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유산되고 힘들어해도 돈 따오라고 해”

이국종 교수
이국종 교수

[공감신문] 김대환 기자=아주대병원과 갈등 끝에 경기 남부권역 외상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난 이국종 교수는 5일 "병원으로부터 돈(예산)을 따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게 너무 힘들었고 이젠 지쳤다"며 사임원 제출 이유를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외상센터 회의실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 “뭐만 하면 돈을 따오라고 했다. 간호사가 유산되고 힘들어해도 돈을 따오라고 했는데 이제 더는 못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지난달 29일 외상센터장 사임원을 냈고, 병원은 전날 이를 받아들였다.

그는 이날 취재진과 대화 내내 "말을 해도 속이 하나도 시원하지 않다", "이번 생은 망한 것 같고 한국에선 안 된다" 등의 극단적 표현을 사용하며 허탈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병원장과의 갈등에 대해 "병원장이라는 자리에 가면 네로 황제가 되는 것처럼 '까라면 까'라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상센터에 병상을 배정하지 말라는 내용이 적힌 병상 배정표가 언론에 보도된 것과 관련 “부원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원무팀에서 자체적으로 했다고 하는데 위에서 시키지 않았는데 원무팀에서 왜 배정표를 함부로 붙이겠나"고 비판했다.

그는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병원은 저만 없으면 잘 될 것이라는 입장인 것 같은데 나도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고 싶은건지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한편, 경기도는 이날 아주대병원에 제기된 중중외상환자 진료방해, 진료 거부, 진료기록부 조작 등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의료법 제61조에 따라 관계 공무원을 통해 의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것이다. 도는 조사 후 결과에 따라 필요한 법적 조치나 대책을 결정할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도민 생명 보호를 위한 것으로 최근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인지 철저히 조사해 위반사항이 확인되면 시정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