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송 출연해 '핵합의안' 무효화 위해 "트럼프와 논의 할 것"

[공감신문 박진종 기자]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방송에 출연해 지난해 7월 성사된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의 핵합의안(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트럼프와 논의해 무효로 만들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방송된 시사 프로그램 '60분' 인터뷰에서 이란 핵 합의를 무효로 하기 위해 "우리는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선택지를 갖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나는 도널드 트럼프를 잘 안다. 그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그가 이스라엘과 이스라엘 국민, 유대인에게 우호적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과는 의견 차이가 있었다"며 "물론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이란 문제"라고 인정했다. 그는 앞서 지난 4일 워싱턴에서 열린 중동 정책 세미나에서도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트럼프와 이 잘못된 합의를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핵 합의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길을 열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은 지난해 7월 국제사회가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대가로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의 핵합의안(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성사시켰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성과로 꼽히는 핵 합의를 '재앙', '최악'으로 표현하면서 "이란 핵 합의안을 찢어버리라는 얘기도 있다"고 주장해 취임 이후 정책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9월 뉴욕에서 만난 트럼프와 네타냐후 총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에 따르면 호세인 데흐칸 이란 국방장관은 테헤란에서 열린 한 안보 회의에서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하는 트럼프의 특성을 고려하면 그가 이란에 강력한 조처를 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적들은 잘못된 계산과 그들의 물리력만 믿고 우리와 전쟁을 하려 할 것이고, 그 전쟁은 이스라엘을 절멸시킬 것이며 중동지역은 물론 전 세계를 전쟁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이란이 먼저 핵 합의안을 어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이를 어기면 단호하게 즉각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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