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특파원들과 마지막 기자회견

[공감신문 박진종 기자] 반기문 UN(유엔) 사무총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특파원들과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리더십과 지도자상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마지막 언론 접촉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일(현지시간) 한국 특파원들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한국에는 어떤 지도자상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10년 하면서 많은 정상 만났다. 정확하게는 기억 안 나지만 1년에 국가 정상 300∼400명 만났다. 전화통화도 300∼400번 한다. 많은 나라를 방문했다. 계산해 보니 150여 개국 방문했다. 실패한 지도자에게 우선 국민의 염원과 고충을 진솔하게 소통하라고 이야기한다. 두 번째는 정치인이 정파적 계층적 이해관계 내려놓고 민족 전체를 보라고 말한다. 세 번째는 모든 이해 당사자와 포용적으로 대화해서 해결책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면서 “결국 화합과 통합, 포용적 대화해야 진정한 지도력이 나온다. 리더십의 요체라고 생각한다. 뜻밖에 한국에서 일어나고 국민이 촛불을 들고, 이렇게 되니 상당히 민망하다. 다른 지도자들이 한국 상황을 물어보면 한국은 오랜 역사를 통해 위기가 많았고 국민이 단합해서 슬기롭게 현명하게 극복했다고 말한다. 한국이 빠른 시일 내에 극복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귀국하지만 상당히 참담한 심정으로 귀국한다. 자랑스럽게 돌아가서 국제사회에서 환영받고 찬사도 받았다고 말하고 싶은데. 가슴이 무겁다”며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한국의 리더십은 왜 실패했다고 생각하나. 한국에서 성공한 리더십은 있나’란 질문에 반 사무총장은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말씀드릴 것은 아니고. 수백만 국민이 그들의 희망, 염원, 분노를 나타냈다고 본다. 정치 지도자, 사회지도자들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분석을 해서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4·19도 거쳤고 광주민주화항쟁, 6월 항쟁도 거쳤다. 32년 군사독재도 거쳐 진정한 의미의 민주정부를 세웠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회적 적폐가 쌓여 있다. 이런 적폐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으니 같이 진솔하게 검토해서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새누리 당내 상황에 대해서도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반 사무총장은 “국민이 없는 상황에서 정당이 무슨 소용인가, 비박, 친박이 무슨 소용인가. 저는 저 자신을 낮추고 사적인 생활은 없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오로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뛰었다. 능력 부족으로 다 성취하지는 못했다. 저는 비판과 칭찬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어떤 계층과도 시간 장소 가리지 않고 만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귀국후 박근혜 대통령을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반 사무총장은 “현재 상황에서 국가원수에 대한 예의상 당연히 만나야 되는데, 탄핵소추가 된 상황에서 총리에게 권한을 맡겼으니 황교안 권한대행을 예방하고 국회의장, 대법원장 등 3부 요인에게 귀국 신고할 것이다. 그 전에 국립묘지 참배하고 아버님 산소와 어머님에게 귀국인사 드릴 것이다. 그 이후에 일정을 잡아 진정한 민의가 무엇인지 들어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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