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반기부터 경기 이천 공장서 본격 생산

[공감신문 박진종 기자] 26일 외신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부터 48단 3D 낸드플래시 제품을 양산한 데 이어 72단 제품 개발을 2017년 상반기 중 완료하고 하반기부터는 경기 이천 사업장에서 본격 양산에 들어가기로 했다.

 총액 46조원 규모의 중장기 반도체 투자 로드맵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SK하이닉스[000660]가 내년 하반기에 세계 최초로 72단(72-layer) 3D(3차원) 낸드플래시(NAND Flash) 반도체를 양산하는 것이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낸드플래시 적층(積層)'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낸드플래시 업계 1위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에서 차세대 V낸드 솔루션으로 64단 3D 낸드 제품을 올해 4분기부터 양산하겠다고 선언하자, 업계 2위 일본 도시바도 64단 낸드 제품 양산을 공식화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에 두루 쓰인다. 낸드플래시 적층 공정이란 격자 모양의 메모리 셀을 최대한 높이 위로 쌓는 것을 말한다. 즉, 동일한 면적에서 단(段·layer) 수를 늘리면 늘릴수록 집적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많아진다.

48단 제품이 128기가비트(Gb)의 메모리를 갖고 있다면, 64단은 같은 면적인데도 256Gb의 메모리를 담을 수 있다는 의미다. 낸드플래시가 모바일 기기용 메모리 스토리지이기 때문에 적층의 의미는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낸드플래시 시장의 데이터 성장 규모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로 따져 44%에 달할 전망이다.

이처럼 반도체 업계에서 3D 낸드 초고층 집적 경쟁이 격화하면서 데이터 면에서는 초고용량 '테라(Tera) 시대'가 열린 것으로 평가된다. 1테라바이트(TB)는 약 1천 기가바이트(GB), 1조 바이트이다. 2013년 24단 낸드 제품이 처음 세상에 나온 이후 약 4년 만에 3배 적층도인 72단 제품으로 진화가 이뤄지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현존하는 최고 집적률인 64단을 1.13배 초과하는 72단 제품으로 곧장 나아가는 전략을 채택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D램 미세공정에서 21나노(nanometer·10억분의 1m), 22나노 등의 구체적인 나노 숫자 언급 없이 2x, 2y 등의 약어를 쓰게 된 것은 1나노미터 차이에 따른 불필요한 경쟁을 부각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64단을 건너뛰고 72단으로 간다고 해서 경쟁력이 더 뛰어나다고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할 순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2조2천억원을 투입해 충북 청주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하고 지난주 투자계획을 발표했으며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 공장에도 1조원 가까운 재원을 투입해 클린룸을 확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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