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중국에 연간 1만t 수출…내년 전매제 폐지후 수출전망 밝아

[공감신문 박진종 기자] 전남 신안 천일염이 2,700년 동안 소금전매제를 실시해온 중국에 수출 길을 열었다. 신안군은 그동안 조금씩 중국에 판매해왔지만, 내년부터는 양을 늘려 본격적인 천일염 중국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안군은 국내 천일염 최대산지로, 우리 국민들에게 소금을 제공해왔다.

신안군은 5일 군 영상회의실에서 중국 탁군국제무역집단유한공사와 신안 천일염 중국수출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했다. 협약에 따라 신안군은 품질과 물량확보를 보증하는 조건으로 연간 1만t의 신안 천일염을 중국에 수출한다.

탁군그룹은 내년 1월말까지 수출에 따른 신용장을 개설하기로 했다.

그동안 신안 천일염은 중국·미국·일본·호주 등지에 수출됐으나 수출 물량이 연간 5,000t에도 미치지 못했다.

연간 1만t 규모의 중국 수출이 최종 성사되면 수출선 다변화와 수출 물량 확대에 청신호가 될 전망이다.

특히 신안군은 중국 지자체를 상대로 연간 3만t 규모의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고길호 군수와 천일염생산자조합 관계자 등은 지난달 9일 중국 장쑤성(江蘇省) 이정(儀征)시를 방문, 신안 천일염 중국 수출을 이정시 측과 협의했다.

군은 수출 물량으로 연간 3만t으로 제시했고 이정시 측도 품질 보증을 전제로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중국은 국가가 소금을 관리하는 '소금전매제'를 시행해 우리 소금을 수출하기가 몹시 어렵다"며 "내년부터 소금전매제가 폐지될 것으로 알려져 신안 천일염의 수출 전망이 아주 밝다"고 말했다.

단일염전으로는 국내 최대인 전남 신안군 증도면 태평염전에서 소금 생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내년부터 소금 전매제 폐지

중국은 춘추전국 시대때 만든 소금전매제를 실시해왔는데, 최근 경제개혁의 일환으로 오래된 국가독점을 해제했다.

중국은 기원전인 춘추시대와 진(秦)나라 때부터 20세기 공산당까지 중국 중앙정부의 강력한 자금 확보수단이었던 소금 전매제도를 실시해왔다. 무려 2,700년의 기간이다.

그러나 중국 국무원은 지난 5월 '염업체제개혁방안'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식염생산업자가 생산량을 직접 결정하고 유통·판매시장에 진출해 자체 브랜드의 소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지금까지 식염을 생산, 판매하려는 중국 기업은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생산량도 국가가 정해준 쿼터를 초과할 수 없다. 또 소금 생산업자는 정부가 지정한 유통업자에게만 판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독점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오히려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소금산업의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문제점을 인식했다. 중국 정부는 2012년 한해만 국영소금회사에 7,200만 위안(약 1,300억원)의 보조금을 투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소금 시장 개혁이 추진되면 1,000억 위안(약 17조원) 규모의 식용소금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소금 수요는 2012년 기준으로 전세계의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齊의 桓公때 도입…漢나라, 흉노족 토벌 재원으로 활용

중국의 소금 전매제도는 기원전 7세기 제(齊) 나라 환공(BC 716∼BC 643)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통일 후에는 중앙정부의 강력한 통치방식으로 작동한다.

기원전 221년 중국을 통일한 진(秦)나라는 중앙집권제를 바탕으로 소금과 철을 국가가 통제했다. 그 수입은 고스란히 군대를 유지하는 데 쓰였다. 만리장성도 소금 판매 수익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진나라가 망하고 들어선 한(漢)나라는 처음에는 소금 전매제를 폐지했다가, 기원전 141년 즉위한 한 무제는 잠시 민간에 넘어갔던 소금, 철의 판매권을 가져왔다. 소금 판매로 얻은 이익은 흉노족을 정벌하느라 취약했던 국가 재정을 보충하는 데 쓰였다.

한나라 멸망 후 3∼5세기에도 중국의 일부 왕조는 국가 재정수입의 80∼90%를 소금 전매로 얻었다고 한다.

이런 소금 전매는 당시에도 권력층과 학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기원전 81년 한 소제 때 어사대부 등 행정관료 그룹과 각 군국에서 올라온 현량(賢良), 문학(文學) 그룹 사이에 술, 소금, 철 등의 전매제도를 놓고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이 회의 이후 술의 전매제도는 폐지됐지만, 소금과 철은 전매제가 그대로 유지됐다. 당시 유학자 환관(桓官)은 이 논쟁을 '염철론'이라는 책으로 기록했다.

중국 공산당도 1949년 정권을 잡은 뒤 소금 전매제를 유지하고 있다. 소금은 중국에서 공산 혁명이 일어나기 전인 20세기 전반에도 국민당의 수익원이었다.

 

소금 염(鹽)이라는 한자는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왼쪽 윗부분은 신하, 오른쪽 윗부분은 소금물, 그리고 아래는 그릇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자 뜻으로, 소금은 국가에서 관리한다는 걸 보여 주고 있다. 소금은 고대 이래로 중국에선 국가 권력을 상징했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