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받는 양 전 대법원장에 피의자 신분 조사 통보

11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되어 검찰에 출석했다.

[공감신문] 유안나 기자=11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된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이 약 7개월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사법부 71년 역사상 최초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선 사법부 수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9시 10분께 출석한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한 피의자 신문을 시작했다. 

검찰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에 개입하고 '법관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등 사법행정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양 전 대법원장에게 이날 오전 9시 30분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 출석 전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40여개 범죄 혐의 가운데 우선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 소송에 관해 반헌법적 문건을 작성하라고 지시한 혐의,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와 징용소송을 두고 ‘거래’를 했다는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묻는다. 

아울러 ▲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행정소송 ▲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사건 재판 ▲ 옛 통합진보당 의원지위 확인소송 등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과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비자금 3억5000만원 조성 혐의 등을 차례로 확인할 방침이다.

같은날 오전 양 전 대법원장은 서울중앙지검을 향하기 전 서초동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법관들이 많은 상처를 받고 여러 사람이 수사당국으로부터 조사까지 받은 데 대해서 참으로 참담한 마음”이라며 “재임 기간 일어난 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번 계기로 나라가 발전하는 전화위복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모든 게 제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이고 따라서 그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오늘 조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기억나는 대로 답변하고, 또 오해가 있으면 이를 풀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며, 이번 계기로 나라가 발전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6월 1일 경기 성남시 자택 인근 놀이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혹을 전면 부인한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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