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역사는 되풀이된다' 저자
“2030세대, 달러 투자로 성공 경험 쌓아야”
“5060세대는 4분법 투자로 4계절 모두 수익 창출”

[공감신문] 염보라 기자=2030세대의 최대 화두는 ‘자산 늘리기’다. 지인과 주식이나 펀드 관련 대화를 나누는 것이 평범한 일상이 됐고, 서점의 재테크 코너는 매일 사람들로 붐빈다.

내게 선물을 주고 여행을 즐기며 행복을 느꼈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트렌드가 자산을 모으고 부풀리는 데서 만족감을 느끼는 쪽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2030세대가 보다 성공적으로 자산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돈의 역사는 되풀이된다(돈의 흐름을 읽는 눈)> 저자인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와 같은 안전자산은 주식이나 가상화폐만큼 수익률이 높지는 않아도 말 그대로 ‘안전하게’ 자산을 부풀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통해 ‘승리의 경험’을 쌓는 것이 2030세대의 투자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공감신문은 16일 홍춘욱 대표를 만나 연령별 투자전략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홍 대표는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차근히 설명을 이어나갔다. 

'돈의 역사는 되풀이된다(돈의 흐름을 읽는 눈)' 저자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
'돈의 역사는 되풀이된다(돈의 흐름을 읽는 눈)' 저자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

 

다음은 홍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Q. <돈의 역사> 시리즈와 <디플레전쟁>에 이어 신간 <돈의 역사는 되풀이된다(돈의 흐름을 읽는 눈)>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책 내용을 간단히 설명해 주신다면.

멘탈 부자를 만들기 위한 책이다. 멘탈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경제, 재테크, 주식투자 등에 대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 다음은 성공의 경험이다. 지식이 있다고 모두가 (자산)운용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의 경험이 누적돼야 자신감이 생기고 멘탈이 단단해져 경기 변동이 생길 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제 경우를 예로 들면, 1억원을 달러 자산에 투자하고 환율이 30% 오를 때 그 차익을 인출했다. 그리고 당시 주가가 폭락했던 삼성전자에 투자를 했다. (성공의 경험을 통해) 번 돈으로 투자를 했기 때문에 (폭락장에 배팅을 하는) 인내심과 자신감, 여유가 생긴 것이다. 그게 멘탈 부자의 투자법이라고 할 수 있다.

Q. 최근 주식 투자에 대한 2030세대의 관심이 높다. 이들에게 조언해주실 말씀이 있다면.

2030세대의 투자는 승리의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20대에 주식 레버리지 투자를 하다가 크게 손실을 입으면 다시는 주식 투자를 안 한다고 한다.

실제로 많은 중년층이 과거의 (주식 투자) 실패로 고통을 받으면서 주식 자체를 혐오한다. 과거 은행에서 근무할 때 만난 PB고객들은 주식 투자에 대해 굉장히 냉소적인 태도를 보였다. 과거 80~90년대 상승장을 지나 투자 실패를 경험하면서 주식 자체를 혐오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부동산만 자산이라고 여기고,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는 펀드에 투자를 하고 있었다.

그럼 2030세대는 어떤 투자를 해야 하나. 바로 달러 자산 투자다. 지난 12~13년간 달러 자산에 투자하면서 수익률은 부진할 수 있겠지만 원금 자체가 날아가거나 몇10% 손실이 나는 일은 없었다. 달러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이다. 어떤 불황이 와도 수익이 플러스(+)가 나지 마이너스(-)가 나지는 않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사태, 2020년 코로나 쇼크에서도 달러는 강세였다. 기축 통화의 특징 때문이다.

달러 자산에 투자를 하고, 환차익(환율의 변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으로 주식 등 투자를 하면 된다. 달러 가치가 크게 상승하는 시기는 10년에 4~5번 온다. 보통 환율이 급등하는 시기는 경제가 어려울 때라 주식, 부동산 가격이 빠진다. 달러 자산에 투자를 해놓고 환율이 20~30% 오르면 환차익 난 것만 환전을 해서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Q. 현 상황에서 2030세대가 마음에 드는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이 가능한가.

불가능 하다. 그래서 다음 사이클을 노려야 한다. 일단 부동산시장은 ‘강남불패’ ‘부동산불패’ 이야기가 나오면 위험 시그널이다. ‘불패’를 믿기 시작하면 가격에 버블(거품)이 꼈다고 보면 된다.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영원한 고원처럼 상승률이 올라갈 수 없다. 모든 이가 집값이 오른다고 생각하는 순간 가파르게 올라 버블이 생긴다.

그래서 2030세대는 다음 부동산 가격 조정 사이클이 올 때를 대비해 준비해야 한다. 안전한 투자를 통해 자산을 꾸준히 늘려놨다가 환율 급등 시기에 환전을 해서, 평소 봐뒀던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패닉 속에 하락 할 때 구입하면 된다. 집을 구매할 만큼 자산이 없다면 갭 투자를 해도 되고 부동산 경매를 이용해도 좋다. 그러려면 일단 공부를 해야 한다.

