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은행 창구 모습. 2021.7.1 / 사진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 창구 모습. 2021.7.1 / 사진 연합뉴스

 

[공감신문] 염보라 기자=최근 시중은행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뛰면서 가계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통상 신용대출 지표로 활용되는 6개월 만기 은행채 금리(신용등급 AAA 기준)은 지난 28일 기준 0.910%를 기록, 지난해 5월 이후 14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택담보대출 등 장기대출의 지표인 3년 만기 은행채 금리 역시 1.642%로 두 달 새 0.3%p가량 치솟았다.

차주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드는 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추가적인 금리 상승을 의미하기도 한다.

당장 금리 인상 부담 가질 필요 없어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장 금리 인상의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변동성이 상존하는 시기보다는, 실제 금리 인상 속도와 정도가 가늠되는 시기에 대출 리모델링을 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는 게 오경석 신한은행 신한PWM 태평로센터 팀장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실제 금리 인상 속도와 정도가 가늠되는 시기에 대출 리모델링이 필요한 차주는 누구일까. 

김도원 하나은행 영업1부PB센터 팀장은 “의무적으로 상환하는 원리금 비용이 버겁다고 느끼거나 (대출 비중이)소득 대비 30%를 넘어가는 차주”라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오경석 팀장은 “‘변동금리부’ 대출을 이용 중인 차주나 신규로 대출을 받으려고 하는 차주라면 그 시기를 앞당기고 ‘고정금리부’ 대출로 리모델링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출 상환, 카드론→2금융권 순으로

정리 버겁다면 금리인하 요구권 등 도움

여러 개 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를 상환하고 싶다면 어떤 전략을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급적이면 제도권에서 멀리 있는 대출을 먼저 상환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개인 신용평가 측면에서 볼 때 카드론(현금서비스)→2금융권 대출 순으로 갚는 것이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만약 같은 조건이라면 금리가 높은 대출 또는 먼저 받은 대출부터 정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김도원 하나은행 팀장은 유동성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팀장은 “신용대출 등 빌리기 쉬운 대출부터 전세자금대출 같이 어려운 대출 순으로 상환을 해야 향후 긴급하게 유동성이 필요할 때 받기 쉬운 대출로 부족한 유동성을 메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많이 차지하는 순서대로 상환하는 것도 (향후 추가 대출 등을 고려할 때)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대출 상환이 부담스럽다면 이자를 낮추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 김도원 팀장은 “1금융권의 대환 대출 상품이나 금리인하 요구권을 활용해 이자 부담을 낮출 수 있다”며 “주택담보대출 차주의 경우 최근에 나온 금리상한 주택담보대출 전환 제도를 활용해 향후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을 확정하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했다.
 

시중은행들
시중은행들 본점 전경. 왼쪽부터 신한은행, 하나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순.

 

기존 대출 상환 시 수수료 등 비교해야

대출 리모델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비용요인은 간과해선 안 될 중요한 고려사항 중 하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중도상환 수수료 ,인지세, 근저당권말소비용 등 수수료를 비교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경석 신한은행 팀장 역시 “대출 리모델링 시에는 중도 상환 시 발생하는 각종 비용과 본인의 소득과 지출을 감안해 상환 스케쥴을 고민해 봐야 한다”라며 “대부분의 대출이 리모델링을 진행하면 새로운 대출을 받는 프로세스로 진행되기 때문에 신규 대출 3년 이후 면제가 가능한 중도상환 수수료 기준이 새로 부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화된 규제로 인해 대출 한도에 변화가 없는지도 잘 따져봐야 한다. 예컨대 기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억원인데, DSR이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조건 변화로 3억원의 대출이 안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직원과의 충분한 상담이 가장 중요

한편 신규 대출 시에는 여러 금융기관의 금리 수준을 비교하고 결정하되, 되도록 1금융권의 대출상품을 비교해주는 사이트에서 조건을 검색해보는 것이 좋다.

오경석 신한은행 팀장은 “2금융권 등에서 단기 신용정보 조회 발생 시 신용등급 하락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도원 하나은행 팀장은 “비대면 채널을 이용한 대출이 대면 거래를 통한 대출보다 금리가 싸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시적으로 자금이 필요한 경우라면 미사용 한도에 대해 이자 부담이 없는 마이너스통장이 유리하다. 실제로 이런 효과 덕분에 공모주 청약이나 임차보증금 반환 등의 경우에 마이너스통장을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는 게 우리은행의 설명이다.

반대로 주택구입 등을 위해 대출을 받고자 할 때는 최대한 장기대출로 받는 전략이 필요하다. 한발 더 나아가, 우리은행 관계자는 “주택구입 대출을 최대한 많이 받아서 기존 신용대출을 상환해 DSR을 낮추는 전략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물론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최선의 선택은 은행 직원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리인상기에는 보통 고정금리로 가는 것이 좋지만, 대출의 조건이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도움이 되는 대출 리모델링 전략도 다 다를 수 있다”면서 “직원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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