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여수의 섬들 ⑤...잉태한 산(産)달 창백한 얼굴 복사한 출력물이다

詩詩한 여수의 섬들 ⑤

 

'월호도 달빛 스캔들' 우동식 시인

 

여수 물꽃시낭송회

회장 우동식 시인

 

 

 

 

 

 

 

 

잉태한 산(産)달 창백한 얼굴 복사한 출력물이다

달거리를 앓고 있던지 달의 무리로 번역 되겠어

추월(秋月)이란 달의 이력도 속도위반

달려드는 구름의 유혹을 달통하게 뚫고

제 길 꽉 차게 달려 온 슈퍼문 달인

구름은 달갑지 않지만 길을 열어주었어

궤도를 일탈한 달의 눈빛이 호수에 달라붙고 달구치자

담박에 호수는 달을 품고 달구어지기 시작했어

달뜬 마음 염문으로 후끈 달아올랐어

호수는 홍조(紅潮)로 물들었고

달의 가슴은 깊고 오묘한 소용돌이에 푹 빠졌어

초점 잃고 몽롱해진 달빛 오르가즘에

잔잔한 호수도 출렁, 달달했어

달님 되어 보름에 한 번씩 제 집 마냥 달창나게 들락거리며

스스로 사랑이 깊어지는 섬을

월호도(月湖島)*라 해

그 섬 달동네 담장 밑 달맞이꽃이 필 때 쯤

마을사람들은 달집을 짓고 등기 이전하려는데

달(月), 호수(湖), 섬(島)은 놓아두고도 어울려 잘 살고 있다고

달빛 물빛 숨 가쁘게 마구 풀었어

영월정(迎月亭) 포구의 달 빚는 나는,

달빛이 나르시어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을 목도했어

* 월호도: 전남 여수시 화정면 월호리에 있는 섬

 

월호도 = 우동식 시인 제공

 

詩詩한 여수의 섬 이야기 ⑤

우동식시인
 

스캔들이라는 단어가 언론을 장악했다.

한반도가 스캔들과 촛불로 출렁인다. 스캔들(scandal)은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이나 불명예스러운 평판이나 소문을 말한다.

시인은 현재 월호도 영월정(迎月亭)에 있다. 월호도는 여수시 화정면 월호리에 소재하는 섬이다. 그 섬에는 영월정이라는 정자는 없다. 시인이 만들어 낸 가상의 정자이다. 마을 앞 해안이 반달형의 호수와 같다하여 월호도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 시는 달의 문장이라고 할 수 있다. 달로 시작되는 어휘가 시의 정서를 이끈다.

달이 충만해서 산(産)달 이다. 달거리를 하거나 달무리를 짓고 있다. 추월이란 달의 이름, 달통하게 뚫은 슈퍼문 달인이다.

궤도를 일탈한 달의 눈빛 구름은 달갑지 않지만, 호수는 달을 품고 달구어 지기 시작했다. 후끈 달아오르고 홍조로 물들었다. 달빛 오르가즘에 호수는 달달했고, 달님은 제집마냥 달창나게 들락거리며 스스로 사랑이 깊어 졌다.

그 섬 달동네 사람들은 달맞이꽃이 필 때쯤 달집을 짓고 등기 이전하려 했다. 달과 호수는 놓아두고도 어울려 잘 살 수 있다고 물빛 달빛을 마구 풀었다. 월호도에 섬과 달빛과 호수가 하나 되는 장면이다. 마구 풀어 놓아도 아름답고 하나가 되고 아무런 문제없이 잘 살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스캔들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달빛과 호수와 섬은 완전이 별개이고 근본적으로 다른 고유한 특성을 갖고 있지만, 어울리고 조화가 되어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달빛이 나르시어 구름을 뚫고 어둠을 뚫고 바다의 출렁거림을 뚫고 새로운 세상으로 열어가는 모습이다.

월호도는 달의 섬이다. 하늘에도 땅에도 바다에도 달이 뜬다.

달이 뜨면 구름도 비껴나고 섬은 하나 둘 제 모습을 드러내며 선명하게 조각된다. 맑은 호수 같은 바다도 제 모습을 드러내며 반추하고 있다.

세상은 어둠의 스캔들로 야단법석이지만, 월호도의 달빛 스캔들은 곱게 물들고 있다. 다양성과 통일성이라 할까? 잘 비벼 놓은 비빔밥이라 할까? 광화문거리의 촛불이라 할까? 어울려 만들어 지는 장관,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을 목도하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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