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공간의 질 높인 살기 좋은 도시 ‘녹색수도 청주’ 만들 터
삼겹살 골목 조성으로 지역 상권 활성화 기여
 
이른바 삼겹살 데이로 불리는 지난 3월 3일, 충북 청주 서문시장에서 삼겹살거리 선포식이 열렸다. 이는 강원도 춘천의 닭갈비골목처럼 새로운 맛의 명소가 될 것이라는 세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열린 행사였다. 청주시에서는 조선시대 때 작성된 세종실록지리지 충청도 편에 ‘청주에서 돼지고기를 공물로 바쳤다’는 기록이 남아있음을 토대로 현재 전통시장의 기능을 많이 상실한 서문시장에 지역의 상권도 함께 되살리겠다는 취지로 ‘삼겹살 골목’을 조성한 것이다.
물론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힘든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삼겹살 골목 추진 초기에는 시장 상인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 사업 진행이 빠르게 이뤄지지 못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점포를 고치기 시작해 지금은 삼겹살 가게가 10여개로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자연발생적이 아닌 인위적인 음식 특화거리 조성사업의 경우 자칫 자생력이나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음을 우려해 청주삼겹살의 브랜드 선점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스토리텔링 등의 다양한 소재를 발굴 중이며 특색 있는 메뉴 개발과 청결한 집,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집,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집 등을 지정해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삼겹살 골목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삼겹살 골목 추진 사업이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인 먹거리 관광의 핵심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대형마트, SSM 등이 활발히 진출함에 따라 기존의 전통시장 상권이 무너지고 있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이번 삼겹살 골목 조성 사업은 전통시장 활성화의 일환으로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우려에는 한 시장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전통시장은 서민경제의 기반이므로 이를 활성화하는 것은 시에서 꼭 해결해야하는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에 따라 청주시에서는 전통시장의 자생력 증진을 위한 발전모델을 구축하고자 차별화 및 육성화 전략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번 삼겹살 골목 조성 사업 외에도 청주시의 육거리, 남주동, 성안길 등이 지난해 정부공모 지역 상권 활성화 시범구역으로 선정돼 눈부신 발전을 이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한 시장은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과 관련된 분야에 전폭적인 지원을 투자해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주변 환경도 개선할 예정이며, 전통시장에 문화콘텐츠를 접목시켜 쇼핑과 볼거리, 즐길거리가 융화되는 새로운 모델도 구현할 계획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시민들의 반응이 좋았던 삼겹살 골목 조성 사업에 대해 전폭적인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투자해 ‘삼겹살’하면 바로 청주 서문시장 삼겹살 골목이 떠오를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번 삼겹살 골목 조성 사업을 시작으로 청주에 있는 13개의 전통시장 모두가 자생력을 회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연탄불 삼겹살 소금구이, 독특한 파절이 등이 유명한 청주 삼겹살 골목이 향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 잡길 기대하며 지난 16일 한 시장과 취재진이 나눈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녹색수도 청주’…시대 흐름에 발맞춘 비전 확립
이번 삼겹살 골목 조성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한 시장은 올해로 취임 2년째를 맞이했다. 그가 나고 자란 고향이기도 한 청주를 가장 일선에서 이끌며 많은 변화를 이룩한 그에게 그간의 소회를 물어봤다.
“청주는 역사와 전통이 숨 쉬는 맑고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저는 지난 2010년 시장으로 취임하면서 청주의 미래를 이끌 큰 틀을 준비하면서 확고한 목표와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양보다 질,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공급관리보다 수요관리 위주로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녹색수도 청주’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녹색수도 청주’란 삶의 질과 도시 공간의 질이 높은, 살기 좋은 도시 청주를 뜻하는 말입니다. 제가 취임했을 당시만 해도 시의 재정 감소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야 했었으나 모든 구성원들의 합심으로 1년 만에 다시 안정적인 재정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재정이 넉넉해진 만큼 저는 올해를 녹색수도 청주가 본격 궤도에 오를 도약의 해로 삼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정책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질 높은 문화복지도시 만들어나갈 터
앞서 말한 전통시장 활성화와 더불어 한 시장이 취임 이후 집중적으로 투자해 온 사업이 있었으니 바로 문화예술관련 사업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국민 삶의 질과 문화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지금, 문화 복지도 사회?경제적 복지 못지않게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이 꼭 필요합니다. 때문에 저는 이 분야에 큰 비중을 두고 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실 공예의 불모지였던 우리 청주는 지난 80년대에 공예비엔날레를 도입하면서 공예도시로 명성을 드높였습니다. 이것은 타도시와 다르게 청주만이 지닌 문화예술적 강점이므로 이를 특화시키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시에서는 지난해 옛 연초제조창에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개최해 청주의 명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으며, 지난 10년간 버려졌던 담배공장을 아트팩토리로 재탄생시킨 일, 국립현대미술관 미술품 수장?보존센터를 유치한 일 등의 쾌거도 거뒀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청주시립미술관 건립과 공연시설 개선 등 공연문화 확산을 위한 기반을 조성해 365일 전시와 공연이 끊이지 않는 도시, 시민 문화의 질이 높은 도시 청주를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문화예술진흥 위한 프로그램 대폭 확대
문화정책과 관련한 세부적인 내용은 그가 지난 1월 12일 발표한 문화정책 추진계획에 모두 담겨있다. 이는 총 1534억원이 투입되는 7개 분야 49개의 전략적인 중장기 문화정책으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역사문화도시 정체성 확립 ▲365일 전시와 공연이 넘치는 문화도시 조성 ▲청주 예술인 조명 및 예술인 양성 사업 ▲저소득층 문화향유 기회 확대 ▲문화기반시설 확충 ▲공예문화산업 육성 ▲관광활성화 사업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번 문화정책 추진계획에서는 무엇보다 그간 구상단계에 있던 많은 유휴시설들을 새로운 문화시설로 리모델링해 문화예술진흥을 위한 프로그램 확대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청주를 시민이 만족하는 품격 높은 문화도시로 가꿔나가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부모산성 발굴조사, 유네스코 창조도시 네트워크 가입, 청주읍성 지구단위계획 수립 용역, 반찬등속 학술 연구용역, 청주토박이 구술?채록 사업, 문화예술 정보지 청주사랑 발간, 문화기획자 양성 아카데미 개설, 시립미술관 건립, 청주 시민문화 예술창조 센터, 중규모 공연장 건립, 비엔날레 상설관 및 공예클러스터 조성 등이다.
 
