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HOME 입법공감
"안전사고 방지하려면 실효성 있는 정책 시행돼야"정진우 교수 "안전교육 제대로 이루어 졌다면, 스타케미탈 사고 막을 수 있었을 것"

[공감신문 박진종 기자] 최근 발생한 구미 스타케미칼 사고 근로자들은 화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적은 인원 때문에 안전관리자 없이 작업 했다고 한다. 산업안전보건법에는 50인 이상 사업장에만 안전관리자 선임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인원이 많든, 적든 생명을 담보로 한다는 점이 같은데, 이런 규정이 아쉬울 따름이다. 또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고가 올해만 3번 일어났다. 사람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설치된 스크린도어지만 매번 인명사고가 발생한다. 이와 같은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개선사항과 그 대책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정진우 교수를 만나고 왔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정진우 교수

 

▶스타케미칼 사고 근로자들이 적은 인원을 이유로 안전근로자 없이 작업하다 사고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은 상시근로자 수 기준으로 50인 이상 사업장에만 안전관리자 또는 보건관리자를 선임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러면 50인이 되지 않는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에는 안전관리를 하지 않느냐는 의문을 가질 수가 있는데, 안전관리자 선임의무가 없다 하더라도 안전관리에 대한 의무는 여전히 사업주에게 존재합니다. 즉, 근로자수가 50명 이하라서 법적인 안전관리자 선임 의무가 없다 하더라도 안전관리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50인 이하의 소규모 사업장도 자율적으로 외부 전문가 등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서라도 안전관리를 해야 합니다. 근로자도 해당 작업에 대한 안전지식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사고예방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작업 전 안전교육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실효성 입니다. 안전교육을 10시간, 100시간을 한들 진정성 있게 하지 않으면 사고예방에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스타케미칼 사고처럼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안전교육이 형식적으로 진행이 되거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상 안전교육을 할 수 있는 인프라 자체가 굉장히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안전교육을 하려면 매뉴얼 같은 것들이 갖춰져 있어야 하고 이를 운영할 안전전문가가 존재해야 합니다. 매뉴얼이 없는 상태로 안전교육을 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고, 잘 갖춰진 안전매뉴얼이 존재한다고 해도 그것을 진행할 전문가가 없으면 그 실효성이 결여 된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일 겁니다.

 

▶실효성있는 안전교육을 위해서는 어떤 방안이 있습니까.

