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0대 도시 진입 향한 무한질주
자족기능 확보 비롯한 중장기 발전방안 마련 시급
 
말 많고 탈도 많았던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특별자치시가 지난 7월 1일 출범했다. 세종시 사수를 위해 세종시민들과 함께 온몸을 던진 유한식 前 연기군수는 초대 세종특별자치시장으로서 새로운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세종 시민들께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각오로 임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또한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세계 20대 도시 진입이라는 목표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겠다”며 그의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세종시가 행정중심복합도시로서의 모습을 완벽히 갖추기에는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그는 “세종시 성공을 위한 자족기능 확보문제 등 균형발전을 위한 중장기 발전방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며 말을 덧붙였다.
 
첫 단층제 광역단체…실질적 행정수도 역할
충남 연기군 전체와 공주시, 충북 청원군 일부를 포함한 세종시는 2010년 12월 27일 공포된 ‘세종시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출범한 국내 첫 단층제 광역단체다. 산하에 시·군·구 등의 기초단체 없이 운영되는 세종시는 1개 읍과 9개 면, 14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유 시장은 “세종시는 2시간 내 접근 가능한 국토 중심부에 위치해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하고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취지를 충분히 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정부는 올 연말까지 총리실을 비롯해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등 12개 기관 4000여명의 공무원이 이동할 것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각 부처에서는 분주히 이전절차 준비를 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오는 2013년까지 지식경제부와 과학기술부 등 18개 기관이 이전하고, 2014년에는 국세청과 법제처 등 6개 기관이 이전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그는 “정부 주요부처가 이동하는 만큼 세종시는 실질적인 행정수도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정부기관 이전만큼 주민생활편의시설 신경 써야
현재 세종시는 행정기능 조기정착단계다. 세종시 도시조성 진척과정에 대해 묻자 유 시장은 “공공청사 1단계 사업인 총리실은 지난 4월에 준공됐고 기재부 등 청사는 5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공공청사 2단계 사업도 지난해 11월에 착공해 10%대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등 정부기관 이전 시기에 맞춰 정상적으로 건설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공공기관 건설 공정과는 달리 세종시에 미리 입주한 주민들은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2000여 세대가 살고 있는 주거단지 주변에는 대형마트나 약국 등 생활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게다가 기업이나 대학 입주도 아직 불분명한 상태다. 따라서 자족기능을 갖춘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세종특별자치시
유 시장은 세종시가 출범하기까지 겪은 그동안의 우여곡절에 대해 “백지화 위기에서 행정도시 출범까지 마음의 상처를 겪으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10년의 세월을 보냈다”고 답했다. 연기·공주 지역은 1979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수도이전 프로젝트인 백지계획(白紙計劃)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가 무효화 된 전례가 있는 곳이다. 때문에 2004년 신행정수도 건설 예정지 확정 발표는 원주민들의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이 발표와 함께 충청도의 땅 값은 하루가 다르게 천정부지로 올랐고 원주민들은 더 많은 보상을 받기 위해 빚을 내어 논밭을 사는 등의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이후 2006년 11월 행정도시 도시계획이 확정되면서 보상이 시작되고 세종시 문제는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논란은 재점화 됐다. 같은 해 6월 여권에서 ‘행정도시는 자족성이 없어 수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에 주민들은 세종시 수정안 반대와 세종시 설치법 제정 촉구 등을 주장하며 촛불 집회를 열어 투쟁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2010년 6월 세종시 수정안은 국회에서 부결됐고, 세종시 설치법이 통과됐다. 세종시는 이처럼 숱한 논란을 거친 뒤에 출범하게 된 것이다.
 
 
 
브라질리아…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아야
세종시와 맥락을 같이하는 수도 이전 외국 사례도 있다. 브라질 수도인 브라질리아이다.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된 브라질의 수도 이전은 1960년에 단행됐다. 보수 기득권층의 극심한 반대가 있었지만 당시 쿠비체크 대통령은 국토 불균형 문제를 좌시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동부 해안지방에 부와 산업, 문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집중돼 있는 반면, 중앙과 서부 지역은 낙후의 정도가 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쿠비체크 대통령은 중심이 되는 권력기관부터 전격 이양시켰고 나머지 국가 기관들 역시 모두 따라 이전했다.
현재 브라질리아는 아마존을 비롯한 전 지역을 연결하는 중추가 돼 브라질을 통합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주말엔 도시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짧은 기간에 상징적인 도시를 건설하다 보니 보행 공간 부족 및 교통 혼잡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부작용을 안고 있기도 하다.
 
누구나 살고 싶은 세종시 만들 것
이처럼 기대와 우려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세종시가 출범하기까지 1등 공신의 자리에는 유 시장이 있었다. 충북대 축산학과를 졸업하고 연기군 농촌지도소장을 지내면서 그는 충청권의 실정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2008년 연기군수 재선거에 도전해 당선 된 그는 군수의 자리에 있는 동안 지역민들과의 소통에 힘썼다. 그의 노력은 ‘초대 세종특별자치시장’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그는 “가슴이 벅차고 한없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세종시를 잘 만들어야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누구나 찾아와 살고 싶은 세종시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가 구상하는 명품 세종시의 모습에 대해 묻자 “금강을 중심으로 행정기능과 교육기능 등을 바람개비 형태로 배치했습니다. 특히 공간의 50%이상을 녹지로 채우는 생태도시로 건설하고 유비쿼터스 시스템을 도입해 도시 전 지역에서 첨단과학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조성할 예정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야심차게 “세종시는 5無도시로 탈바꿈 할 것입니다. 여기서 5無란 전봇대, 쓰레기통, 담장, 광고입간판, 노상주차를 말합니다”라며 또 다른 세종시의 모습에 대해 언급했다. 이처럼 세종시는 자연과 과학, 사람이 함께 어우러진 명품도시로 탈바꿈 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행정 비효율에 대한 우려로 이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더 이상 행정 도시 이전과 관련된 논란은 국익에도 국민 화합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말을 덧붙였다.
유 시장은 마지막으로 국민들을 향한 당부의 메시지를 남겼다. “세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IT를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과 교통의 발달은 공간의 개념을 이미 초월한 시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영상으로 모든 회의와 토론이 가능하고 결제도 가능합니다. 이는 모두 하고자 하는 의지와 사고의 전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세종시가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건설될 수 있도록 서로 힘을 합치고 지역균형 발전의 대표적인 국책사업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때입니다. 앞으로 세종시의 행보를 지켜봐 주십시오.”
 
<유한식 시장>
-1949년 6월 20일 출생
-대전고 졸업
-충북대 축산학 학사
-연기군 농업기술센터 소장
-제35, 36대 충남 연기군수
-現 제1대 세종특별자치시장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