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11일째, 트럼프-민주당 ‘평행선’...민주당, 3일 국경장벽 ‘제외’ 예산안 표결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셧다운 사태를 끝내기 위해 여야 원내지도부를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2일 백악관 집무동에서 브리핑 형태의 회동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공감신문] 서지민 기자=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가 1일(현지시간)로 11일째를 맞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하원 원내지도부를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한 의회 소식통을 인용해 상·하원 원내지도부에 백악관 초청장이 전달된 상태고, 브리핑 형태의 회동으로 백악관 집무동(웨스트윙)에서 2일 열릴 것으로 보았다. 다만 여야 상·하원 원내대표들이 초청에 응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은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갈등 중이다.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건설 예산 50억달러를 반영한 긴급 지출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지만, 상원에서 민주당의 반대에 부딪혀 표결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이에 시한 내 예산안 처리가 무산되면서 미국 연방정부는 22일 0시를 기해 셧다운 사태에 돌입했다. 셧다운은 시한 내에 예산안 처리가 무산됐을 경우 미 연방정부의 일시적인 업무 중지를 뜻하는 용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3월 13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설치된 멕시코 국경 장벽 시제품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에 돌입한 후에도 꾸준히 국경장벽 건설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본인의 트위터에 “마약, 갱단, 인신매매 등 범죄 요소가 우리 나라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장벽”이라고 한 데에 이어, 29일에는 “국경지역에서 발생한 아이들의 죽음은 민주당과 그들의 동정적인 이민자 정책 때문이다. 장벽을 만들면 그들은 아예 (불법입국을) 시도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남겼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장벽을 설치해야 한다는 자신의 의견을 전혀 굽히지 않고 있지만, 사정은 그리 좋지 않다. 셧다운을 시작한 이래로 지지율이 꾸준히 떨어지면서, 지난 해 말에는 취임 이후 최저치인 39%를 기록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여야 원내지도부를 백악관에 초청한 것은 협상을 통해 셧다운을 끝내고자 하는 의도로 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하원 의회 지도자들을 국경 보안에 대한 백악관 브리핑에 초청하면서 셧다운 사태를 끝내기 위해 협상을 하길 원한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오는 3일 하원의장에 공식적으로 선출될 예정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본인의 트위터에 “낸시 펠로시는 국경 보안과 장벽 문제, 그리고 셧다운의 한가운데서 하원의장 임기를 시작하고 싶어하지는 않았다”며 “합의를 해볼까”라고 말했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원은 오는 3일 공식적으로 하원의장에 선출될 예정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는 백악관 회동에도 초청을 받은 상태다.

하지만 민주당 내 여론은 멕시코 장벽 건설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민주당은 하원이 시작하는 3일 멕시코 장벽건설 예산을 통째로 들어낸 민주당 표 예산안을 상정·표결에 부친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에서는 이 예산안이 큰 어려움 없이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굽히지 않는 이상 상원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

공화당과 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모두 초청된 백악관 회동에서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민주당이 초청에 응하지 않거나, 회동에서 백악관과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셧다운 장기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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