일선 현장에서 안전교육과 안전관리가 운영 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고 갖춰지게끔 정부가 인프라를 갖추고 시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안전교육·관리가 제대로 운영되는지에 대해서도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합니다. 사실 안전교육·작업 매뉴얼 등이 현행 법제도에 명시 돼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실질적인 교육에는 관심이 없고 법을 집행하는 공무원들이 안전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상태로 안전을 담당하다 보니 안전교육의 실질적인 이행과 지도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스타케미칼 이외 다른 사업장들은 안전교육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어서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시한폭탄과 같은 상황이죠. 이번 사고는 우리나라 안전교육 인프라가 굉장히 취약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고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안전을 감독해야 할 공무원들이 전문성이 결여 되다 보니 그에 대한 사명감도 부족하고 사업장에 제대로 된 지도, 감독도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입니다. 정부는 안전에 대한 인프라와 역량을 강화하고 일선 현장에서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게끔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고가 올해만 세 번 발생했습니다. 이토록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대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금년도에 발생한 세 건의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망사고를 보면 유형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작업자가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와 승객들이 전동차 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사망한 사고입니다. 사고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사고의 발생원인도 다를 수밖에 없고 그에 대한 처방도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스크린도어 정비 과정에서 발생한 구의역 사고의 경우는 구조적 문제에 의한 사고로 볼 수 있습니다. 스크린도어는 처음 설치 때부터 부실하게 설치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많은 곳을 유지보수 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형성됐습니다. 스크린도어 고장이 하루에 한,두건 정도만 발생하면 전동차를 멈추고 수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발생하는 고장 횟수로는 도저히 멈추고 수리할 수 없습니다. 고장 보수 때마다 멈추다 보면 시민들의 불만과 원성을 감당할 수 가 없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스크린도어에 대한 충분한 기술력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적을 위해 단기간에 많은 스크린도어를 설치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주 고장이 났고 유지보수를 자주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된 것입니다. 열차를 멈추고 보수 작업 하는 것 이외 대책으로 2인1조 작업이 나왔는데 그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습니다. 왜냐면 2인1조 작업을 하면서도 2명 중 1명인 감시자가 제대로 감시를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스크린도어를 보수하는 사람들의 경험을 들어보면 2인1조 작업 과정에서 감시하는 사람이 전동차가 오는 것을 놓칠 뻔한 경우가 더러 있다고 들었습니다. 1990년대 일본에서는 2인1조 작업 중 감독자가 열차가 오는 것을 놓쳐서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었습니다. 일본은 그 사건 이후로 열차 운행을 멈추고 수리하는 방식으로 기조를 바꿨습니다. 또 이런 작업을 할 때는 사전에 위험성평가를 하도록 하는 규정이 산업안전보건법과 국토교통부 규정에 의무화 돼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위험성평가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초와 이번에 발생한 승객 사망사고들은 모두 전동차 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낀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기관사가 CCTV를 통해 스크린도어 밖은 보이겠지만 지하철 문과 스크린도어 사이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그곳이 사각지대가 되는 것이죠. 이처럼 전동차 문과 스크린도어 사이를 기관사가 볼 수 없는 구조라면 그것을 볼 수 있는 구조로 당연히 개선해야 합니다. 이런 유형의 사고도 앞서 말한 것처럼 위험성평가를 제대로 했다면 충분히 발견할 수 있는 문제였는데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리고 승객들의 무리한 승하차 방지에 대한 홍보미비를 지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전동차 문이 닫힐 때 승하차 하면 위험하다는 홍보는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왜 위험하고 왜 그렇게 하면 안 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고 있지 않습니다. 정확하게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와 사고 결과를 짚어야 승객으로 하여금 더 큰 경각심을 불러오고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무리하게 승하차 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지만 잘못된 행동을 하는 사람들만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왜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까라는 고민과 함께 그 원인을 분석을 해서 대책을 세워야 재발 방지가 되는데 그런 측면에서 많은 현재 홍보 내용은 다소 아쉬움이 존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안전 관련 정부기관에는 안전관리 업무를 형식적이고 추상적으로 처리하는 문화가 만연해 있습니다. 앞으로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보여주기 식이 아닌 실직적인 안전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안전 담당 공무원들의 전문성 문제가 해결 돼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사고예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고가 발생 했을 때, 정부 감독기관은 책임이 없는 것처럼 대응하고 해당 사고를 발생시킨 현장 책임자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은 사고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정부기관도 집행기관으로서 사고 원인의 한 주체입니다. 정부기관도 철저한 자기반성과 진단을 통해 확실한 대책을 세워줘야 하는데 일회성 대책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습니다. 언론도 이런 기조에 한몫 하고 있습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 책임자 쪽으로만 뭇매를 보냅니다. 그래서 현장 책임자만 크게 비난받고, 유관부처인 국토부와 고용노동부는 책임기관인지 조차도 인식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정부기관은 사고예방에 대한 의지가 있었고 현장 책임자들만 나쁜 사람들'이라고 생각 할 것입니다. 구의역 사고와 같은 스크린도어 보수 사고는 2013년과 작년에 이어 세 번째 발생 했습니다. 정부기관도 이에 대해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인 성수역 사고가 났을 때만 해도, 감독기관이 철저히 원인을 분석해서 지도, 감독을 제대로 했다면 2번째 3번째 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처벌하는 데만 급급했습니다. 앞으로 안전 감독관들의 전문성 결여와 감독기관들의 관심 부족, 책임 회피 등 이런 문제들이 아울러 해결 되지 않으면 앞서 발생한 사고들과 유사한 사고들은 또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정진우 교수>

- 1989 서울대학교 치과대학(본과) 2년 수료

- 1995 행정고시 합격

- 2007 일본 교토대학교 법정이론과정 (사회법, 법학박사)

- 2012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법학과 박사과정(사회법, 법학박사)

- 2015.2 고용노동부 성남지방고용노동지청장

- 2015.8 고용노동부 국제협력담당관

- 2015.9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공과대학 안전공학과 교수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입법공감 | 교양공감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