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간 산업 역전 이해하면서 근원적 경제구조 변화 기대해야

조창완 중국전문 컨설턴트

[조창완 중국전문 컨설턴트] 금년 4월까지 대중국 수출증가율이 -16.4%를 기록했다. 2015년 전체 중국 수출 증가율이 –5.6%를 기록했다는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더 큰 폭탄이 현실이 된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무슨 자신감일까. 자신감이 아니다. 그냥 막연히 이 상황을 감지 못하고 있는 것 뿐이다. 이미 이 나라 경제는 좌표를 잃은 지 오래였다. 한중FTA가 되면 대중국 수출이 마이너스가 아니라 급증할 것처럼 말했던 이들은 어디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는 사이 대중국 수출은 앞에서처럼 급감했다. 정부는 그래도 무역수지 흑자라는 점을 열심히 선전하고 위로한다. 마천루 빌딩을 가진 이들이 차츰 작은 건물로 옮기다가 지금은 어느 골목에 작은 빌딩이 운영하는데, 그래도 수입보다 지출이 적다며 만족하는 셈이다.

이렇게 진행되는 한국호는 이제 희망이 없다. 그런 한국호에 나는 새로운 단어를 하나 던지고 싶다. 바로 ‘한중 산업 골든크로스’다.

골든크로스는 주식시장에 많이 쓰이는 말이다. 지난 대선에는 박근혜,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역전되는 순간을 놓고 이런 용어를 썼다. 정치 여론조사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에서도 쓰이는 말이다. 판세가 역전되는 중요한 시점을 말한다. 나는 이제 한중 산업간에 골든크로스가 멀지 않았고, 우리나라가 전략적으로 이 상황을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올해면 한중수교 24년에 한국은 중국의 인건비를 노린 시장에 치중했다. 그런데 인건비의 판도가 이제 달라졌다. 최근 언론에서 과장으로 보도하듯 이제 중국 인건비는 이제 한국의 60%에 근접했다. 2014년 12월에 베이징 현대자동차에 방문했을 때 그것 노동자들의 임금이 150만원이 넘는다는 말을 듣고 놀랐는데, 임금 상승률을 봤을 때 올해는 200만원 정도일 것이다.

중국 북경현대자동차 2공장. 이 곳에선 YF소나타, LF소나타, 투산 등을 생산한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만이 아니라다. 선전이나 광저우는 이보다 높다. 어느 부분에서는 한중 노동비에서 골든 크로스는 넘은 곳도 있고, 머잖아 넘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더욱이 중국은 지금 수준에서 매년 노동비를 15%를 올려줘야 한다. 그리고 중국 사람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도는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통관 문제가 해결된다면 중국에 공장을 지을 경영자는 얼마나 될까?

침체에 빠진 한국 기업이나 제조업이 이런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해한다면 한중간의 경제 구조는 근원적인 변화를 만날 수 있다. 지금 중국으로 인해 곤란을 겪는 조선이나 자동차, 전자 등이 열세인데, 이런 분야도 이 한중 산업 골든크로스라는 환경을 기초로 해서 미래를 설계해가야 한다는 뜻이다.

산업의 구조나 기술에 본다면 한국은 중국과 일본에 끼어 있는 상태다. 하지만 한국이 일본과 경쟁할 수 있는 것은 한국 특유의 순발력과 지혜 때문이다. 노동비용 문제 차이가 없다면 중국과 경쟁 못할 이유가 없다. 가령 조선산업만 하더라도 양으로 중국을 대적하려는 자세를 버리고, 이번 기회에 구조를 바꾼다면 오히려 수명을 늘리는 기회가 될 것이다. 거기에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바로 옆에 위치하게 된다. 이에 대한 대비를 하면 우리 미래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런 변화는 큰 회사보다 오히려 작은 기업들에게 더 좋다. 최근 필자에게 한국에 투자할 아이템이나 수입할 아이템을 찾는 중국 기업이 아주 많다. 한국산이기 때문에 베트남이나 다른 제품이 갖는 것보다 좋은 이미지도 있고, 안전하다는 이미지도 있다. 중국 기업들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 것이다. 내가 아는 분이 최근 담양한과를 중국 알리바바 계열에서 파는 계약을 했는데, 이런 계약은 무한하다.

이런 사실을 나라가 이해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다. 실제로 나라가 이해하고 준비하는 것과 민간이 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물론 한중FTA에 대한 홍보도 이런 것을 실현하는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해의 출발점부터가 다르다. 우리 자체적으로 이런 변화에 대한 전략을 기획하고, 실천방향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시대는 대기업 중심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협동조합이나 작은 공동체 등이 중심일 것이다.

그런데 이 준비도 한국보다 중국이 더 잘하는 것 같아 한편으로 걱정부터 된다. 올초 취재 겸해서 칭다오나 옌타이를 간적이 있다. 중국 산동성 도시들은 이 상황을 인식하고 한국 전용 마케팅 플랫홈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내가 방문했던 칭다오시 산하 즈모시는 3,000억원을 투자해 동대문 같은 국제 마케팅 공간을 만들었다. 한국 등에서 들어온 물건을 여기에서 중국 전역에 온오프로 팔겠다는 것이다. 여기로 가면 중국이 대형 쇼핑몰인 타오바오나 징동 같은 곳에 갈 수 있다는 데 관심을 안 가질 한국 제품이 없을 것이다. 옌타이시에 한 기업도 2조원을 들여 무역은 물론이고 바이오, 웰빙, 의료관광까지 하겠다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반면에 한국은 이런 상황에 대한 이해가 전무하다. 우리 정부는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을 만드는 데 이런 것과 매칭이 안된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창조경제혁신센터도 중요한 한 축이 될 수 있다. 우선은 사람들이 필자가 말한 ‘한중 산업 골든크로스’에 대한 관심을 갖고, 그것을 배경으로 전략을 짜면 창조경제혁신센터 같은 기존 시스템도 잘 쓰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처럼 모래알처럼 흩어져 혼선을 겼다가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단 지금까지는 철저한 실패다. 최근 인기를 끈 ‘태양의 후예’는 중국에서도 대박이 났다. 중국에서 매출액을 포함한 그 가치가 1조원이 넘는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중국판 ‘아빠 어디가’의 시즌 3의 광고 매출만 3.800억원이니 ‘태양의 후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 수익을 어디가 가져갈까?

태양의 후예 투자자는 알려졌듯이 중국 화처미디어다. 이곳이 제작비에 530억원을 투자했다. 결과적으로 중국이 결과물의 대부분 가져간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연기자의 출연료나 마케팅 참가비, 광고 수익 등이 있을 텐데 이게 얼마나 될까. 수백억원 수준일 것이다. 작가, 연출, 연기자까지 우리나라가 참여하고 이런 결과를 낸다는 게 뭔가 문제가 많다.

나라는 이런 것을 걱정해야 한다. 이런 일들이 진행될 때, 중요한 포인트들이 있다. 한중 합작 문화상품이 만들어질 때, 실패와 성공을 공유할 수 있게 우리 정부가 장치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정말 이런 전문가들이 현장에 있어야 한다. 하지만 내가 아는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도 결국 몇년전 부서를 나와 대학으로 가버렸다. 싶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다른데 있는 게 아니다.

 

조창완
▲차이나 리뷰 편집장 ▲중국 전문 컨설턴트(투자유치, 방송, 관광객 유치 등)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changwancho ▲저작: 달콤한 중국, 죽기전에 꼭 가봐야할 중국여행지 50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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