홍춘욱 EAR 대표가 2030세대와 5060세대를에 적합한 투자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은 인터뷰를 진행 중인 홍춘욱 대표와 전규열 공감신문 발행인 겸 대표.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가 2030세대와 5060세대를에 적합한 투자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은 인터뷰를 진행 중인 홍춘욱 대표와 전규열 공감신문 발행인 겸 대표.

 

Q. 부동산 가격 조정 사이클이 시작된 걸 어떻게 판단할 수 있나.

부동산 경매장에 가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저는 2015년에 미분양 집을 샀다. 모든 자산을 털어서 구입한 거라 불안감이 말도 못했다. 그래서 부동산 경매장에 가면서 위안을 삼았다. 2016년에 낙찰가가 계속 올라갔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70%였는데, 순식간에 80%까지 올랐다. 미분양 아파트들은 금방 소진됐다. 정부는 금리를 내려줬다. 이것이 아파트 값이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징후였다. 알고 나니까 한 채 더 살 걸 후회했다. 특히 경매에서의 감정가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정해지기 때문에 감정가보다 낙찰가가 낮으면 손실 볼 확률이 적다. 그런 이유에서 부동산 경매에 대해 공부하는 것도 권장하고 있다.

Q. 50대의 투자전략은 또 다를 것 같다. 

(2030세대에 권장한)달러 자산을 활용한 환차익 투자도 투자 위험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단지 벌면서 갈 뿐이다. 이 방법은 환율이 급등할 때 투자하는 것인데, 이것은 즉 한국 경제가 어려울 때라는 의미인 만큼 주식, 부동산을 사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월급이 꾸준히 들어오는 2030세대에 비해 이미 벌어놓은 돈에서 투자해야 하는 5060세대에게는 더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다.

그래서 추천하는 게 4분법 투자다. 미국 주식, 미국 국채, 한국 주식, 한국 국채를 4분의 1씩 배분해 투자하는 것이다.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자산을 골고루 사둬 4계절에 모두 수익을 내는 방법이다. 국민연금의 투자 방법이기도 하다. 국민연금이 1999년 이후 22년간 6.03% 수익률을 낼 수 있었던 데는 이 같은 분산투자 덕분이 컸다.

예를 들어 달러 자산이 5000만원, 원화 자산이 5000만원 있다고 가정하자. 원화 자산이 폭락해 4000만원이 됐으면 달러 자산은 6000만원이 된다. 그럼 (달러 자산으로 번 돈의)1000만원을 가져와서 원화 자산을 저가 매수하는 것이다. 

제 경우는 1억원어치 달러 자산을 매입한 뒤 2008년 환율이 급등했을 때 매각해 삼성전자를 포함한 5종목의 주식을 샀다. 이중 4개 종목이 플러스 됐고, 총 자산은 2억원이 됐다. 이걸 다시 달러로 환전 했다. 이후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가 오면서 환율이 1300원 갔는데, 고점을 잡고 싶은 마음에 타이밍을 높였다. 하지만 2015년 중국 위안화 평가 절하, 사드 보복, 유럽 브렉시트 문제가 발생하면서 환율이 1300원까지 또 올랐다. 당시 퇴직금까지 해서 자산이 4억원 가까이 됐다. 이 자본금으로 강북 뉴타운에서 가장 저렴한 미분양 아파트를 샀다. 이후 이사를 가면서 차익을 실현하니 순자산이 10억원 이상으로 부풀었다.

작년부터는 10억 중 5억원을 미국 자산에, 5억원을 국내 자산에 투자했다. 미국 자산은 6억원이 됐고, 국내 자산은 4억원이 됐다. (미국 자산으로 번)6억원 중 1억원을 처분해 삼성전자와 현대차 주식을 사면서 계속 매수 단가를 낮췄다. 이후 미국 달러가 더 오르면서 1억5000만원가량 환차익이 났고, 그만큼 팔아서 국내 주식을 더 샀다. 기다리니 (주가가) 더블이 됐다. 이렇게 작년 연말에 자산을 12억원까지 키웠다.

5060세대는 이런식으로 자산 분배만 잘 해도 성과를 낼 수 있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만 2년간 리밸런싱(자산분배)한 결과 수익률은 30~40% 수준이다. 분산만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위험한 주식에 투자할 필요도 없고, 속 터지는 예금에 묶어둘 필요도 없다. 다만 우리나라는 아직 이런 상품이 없다. 귀찮아도 개인이 스스로 해야 한다. 이 책을 쓰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대담 = 전규열 대표이사 겸 발행인
정리 = 염보라 기자
사진 = 이건 기자

※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 인터뷰는 2회로 나눠 보도합니다.

홍춘욱 대표 프로필

- 연세대학교 사학과 학사
- 고려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 명지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 굿모닝증권 기업분석부
-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투자운용팀장
- <돈의 역사는 되풀이된다(돈의 흐름을 읽는 눈)> <7대 이슈로 보는 돈의 역사. 2> <디플레 전쟁> <밀레니얼 이코노미>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등 다수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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