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목적으로 귀농을 할 경우 보다 적극적이고 활동적…마을발전에 기여

[공감신문=박범준 칼럼니스트] 효율적인 귀농 귀촌 정책이란 귀농 귀촌인이 정착하고자 하는 마을이나 지역의 발전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귀농 귀촌인 스스로도 안정적이고 만족할 만한 제 2의 삶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우리 옛말에 중매를 잘하면 옷이 세벌이요 잘못하면 뺨이 석대라고 한다. 귀농 귀촌의 경우도 중매를 하는 것과 같이 농촌 마을과 귀농인이 잘 만나면 농촌 주민의 소득 증대와 마을 발전에 크나큰 기여를 하게 되고, 만약 농촌 마을과 귀농 귀촌인의 궁합이 틀어지면 공동체 문화가 훼손되고 심한 갈등과 분열이 발생하게 된다.

 

귀농 귀촌상담센터

귀농 귀촌하려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편리하게 상담을 받고 싶고, 따라서 접근성이 용이한 도시지역에 귀농 귀촌상담센터가 운영되기를 바란다.

귀농 귀촌상담센터의 설치는 자매결연이 되어있는 수도권 지역의 구청의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과 재경 OO향우회와 협력하여 설치하는 방안 등을 모색할 수 있다.

귀농 귀촌 상담센터의 운영은 ‘재경OO향우회’에 위탁하는 방안과 OO시/군에서 직원을 파견하던가 직원을 별도로 채용하는 방안이 있다. 향우회에 운영을 위탁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은 고향에 대하여 애향심이 남다르고, 자신의 고향으로 귀농 귀촌하려는 사람에게 조금은 더 친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귀농 귀촌상담센터에는 해당시군의 귀농 귀촌과 관련한 정책 제도를 일목요연하게 소개하는 자료를 비치하고 제공한다.

귀농 귀촌을 위한 상담은 표준 서식을 통해 이루어진다. 귀농인지? 귀촌인지? 구분하고, 농촌으로 이사가려는 목적을 명확히 한다. 농촌으로 이사간 이후 경제활동 및 사회활동에 대한 계획을 파악하고, 개인이 이사를 갈 것인지? 아니면 가족 전부가 이사를 갈려고 하는 지를 파악한다. 귀농 귀촌하려는 사람의 주요 경력사항과 특장점을 파악한다. 그리고 귀농 귀촌과 관련하여 행정에서 지원해 주기를 바라는 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한다. 귀농 귀촌관련 1차 상담지가 작성되면, ‘OO시/군귀농 귀촌종합지원센터’로 보낸다.

도시민이 많이 참여하는 OO시/군의 축제나 행사에 ‘현장이동 귀촌 귀농상담센터’를 운영하여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예를들어 강원도 화천군의 산천어축제, 강원도 인제군의 빙어축제 등등 수많은 도시민이 참가하는 현장축제에 ‘이동 귀농귀촌 상담센터’를 운영하면 상당한 성과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 8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창농귀농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창농귀농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귀농 귀촌종합지원센터

‘귀농 귀촌종합지원센터’에서는 ‘귀농 귀촌상담센터]’서 취합된 1차 상담지를 분석하여 귀농 귀촌하려는 목적에 따라 분류한다. 경제적인 목적으로 귀농하려는 도시민에 대해서는 희망하는 작목, 생산이후 판매계획, 개인의 특장점 등을 파악하여 관련된 작목반(영농조합법인) 지도자와 연결해 주던가, 마을 이장과 연결해 주면 된다.

은퇴후의 여유로운 삶을 위하여 귀촌하려는 도시민에 대해서는 개인의 경력사항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하여 기여할 수 있는 부문들을 파악하고, 이런 목적의 도시민이 다수일 경우, 은퇴자 마을(전원마을) 조성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지역경제위원회, 교육위원회, 컨설턴트로 위촉하여 시/군은 전문가를 활용하고, 귀촌한 도시민들은 은퇴이후 지역 발전을 위하여 보람의 기회를 제공받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귀농귀촌 종합지원센터’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은 귀농귀촌하려는 도시민들이 잘 정착하여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충실한 안내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귀농귀촌 상담이후 정착까지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지역주민과 원만한 관계를 수립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제공하며, 최종적으로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리잡기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하는 것이다.

 

일본의 구마모토현의 현장 호소카와(이후 일본 총리 역임)는 동경도에 ‘구마모토현 귀농 ․ 귀촌 상담센터’를 설치 운영하면서, 귀농 귀촌을 희망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상담하였고, 그중 350여명이상의 전문인력을 영입하는데 성공하였다.

구마모토현에 귀농귀촌한 전문인력들은 개개인의 자질과 능력에 따라 구마모토현의 경제자문위원, 교육자문위원, 문화자문위원 등에 위촉하여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고 스스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영농에 종사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마을과 연계시켜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품목의 선택, 영농기술의 습득 및 생산된 농산물의 가공 판매 계획을 수립하도록 지원하였다.

 

주민 주도의 귀농 귀촌 전략

도시민의 귀농 귀촌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볼 사람도, 가장 큰 피해를 받을 사람도 마을주민들이다.

흔히 “좋은 며느리가 들어오면 집안이 흥하고, 나쁜 며느리가 들어오면 집안이 망한다”고 한다.