 
“문화도시답게 다양한 분야에서 문화를 통한 소통을 이룰 수 있고,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다 함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문화복지를 증진해나갈 것입니다.”
 
둘로 나뉜 청주와 청원…화합과 축제 속 통합 이루고파
청주 발전을 위해 이처럼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한 시장은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계획으로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 문제를 꼽았다.
“청주와 청원은 원래 하나였으나 지난 1946년 미군정 때 둘로 나뉜 이후 60여년을 이웃사촌으로 지내왔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청주와 청원은 생활, 교육, 교통 등 사회?문화 전반이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두 지역의 성장잠재력은 배가돼 균형발전과 공동번영도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청주와 청원의 통합 문제를 두고 세 번의 뼈아픈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올해는 이 같은 과거를 반면교사 삼아 통합에 대한 진정성을 가지고 상생발전과 화합?소통을 꼭 이뤄내고자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청주?청원 통합추진 공동협의회에서 오는 6월말까지 통합여부를 결정짓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화합과 축제 속에서 통합이 이뤄지길 진심으로 기대해봅니다.”
 
 
인터뷰 말미, 그는 67만 청주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우리 모두가 꿈꾸는 삶의 질, 공간의 질이 전국에서 최고라 손꼽힐 수 있게끔 녹색수도 청주를 만들기 위해 올 한해도 열심히 뛰겠습니다. 무슨 일이든 저 혼자 힘으로는 이뤄낼 수 없습니다. 이에 저는 항상 귀를 열고 여러분들과 소통할 것입니다. 언제나 지켜봐주시고, 잘못을 했을 때에는 채찍질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 모두가 합심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다함께 희망과 자신감을 가지고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청주를 향해 힘찬 걸음을 내딛었으면 좋겠습니다.”
 
<한범덕 시장>
-1952년 7월 26일 출생
-청주고 졸업
-청주대 행정학 석사
-충북대 행정학 박사
-제22회 행정고시
-대전광역시 대덕구청장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 사무총장
-충북 정무부지사
-행정자치부 제2차관
-미래과학연구원장
-現 충북 청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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