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이념적 편향성이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지 않아"
"MZ세대를 세대차이의 시점으로 바라보지 않아야"

[공감신문] 전규열, 박진종 기자=청년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정과 정의’를 중요시하는 이들의 가치관에 맞춰 정계에서도 30대 당대표·최고위원, 20대 대변인 등 청년 정치인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공감신문은 이들 청년 정치인들을 차례로 만났다.

공감신문은 지난 14일 국회 경내에서 국민의힘 김병민 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을 만났다. 김병민 전 비대위원은 현재 국민의힘 정강정책을 총괄해서 만들었다. 탄핵 사태 이후 힘든 나날을 보내던 보수정당 국민의힘이 새로운 도약을 맞게 한 장본이기도 하다. 30대 초반의 나이로 제도권 정치에 뛰어들었고, 청년의 나이인 현재에도 보수 정치를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 편에서는국민의힘 신임 당대표인 이준석 대표의 최근 행보, 최저임금 확정안, MZ세대에 대한 김 전 비대위원의 의견을 전한다.

김 전 비대위원은 “MZ세대의 가장 상징적인 모습 한 가지를 꼽으라면 이념적 편향성이나, 본인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지 않다는 것이다. 언제든지 현재 상황에 맞춰 가변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변화에 능한 세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대 차이의 시점으로 MZ세대를 바라보면, 세대의 개성이 아닌 갈등요소로 비춰질 수 있다”며 “공존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과 일문일답이다.

국민의힘 김병민 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 공감신문 사진부
국민의힘 김병민 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 공감신문 사진부

Q. 최근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의 재난지원금 합의, 통일부와 여성가족부 폐지 등 발언과 관련해 당 내부 논의가 없었다고 한다. 일부는 국가정책에 대해서는 더 신중한 검토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하는데,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이준석 대표가 젊은 세대의 긍정적인 면을 갖고 왔던 건 솔직함이다. 어려운 이슈나 논쟁이 있는 주제도 피해가지 않고 자기 의견을 솔직하게 말한다. 그러다 보니 정부 부처에 관한 문제까지 본인의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 같다. 이 대표 역시 그게 본인의 정치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젊은 사람들도 말을 돌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얘기하는 이 대표의 정치에 매력을 느낄 것으로 생각한다.

젊은 정치인들이 국회 문화를 바꾸는 데 있어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본다. 다만, 당 대표라는 자리에서 발언은 당론과 연결될 수 있는 사항이기도 하다.

보수 정당이 갖는 굉장히 중요한 가치는, 하나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다양한 개성을 모아 같이 공존하는 공존의 문화를 만든다. 그 공존의 문화라는 건 소통이 핵심이 돼야하고, 그 소통 속에 이루어지는 합의가 존중이 돼야 한다.

이 대표가 가고자 하는 방향성은 잘 잡았지만 이번에 있었던 합의의 과정에서는 소통과 다른 사람과의 공존의 과정들이 다소 부족했다고 할 수 있다.

보수가 갖는 또 다른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축적의 가치다. 우리가 쌓아왔던 전통과 문화가 축적돼 있는 역사를 존중하면서, 하나씩 더 얹어 나가는 게 보수의 가치다. 급격히 새로운 뭔가를 만드는 건 사실 진보의 가치에 가깝다.

앞으로 다양한 의견들이 국민의힘 내에서 존재할 수 있도록, 이 대표가 역할을 더욱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특히 재난지원금 합의 문제와 관련해 여러 의견이 제기됐었다.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이 대표의 문제만은 아니다.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양당 원내대표 합의를 거치고 합의문까지 나왔는데, 원내 의원들의 반발로 인해 엎어진 바 있다. 앞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유사한 사례가 존재한다.

합의를 거쳤지만 의총의 벽을 넘지 못하고 다시 엎어졌던 전례들이 있다. 당 대표가 모든 것들을 합의했다고 해서, 반드시 그 일이 최종적인 것은 아니다.

