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통계청과 국토부는...

[한용주 경제 칼럼니스트] 지난달 29일 통계청과 국토부는 등록센서스 방식으로 집계해 2015년 기준 인구 천명당 주택수를 383호로 발표했다. 등록센서스 방식은 주민등록부, 건축물대장 등 행정자료를 이용해 현장조사 없이 인구·가구·주택에 대한 통계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국토부가 5년마다 천명당 주택수를 2000년 248.7호, 2005년 330.4호, 2010년 363.8호, 2015년 383호로 발표했다.

그런데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 통계에는 준 주택이 빠져있다. 준주택으로는 주거용 오피스텔, 단독주택으로 신고 되어 누락된 다가구 그리고 영업겸용 단독주택이 해당된다. 2015년 기준 주거용 오피스텔은 약 57만호이며 전체 준 주택은 약 90만호로 추정된다. 90만호는 인구수로 산정하면 1천명당 18호에 해당한다.

따라서 통계청 발표에 준 주택을 포함하면 2015년 기준 1천명당 401호가 된다. 향후 입주예정 물량과 인구증가 폭을 산정하면 2016년 408호, 2017년 416호, 2018년 424호 그리고 2019년 430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1천명당 400호는 1주택에 2.5명이 살고 있다는 의미이므로 1인 가구의 증가를 감안하더라도 공급과잉 상태라고 평가할 수 있다. 미국(2015년기준 419.4호)과 일본(2014년 기준476.3호)보다 낮은 수치이지만 미국과 일본은 이미 주택가격 거품붕괴를 겪은 나라이다.

그러면 우리나라 주택시장도 미국과 일본처럼 폭락할까?

당연히 우리나라 주택시장도 폭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주택수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인구구조이다. 우리나라 인구증가 폭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해마다 주택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그리고 2029년부터는 총 인구가 감소할 전망이다.

주택수요에 두 번째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금리수준이다. 낮은 금리는 수요 자체를 새롭게 창출하지는 못하지만 미래의 잠재수요를 앞당길 수 있다. 또 낮은 금리는 해외로부터 주택 투자수요를 끌어 들릴 수도 있다.

우리나라 중대형주택의 가격정점은 2011년이었다. 그때 당시 한국 기준금리는 3.25%였다. 반면에 일본의 주택시장 가격정점이었던 1991년이었고 일본 기준금리는 8%였다. 1991년 일본은 1천명당 주택수는 약358호였고 한국은 2011년 준 주택을 포함하면 약380호였다. 한국 금리가 일본보다 낮았기 때문에 가격하락이 지연되었다고 볼 수 있다.

1991년 이후 일본은 기준금리를 빠르게 내렸으나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해외금리는 약 5% 전후로 높은 상황이 약 10년간 지속되었다. 그때와 달리 지금은 2008년 이후 선진국들의 해외금리는 제로금리 수준에 머물고 있다. 1991년 이후 일본과 달리 2011년 이후 한국 주택시장은 저금리의 혜택을 보고 있다. 저금리의 해외 자본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었다. 특히 중국 왕 서방의 한국 부동산 매수규모가 컸다.

이러한 금리환경 때문에 한국 주택시장의 하락시기가 지연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고 있다. 미국 연방은행이 기준금리를 향후 2년 동안 약 5회 (1.25%) 정도 올릴 수 있다고 본다. 미국 금리인상은 국내 시장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수요공백과 거래절벽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 그리고 국내 부동산에 유입된 해외자금도 빠져 나갈 수 있다.

비록 금리인상 폭이 크지 않아도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장기간 저금리에 익숙했기 때문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미국 금리인상은 세계 부동산시장의 가격하락을 불러오고 가격거품이 크거나 공급과잉이 심한 국가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약 20~30% 정도 주택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그 하락폭은 소득대비주택가격지수 (PIR)를 과거 평균치와 선진국 지수와 비교하여 추산할 수 있다.

그리고 또 다른 변수는 북한이다. 통일여부와 상관이 없이 머지않아 북한이 경제를 개방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 만약 본격적인 남북 경제협력시대가 오면 북한 부동산 투자 붐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 돈은 수익이 큰 쪽으로 흐른다. 중국이 경제를 개방한 후 부동산 가격이 수십 배 상승했던 사례에 비추어 보면 북한 부동산시장의 미래가치를 능히 짐작할 수 있다.

남한 투자자금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다. 반면 남한 부동산은 투자대상에서 오랫동안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 남한 부동산시장은 공급과잉과 수요부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남한 주택시장은 수십 년간 바닥권에서 머무는 대침체(大沈滯) 속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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