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률 칼럼니스트
박병률 칼럼니스트

[공감신문] 박병률 칼럼니스트=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한 A씨. 겁이 많은 지라 현금으로 주식거래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증권사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미수금 200만원’이라는 문자를 보내왔다고 합니다. ‘이게 뭐지?’ 싶었지만 정신없이 바쁜 날이라 하루를 흘려보냈습니다. 다음날 ‘미수동결지정, 금일부터 30일간 전증권사 공통적용됩니다’라는 문자가 또 날아왔습니다. 당황한 A씨가 계좌를 들여다보니 예수금 목록에 ’-200만원’이 되어있었습니다. 미수금은 뭐고, 미수동결지정이란 무슨 뜻일까요? 혹시 30일간 전 증권사에 주식거래를 할 수 없다는 뜻일까요?

주식을 처음시작할때 처음 접하는 ‘외계어’들이 많습니다. 그중에 미수금, 증거금, 신용융자 이런 단어도 포함됩니다. 미수금은 보유한 현금 이상으로 초과해서 주식을 샀을 경우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갚아야할 돈이 있다보니 예수금 목록에는 마이너스로 표기 됩니다. 미수금 목록에도 표기됩니다. 예컨대 미수금 100만원이면 예수금 목록에는 -200만원, 미수금 목록에는 200만원이 각각 표기됩니다. 
 
미수금이 발생하는 것은 주식거래는 거래체결때 증거금만 내고 2일 뒤(거래 3일차)에 차액이 결제되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으로 치면 계약금을 먼저 내고 2일 뒤에 잔금을 치르는 것과 같습니다. 이 시차를 이용하면 자기가 가진 돈(증거금)보다 더 많은 주식을 살 수 있습니다. 단 거래 3일차에는 잔금(미수금)을 모두 갚아야 합니다. 즉 월요일에 계약했다면 수요일까지는 미수금을 갚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현대자동차(증거금 20%) 100만원치를 월요일(D)에 매수하면 20만원만 증거금으로 잡힙니다. 매매수수료를 포함한 나머지 금액(80만원+a)은 수요일(D+2일)에 결제가 됩니다. 때문에 이때까지 증권계좌에 돈이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만약 증권계좌에 결제할 돈이 수요일까지 계좌에 들어가 있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경우 증권사는 해당계좌를 30일간 ‘미수동결지정’을 해버립니다. 미수동결지정은 미수로 주식거래하는 것을 막는 것을 말합니다. 미수동결계좌로 지정되면 미수금을 모두 갚기 전까지는 주식을 추가로 살 수 없습니다. 미수금을 갚은 다음에야 주식 매수를 할 수 있는데요, 이때도 갖고 있는 예수금 범위내에서만 주식을 살 수 있습니다. 즉 증거금 100%가 적용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한 주식계좌가 미수동결지정이 되면 자신이 보유한 다른 증권사 계좌도 한달간 미수동결지정됩니다. 다만 미수금이 10만원 이하 소액일 때는 미수동결계좌로 지정되지 않습니다.

미수를 갚지 않았을 때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큰 피해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반대매매입니다. 월요일에 거래를 했다면 목요일 아침(D+3일)까지 주식계좌에 돈을 넣어두지 않으면 장이 시작될 때 자동적으로 주식이 매도를 당합니다. 그냥 매도를 당하는 것이 아니라 하한가(-30%)로 매도당하기 때문에 손실이 아주 커지게 됩니다. 만약 1만원 짜리 주식이었다면 7000원에 강제로 팔려버립니다. 반대매매는 미수금이 소액이라도 당하게 됩니다. 

만약 현금이 아니라 갖고 있는 주식을 팔아서 미수금을 갚는 경우는 어떨까요? 미수금을 갚아야 하는 날은 오늘인데 오늘 주식을 매도하면 매도금액이 계좌로 들어오는 것과 2일간의 시차가 생깁니다. 이때는 다음날 반대매매는 실행되지 않지만 이틀간 연체이자(연 9.9%)가 붙습니다. 또 약속했던 기간에 현금이 입금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수동결계좌로 지정됩니다.

통상 주식계좌를 만들때 증권사에서 “미수 사용하실 껀가요?”라고 묻습니다. 이때 “아니오”라고 하면 미수사용을 못하도록 막아줍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비대면으로 계좌를 많이 트다보니까 ‘미수금’의 의미를 잘 모른채 미수사용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A씨의 경우도 그랬을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미수를 사용할 생각이 없다면 각 증권사의 MTS나 HTS에서 ‘증거금(률) 100%’로 바꿔 놓으면 됩니다. 증거금 100%를 설정하는 항목은 증권사 메뉴마다 다르니 고객센터를 통해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증거금 100%라도 세금이나 수수료로 인해 미수금이 발생될 수 있으니 얼마의 예수금은 넉넉하게 넣어두는게 안전하겠죠?

박병율 칼럼니스트 프로필

- 부산대 환경공학과
-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경영학 석사
- 경향신문 경제부 기자
- 주간경향 편집장

주요저서

<경제를 모르는 그대에게> 
<경제학자의 문학살롱> 
<경제학의 영화관> 
<주린이도 술술읽는 친절한 경제책> 
<재밌어서 술술읽히는 경제교양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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