Q. 내년도 최저임금 9160원으로 인상이 결정 됐다. 자영업자들은 가게를 더 유지하기 어렵고, 일부 청년들은 알바를 그만두게 생겼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의견은? 

다분히 정치적인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라 동결 혹은 인하 조치로 갈 수밖에 없을 정도로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크다.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얘기했지만 여전히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우리 일상 회복에는 굉장히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여전히 자영업자들이 계속 문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갑자기 급격하게 또 올렸을 때 나타나게 되는 후폭풍을 누가 감당할 것인가.

그래서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약속했던 문재인 정부의 정치적인 고민과 결정에 따른 무리수라고 저는 생각한다.

진정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고 그들의 일자리를 고민하게 된다면 그 상황에 맞춰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공존의 가치를 고민해야 된다. 그런데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상황들 그리고 자영업자의 현실, 오히려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는 청년 현실 등 모든 걸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었다.

국민의힘 김병민 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 공감신문 사진부
국민의힘 김병민 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 공감신문 사진부

Q. MZ 세대들이 많은 분야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마찬가지다. MZ세대에 대한 대책 등 당 내부에서 준비하거나 논의하는 부분은?

MZ세대는 보통 2030인 1980년대부터 90년대에 출생한 세대를 의미한다. 제가 1982년생 2000년대 학번이다. MZ세대 맏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MZ세대 사이에서도 문화차이는 크다. 80년생과 90년생의 사고방식의 차이는 크다고 생각한다. 관련 서적도 있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공존의 지혜를 찾아야 한다. 세대 차이의 시점으로 MZ세대를 바라보면, 세대의 개성이 아닌 갈등요소로 비춰질 수 있는 부분이 상당하다고 생각한다.

공존할 수 있는 문화로 MZ세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함께 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매우 필요하다.

MZ세대의 가장 상징적인 모습 한 가지를 꼽으라면 이념적 편향성이나, 본인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지 않다는 것이다. 언제든지 현재 상황에 맞춰 가변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변화에 능한 세대라고 저는 생각한다.

정치 환경에 있어서도 지난 2017년도에 광화문에 모여 촛불을 들었지만, 이후 문재인 정부를 지켜보고 잘못됐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등 비판하는 세대가 MZ세대다.

그런 세대적 변화와 특성에 맞춰서 국민의힘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끊임없이 고민하고 논의했다.

저희 당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당의 이름만 바꾸고 무늬와 색깔만 바꾼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당의 변화의 핵심은 당의 뿌리이자 가치, 철학이라고 할 수 있는 새 정강정책이다. 저는 MZ세대가 갖고 있는 고민들에서 출발한 내용들을 새 정강정책에 녹여냈다. 모든 것들을 다 넣어 놨다. 

저희는 지난 4.15 총선에 참패하고 그 결과를 들여다봤다. MZ세대의 철저한 외면과 호남의 철저한 외면 등 이런 부분들이 크게 작용했다. 

대립적인 국면으로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순간 MZ세대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역사적 화해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지역적인 갈등을 뛰어넘어야 했다.

이렇게 준비한 MZ세대에 대한 고민들이 4.7 보궐 선거의 결과물도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국민의힘이 MZ세대를 위한다는 점을 얘기하려면, 실질적으로 청년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그런 정당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했고, 제가 비대위원으로서 그 과정을 이끌었다.

대담 = 전규열 공감신문 대표이사 겸 발행인
정리 = 박진종 기자
사진 = 공감신문 사진부

※ 김병민 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과 인터뷰는 3회로 나눠 보도합니다.
※ 인터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준수하며 진행했습니다.

국민의힘 김병민 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프로필

- 국민의힘 서울 광진갑 당협위원장
-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 경희대학교 행정학과 객원교수
-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 전 서초구의회 의원
- 경희대학교 총학생회 회장(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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