도시에서 살다가 농촌마을로 귀농 귀촌하는 사람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좋은 사람이 마을로 들어오면 마을 발전에 보탬이 되고, 자기 밖에 모르고 이기적인 사람이 들어오게되면 마을에 불화와 갈등이 생기게 된다.

마을사람들 누구나가 모두 떠나가는 농촌마을로 도시민이 들어온다고 하면, 사람이 귀해서 그런가 우선은 좋게 생각한다. 농촌에 일손도 부족하고, 젊은 사람 구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귀해서 그런가 경계를 하면서도 대부분 좋게 여긴다. 그리고 ‘우물안 개구리 신세’인 마을주민보다 아는 것도 많고, 말도 잘하고 도시에서의 다양한 경험으로 해서 우리 농촌마을도 많이 발전할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 속담에 “천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듯이 귀농인이 마을에 들어오기 까지 보여준 모습과 귀농한 이후 보여주는 모습이 전혀 딴 판인경우가 왕왕있다.

귀농인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집을 장만해야 하고, 농지를 확보해야 하며, 부족한 영농기술에 대한 도움을 받아야 하며, 행정, 농협, 농업기술센터 등등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래서 처음에는 마을주민들의 인심을 얻기 위해 잘하다가 정착이 되고나면 대단히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귀농귀촌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서, 언론과 매스컴은 겅공하는 귀농인들을 집중 부각하고 있지만, 농촌현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성공하는 귀농인 봐 실패하는 귀농인이 훨씬 많다. 위욕적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던 귀농인들이 채 3년을 버티지 못하고 다시 도시로 떠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지금까지 귀농 귀촌정책은 도시민을 위주로 하여 진행되어 왔고, 마을주민들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매우 미미하였다. 귀농인으로 인하여 가장 큰 영향을 받는데도 말이다.

‘좋은 며느리’를 고르듯이, 마을주민들이 좋은 귀농인을 선택할 방안은 과연 없는 것일까? 앞서 도시민들이 제2의 인생으로 귀농을 선택할 때,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크다. 은퇴후의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려는 사람에 비하여 경제적인 목적으로 귀농을 할 경우 보다 적극적이고 활동적이기 때문에 마을 발전에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좋은 귀농인’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귀농을 하려는 도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도시민의 입장에서 귀농하려는 농촌마을을 선택하라고 하면, 경제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할 가능성이 높고, 마을 주민 상호간에 협력이 잘되는 마을을 선호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좋은 귀농인’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바라기 보다’는 마을주민들 스스로가 마을발전에 대한 목표를 정하고, 협력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여타의 마을과 비교하여, 귀농인이 성공하기 쉽고,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면, ‘좋은 귀농인’을 선택하기가 쉬워진다.

‘강원도 정선군 남면 개미들마을’의 사례

정선군 남면의 개미들마을은 전형적인 오지마을로 농경지가 가구당 0.5ha 미만으로 매우 가난한 마을이었다.

수년전 이 마을 출신으로 서울에서 교사생활을 하던 최법순씨가 귀촌하면서 마을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부모님의 건강이 너무도 안좋아서 치료차 고향으로 돌아온 최법순씨는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서, 농촌마을이 지니고 있는 교육적 가치에 대해서 눈을 뜨게 되었다.

경제기반이 너무도 열악한 개미들마을이 잘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교사로서의 경험을 살려 농촌마을의 교육적 가치를 개미들마을에 적용한다.

가까운 도시가 없는 관계로 체류형 농촌체험마을을 구상하게 되고, 수학여행단을 겨냥해 7개의 교육테마존을 만든다.

교육테마존 별로 자체의 체험교사를 양성하고, 수익사업의 책임주체로서 ‘개미들영농조합법인’을 만든다. ‘개미들마을영농조합법인’을 만들때, 주민들 다수가 눈치를 보며 주저주저하였으나, 지금은 56가구 모두가 참여하고 있다.

정선개미들마을에는 년간 3만여명의 수학여행단이 찾아오고 있고, 농촌체험을 통해 얻는 수익이 대략 10억원을 넘고 있다.

추석과 설 명절에 정선개미들마을을 찾는 출향민들은 정선개미들마을이 날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최법순 대표에게 귀농 귀촌의사를 전달하게 된다. 최법순 대표는 마을운영위원회를 통해 ‘귀농귀촌하려는 출향민’의 문제에 대해서 의논을 하고, 다음과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다.

첫째, “귀농귀촌하려는 사람이 마을발전에 기여할 사람인가? 귀농하게 되면 어떠한 역할을 맡으면 좋겠는가?”를 확인한다.

둘째, 귀농귀촌하려거든 집을 장만해야 하고, 땅을 사야하는데, 마을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서 땅과 집을 알선한다. 만약 마을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판단되면,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땅과 집을 팔지 말자.

셋째, 마을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면, 개미들마을영농조합법인에서 일정금액이상의 정착지원금을 제공한다.

마을주민 주도하에 ‘귀농귀촌인에 대한 마을단위의 자치 조례’를 만들어 시행한 결과 출향민 중에 성공적으로 귀농귀촌하는 가구가 점차로 늘어나게 되었고, 마을발전에 커다란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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