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은 경기 실패의 책임을 지고, 선수들을 감싸 안아야

[공감신문=송영호 프리랜서] 대학시절 동아리 활동으로 시작한 미식축구는 내 인생에서 중요하게 작용했다. 지금도 오랫동안 공을 던진 오른쪽 어깨가 가끔 말썽을 부린다. (나이탓인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가 미식축구지만 나도 어쩔 수 없는 대한민국 국민인지라 국가대표 축구경기에 열광하곤 한다. 특히 한일전에선 그 누구보다도 열성적으로 응원하곤 한다.

송영호 감독

요즘 한참 세계 각 지역에서는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이 열리고 있다. 강팀이라고 생각했던 팀이 예상치 못하게 덜미를 잡히는 경우가 예전에 비해 훨씬 빈번하게 일어난다.

가까운 메이저 대회였던 유로 2016에서도 언더독이었던 포루투갈이 우승했다. 축구 변방이었던 웨일스와 아이슬란드가 돌풍을 일으켜 팬들을 놀라게 했다. 남미에서도 전통 축구 강국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도 예상치 못한 나라에 덜미를 잡히며 휘청거리고 있다. 세계 축구 수준이 많이 평준화 된 것이다.

아시아도 예외가 아니어서 우리나라도 최종예선전에서 예상외로 3위(10월 12일 현재)로 처져 많은 축구팬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예전 우리나라는 본선진출에 아무 걱정과 무리가 없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요즘 보면 반드시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스포츠의 묘미가 그런 것이다. 예상했던 팀이 다 이기면 무슨 재미가 있나? 예상치 못한 팀들이 선전을 해야 약팀도 희망을 갖고 더 열심히 하게 되고 강팀이라 했던 팀도 자만하지 않고 더 좋은 경기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 /연합뉴스

여기서 감독의 역량이 중요하다. 이미 우리는 2002년 히딩크 매직을 통해 이를 경험했다. 적절한 동기부여와 능력에 따른 선수배치로 세계를 놀라게 한 히딩크리더쉽은 이미 훌륭한 경영교재가 됐다. 선수들의 실력이 엇비슷할때는 경기를 꿰는 감독의 역할이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내가 순수 아마추어 팀의 감독을 맡아 지도를 해 보니 더욱 더 그렇다. 어떤 전술로 지도하고 작전을 펼치고 선수들이 지칠 무렵 교체선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날 경기의 결과가 달라진다. 평범한 선수들을 가다듬어 하나의 팀으로 만들고, 강팀으로 조련해 나가며 우승후보를 꺾었을 때의 기쁨은 어느 누구도 모를 것이다.

 

이란 원정이 끝난후 국가대표 감독인 울리 슈틸리케가 한 말이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좋은 스트라이커가 없다... 신체조건이 약해 유소년 축구교육에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등등이다.

이는 참으로 비겁한 변명이다.

그날 경기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감독의 몫이다. 결과가 좋을 때는 선수들이 잘했기 때문이라고 사기를 올려줘야 하지만, 결과가 나빴을 경우에는 이는 전적으로 감독이라고 책임을 져야 한다.

A매치를 위하여 FIFA에서는 A매치 기간을 두고 있다. 그 기간 그 나라 국적을 가진 모든 축구 자원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미 정해진 자원을 가지고 최선의 구성을 하고 전략을 짜는 것은 감독의 몫이다. 이를 선수 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

우리나라도 손흥민, 기성용, 이청용, 구자철등 세계최고의 축구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수두룩하고 아시아 최고 수준급의 K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자원을 바탕으로 전략, 전술을 준비했어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이 받는다는 연봉 30억원은 역대 최고다. 이런 연봉을 받는 사람이 선수탓을 하고 있으면 안 되는 것이다.

스포츠에서 감독은 왕이다. 어떤 선수를 뽑는 것도 자신의 선택이고 어떤 선수를 경기에 투입하는 것도 역시 자신의 선택이다. 그리고 권한에는 책임이라는 단어가 반드시 따라간다.

영광은 선수들과 나누지만, 실패는 감독이 책임지고 더 상심했을 선수들을 감싸 안아야 한다. 그것이 리더가 반드시 가져야 하는 덕목이다.

 

아직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은 반도 안 지났다.

우리 선수들은 어떤 위기가 닥치더라도 8회 연속으로 월드컵 본선진출을 이뤄내리라 믿는다.

아재가 된 제자들
용인외고 화랑팀과 함께....
나의 보람
송영호씨 프로필
▲광고대행사 오리콤 카피라이터·AE ▲스포츠 마케팅회사 대표 (골프 및 이벤트) ▲미식축구 심판협회장·해설위원·감독 ▲국가대표 플래그풋볼 팀 감독 ▲현재: 운수업·용인외고 플래그풋볼 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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