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개원...‘하원-민주’ ‘상원-공화’ 양분해 예산안 처리 불투명

작년 12월 1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낸시 펠로시 현 하원의장이 연방정부 예산배정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공감신문] 서지민 기자=3일(현지시간) 미국의 116대 의회가 개원했다. 하지만 하원 다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장벽 건설이 포함된 예산안 통과를 결사반대하면서, ‘셧다운’ 사태도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의회가 개원함과 동시에 민주당 낸시 펠로시 의원이 하원의장으로 선출됐다. 작년 11월 중간선거 때 민주당이 하원 다수 석을 차지하면서, 공화당이 의장 자리를 민주당에 넘겨주게 된 것이다.

하원 다수당이 된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예산안을 극구 반대하고 있어, 의회가 개원했음에도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셧다운의 이유는 단 하나, 2020년 대선 때문”이라며 “민주당은 트럼프의 성과로 인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서 필사적으로 장벽과 국경 안보에 반대하고 대통령을 공격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역시 물러설 의사는 없어 보인다. 이날 펠로시 의장은 의회 개원에 앞서 NBC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장벽 예산을 반영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No)”고 단호하게 말헀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민주당이 하원, 공화당이 상원 다수 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장벽건설예산을 한 푼도 반영하지 않은 ‘민주당표 예산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그러나 상원에서 다수당인 공화당은 민주당 예산안이 상원에 올라와도 부결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민주당 예산안에 대해 “당초 통과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의사당의 제116대 의회 개원식에서 하원의장으로 선출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의원이 의사봉을 들고 있다.

예산안 처리가 늦어질수록 ‘셧다운’ 사태도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민주 의회 지도부는 셧다운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전날 백악관에서 비공식 회동을 가졌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셧다운은 예산안 처리 무산으로 인한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 업무 정지를 뜻한다. 예산안 처리가 무산되면 공공기관들은 예산을 배정받지 못하고 연방공무원들은 강제 무급 휴가 조치가 내려진다. 국방·치안·전기·수도 등 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공공프로그램이 중단된다.

이날로 13일째 이어진 셧다운 사태로 인해 이미 미국 국민들의 불편함은 가중되고 있다. 국립공원 및 박물관 등은 모두 문을 닫은 상태고, 쓰레기·안전 등도 관리가 안 되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일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의회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다시 초청했지만,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신임 하원의장이 예산안 처리를 위한 갈등 조율을 어떻게 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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