 민간사업자의 사업권을 뺏으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인천도시공사가 민간사업자의 사업권을 뺏으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에는 인천도시공사가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해 이행하기 어려운 계약 내용을 앞세워 민간사업자의 사업권을 뺏으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한복판에 들어서 있는 호텔인 송도 센트럴 파크 호텔은 한쪽은 관광호텔, 다른 한쪽은 레지던스호텔이다. 

현재 센트럴파크 관광호텔은 정상적으로 영업 중이지만 레지던스호텔은 공사가 마무리되지도 않았고, 오래 전 공사가 중단돼 텅 비어있는 상황이다.  

송도 센트럴 파크 호텔의 사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관계자에 따르면 인천도시공사는 지난 2008년 11월 약 480억원이라는 비용으로 인천지하철 1호선 센트럴파크역 인근인 E-4호텔 부지와 건물을 매입했다. 관광호텔과 레지던스호텔로 각각 구성된 E-4호텔은 한 필지에 지어져 사실상 같은 건물로 볼 수 있다. 

인천도시공사가 부지와 건물을 매입한 이후 재정 상황이 악화되던 인천도시공사는 E-4호텔을 포기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는데 매각이 쉽지는 않았다. 공정 초기 사업성에 의문점이 들면서 매입 의사를 내비친 곳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인천도시공사는 2012년 12월 민간사업자 제안공모방식으로 E-4호텔을 살리기로 했고, 2013년 3월 ㈜미래금과 ‘관광호텔 임대(전대) 및 우선매수권에 대한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인천도시공사는 2013년 3월 ㈜미래금과 ‘관광호텔 임대(전대) 및 우선매수권에 대한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인천도시공사는 2013년 3월 ㈜미래금과 ‘관광호텔 임대(전대) 및 우선매수권에 대한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미래금이 2014년 9월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 전에 E-4호텔을 준공하면, 최장 10년간 관광호텔을 임·전대한 후 우선매수권을 갖고 레지던스호텔은 178억4200만원에 매입할 수 있다는 협약을 맺게 됐다. 

이후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되는 듯 했으나 이때부터 인천도시공사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인다. 

㈜미래금은 인천도시공사 요청에 따라 레지던스호텔의 2개 층을 줄이고, 관광호텔 1개 층을 증축했다. 레지던스호텔은 ㈜미래금이 매입하기 위해 계약금까지 낸 호텔이지만 ㈜미래금은 2개 층을 포기하면서 인천도시공사의 관광호텔 요청을 들어줬다. 증축된 관광호텔은 2014년 6월 30일, 레지던스호텔보다 먼저 준공됐다.

이런 사정으로 당시 유동수 상임감사(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 인천도시공사 측에서는 ㈜미래금에 공사비 약 46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문제는 2014년 인천도시공사에 신임 사장이 취임하면서 시작된다. 신임 사장은 당시 인천시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로 인천도시공사는 신임 사장 취임 이후인 2014년 7월 18일 ㈜미래금에 ‘관광호텔 증축비용 지급 불가’ 방침을 전한다. 

이 방침을 공식화하기 위해 인천도시공사는 2014년 11월 6일 ‘관광호텔의 면적 증가는 오로지 ㈜미래금 등의 책임이므로 추가 공사비를 청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합의 및 확약서까지 ㈜미래금에 보냈다.

당시 ㈜미래금은 재정 문제로 관광호텔 공사 하도급업체에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고, 인천도시공사로부터는 ‘관광호텔 책임전대차 확약 담보금’ 50억원 납부 독촉을 받는 중으로 인천도시공사의 공사비를 떠안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인천도시공사는 도리어 ㈜미래금을 압박했다. 2014년 11월 ㈜미래금 대표에게 관광호텔 책임전대차 확약 담보금 해결을 위해 설정한 호텔 근저당권을 실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

인천도시공사는 건축주 명의변경 절차 이행청구 소송을 통해 ㈜미래금이 건축주 명의를 잃게 만들었다. 
인천도시공사는 건축주 명의변경 절차 이행청구 소송을 통해 ㈜미래금이 건축주 명의를 잃게 만들었다. 

인천도시공사는 근저당권 실행을 빌미로 E-4호텔 개발사업 종결합의 및 확약서 서명을 요구했다. ㈜미래금이 합의 및 확약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근저당권을 실행하겠다고 통보했다.

이 합의 및 확약서는 ㈜미래금 측에 매우 불리한 계약서였지만 인천도시공사가 근저당권을 실행할 경우 부도가 불가피한만큼 ㈜미래금은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 

㈜미래금의 서명 후폭풍은 매우 컸다. 인천도시공사는 건축주 명의변경 절차 이행청구 소송을 통해 ㈜미래금이 건축주 명의를 잃게 만들었다. 

㈜미래금 측은 당초 레지던스호텔 매매계약서에 이행하기 어려운 특약사항이 존재했다는 입장이다. 

㈜미래금이 레지던스호텔을 신탁개발해 개발이익금을 인천도시공사에 적립하고, 이를 관광호텔 우선매수권 금액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특약사항에 포함됐던 것.

㈜미래금 측은 “E-4호텔은 관광호텔과 레지던스호텔로 구성돼 있고, 두 호텔은 하나의 토지다. 토지주와 건축주가 인천도시공사로 돼 있어 신탁이 불가능했다.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여러 신탁사에 문의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신탁을 위해 인천도시공사에 잔금을 내겠다고 했지만 인천도시공사는 소유권을 넘겨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후 신탁개발 가능성에 대해 문의했지만 아무런 방안도 제시하지 않았다. 계약이 해지되고 나니 그제야 공동건축주 등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갑질은 인천도시공사의 목적이 ‘레지던스호텔’ 사업권이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인천도시공사 내부제보자인 A씨는 2015년 인천도시공사의 사장이 ㈜미래금을 불리하게 만들 목적의 자료를 인천시 감사관실에 넘겨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인천도시공사는 인천시 감사를 빌미로 소송을 걸어 ㈜미래금으로부터 건축주 명의를 받았다. 또 A씨는 2014년 지방선거가 끝난 시점에서 당시 인천시장 측근이 인천도시공사 사장에 앉았는데, 레지던스호텔 사업권을 탐냈다고 주장했다.

㈜미래금 측은 인천도시공사의 갑질에 대해 억울함을 금치 못하며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 등 특별수사라도 좋으니 진실이 꼭 밝혀지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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