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독감 환자수 1997년 인플루엔자 감시체계 도입 이래 최고치

[공감신문 박진종 기자] 2016년의 끝자락에 선 대한민국은 현재 바이러스와 전쟁중이다. 역대 최고 학생 감염수를 기록하고 있는 ‘독감(A형 독감 포함)’과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물가 상승을 우려하게 하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그 대상들이다.

▶ 학생 독감 환자수 19년래 최고치

20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계절 인플루엔자 초·중·고등학교 학생연령(7∼18세) 인플루엔자 의사환자수는 49주 1천명당 40.5명에서 50주(12월4일∼12월10일)에는 1천명당 107.7명으로 급증했고 51주에는 152.2명(잠정치)까지 늘어난 상태다.  학생 인플루엔자 환자 숫자는 1997년 인플루엔자 감시체계를 도입한 이래 최고치다. 기존 학생 인플루엔자 환자 숫자 최고치는 2013∼2014 절기 당시 1천명당 115명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학생 연령뿐만 아니라 전체 인플루엔자 환자수도 현재 1천명당 61.4명으로 집계됐다"며 "전체 인플루엔자 환자수 최고치도 1천명당 64명인데 현재 이 수치에 근접하고 있어 매일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지난 16일까지 A형 독감에 걸린 학생 수는 4만8천961명이다. 이들 가운데 절반이 넘는 2만7천434명이 등교중지(학교장 인정 결석)'를 받았다. 지난 11월 한 달간 A형 독감 환자 발생(6천957명), 등교중지(2천43명) 건수와 비교해 많이 늘어난 수치다.

20일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도내에서 A형 독감에 걸린 것으로 확인된 누적 학생 수는 3천941명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A형 독감에 걸린 학생은 960명이 더 늘어났다. 이 가운데 920명에 대해서는 등교 중지 조처가 내려졌다. A형 독감이 빠르게 퍼지자 도내 일부 학교는 이날부터 조기 방학에 들어갔다. 춘천시 강원고등학교는 21일 예정이던 겨울방학을 하루 앞당겼다. 또 강원중학교는 오는 23일부터 예정했던 겨울방학을 21일로 이틀 앞당기기로 했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이 2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룸에서 초중고 인플루엔자 환자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증가, 조기 방학을 검토한다며 국가지정 입원치료 병상을 소개하고 있다.

 

▶ AI 역대 최단 기간 내 최악의 피해​...계속 기록 갱신할 듯

AI(조류인플루엔자)란 닭, 오리, 칠면조, 철새 등 여러 종류의 조류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으로 폐사율 등 바이러스의 병원성 정도에 따라 고병원성과 저병원성으로 구분된다. 현재 국내에서 발생한 바이러스는 H5N6형으로 고병원성에 해당한다. 고병원성 바이러스는 빠른 속도로 가금류(닭, 오리 등)를 죽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에 처음 발생한 H5N6형은 2014년 4월 이후 최근까지 주로 중국, 베트남, 라오스, 홍콩 등에서 유행한 AI 바이러스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국내 야생조류와 가금에서 분리된 H5N6형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중국 광둥성(廣東省), 홍콩 등에서 유행한 것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유전자 변이가 일부 발견됐는데, 이는 중국 H5N6형에 감염된 야생조류가 시베리아, 중국 북동부 지역의 번식지로 갔다가 우리나라로 도래하는 과정에서 야생조류에 있던 저병원성 AI 바이러스 유전자와 재조합됐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H5N6형 바이러스는 중국에서 인체 감염사례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과거 유행했던 H5N1형 등에 비해 인체 감염률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가는 최악의 상황을 겪고있다. 지난달 16일 전남 해남 농가에서 최초 의심 신고가 접수된 이후 한달만인 이달 19일 기준으로 도살 처분된 가금류는 1천911만 마리다. 곧 2천만 마리에 육박할 전망이다. 한 달을 기준으로 매일 평균 60만 마리씩 도살 처분된 셈이다. 2014~2015년 H5N8형 발생으로 669일간 도살 처분된 가금류 마릿수가 1천937만 마리였던 것과 비교하면 역대 최단 기간 내 최악의 피해를 냈다. 지난 18일 밤에는 천연기념물인 원앙 8마리까지 살처분했다.

현재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의심 신고가 들어오고 있고 야생철새가 계속 국내 철새 도래지로 들어오고 있는 시기여서 피해는 지금보다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되는 살처분

 

▶ 정부·국회·민간이 논의하고 협의해 더 큰 피해 막아야

현재 국내에 독감과 AI 보다 중요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물경제가 악화되고 있는 국내 상황에서 AI 사태로 인한 계란 관련 제품의 물가 상승은 가계를 더욱 힘들게 할 것으로 보인다.

각 지역 교육청들은 학생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독감을 막기 위해 조기방학 방안을 시행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6일 빠르게 퍼지는 AI 사태를 조기 종식시키겠다는 명목으로 위기경보를 경계단계에서 심각단계로 격상시켰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오는 23일 국회에서 민생현안 점검회의를 열고 AI(조류 인플루엔자) 확산 대책을 점검·논의하기로 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0일 서울청사와 세종청사를 연결하는 영상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조류 인플루엔자(AI)에 대해서 "살처분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넘어서 국민의 우려가 크다"며 "과감한 광역방역조치, 신속한 정보공유, 현장의 책임 있는 대처 등의 원칙에 따라 조기 종식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황교안 권한대행의 발언처럼 정부·국회·민간이 무엇보다 먼저 ‘독감’과 ‘AI’를 논의하고 협의해 반드시 사태 확산을 방지하고 빠른 시일 내에 사태를 종식 시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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