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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칼럼] 마윈도, 손정의도 트럼프 만나는데, 우리 기업인들은 발 묶여트럼프 집권 걱정만 하고, 통상압력에 대한 해법은 없어
  • 김인영 칼럼니스트
  • 승인 2017.01.1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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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칼럼니스트] 중국 최대 온라인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마윈((馬雲·Jack Ma)이 9일(미국 동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만났다. 둘은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한 시간 반 동안 만나 미국의 일자리 창출을 논의했다.

회동이 끝나고 기자들 앞에서 사진도 찍고 회견도 했다. 일종의 인증샷이다.

트럼프는 “잭(마윈)은 미국을 사랑하고, 중국을 사랑한다. 두 사람은 좋은 만남을 가졌다. 잭과 나는 큰일을 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기업가중의 하나”라고 치켜세웠다. 마윈도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더욱 우호적으로 강화되어야 한다. 미국의 소기업과 농부들이 알리바바의 플랫폼을 통해 중국에 제품을 팔도록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과 중국 관계가 악화 일로에 있다. 미국의 주적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때 러시아였다면, 트럼프 집권 후에는 중국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트럼프는 중국을 강력 비판하던 인물들을 대거 참모진으로 영입하고,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중국을 집중 포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 무역보복을 약속했다. 중국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와중에 마윈은 트럼프를 만났다. 그리고 그는 미국인들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방법은 1백만개 소기업을 지원한다는 것. 미국 중소기업들이 생산하는 제품과 미국 서부 농산물을 많이 사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중국인들이 소비하게 하겠다는 맞춤형 방안을 제시했다. 마윈은 이의 일환으로 조만간 미국 중서부에서 1만5천~2만 소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대규모 기업 서밋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윈을 만난 트럼프의 입가엔 미소가 가득했다. 취임도 하기 전에 중국 최대기업이 제 발로 기어들어와 와 일자리를 약속한 것이다.

 

트럼프와 마윈 (왼쪽부터) / 연합뉴스 DB

 

일본은 발 빠르게 트럼프의 비위를 맞추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세계 각국 정상 중에서 처음으로 트럼프를 만났다. 이어 지난해 12월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트럼프를 만나 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미국 내에 5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도요타 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사장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참석해 향후 5년간 미국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요타측은 이 결정이 트럼프의 관세부과 압박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트럼프의 압력을 부드럽게 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일본 언론들의 분석이다.

루이뷔통을 생산하는 프랑스의 유명 화장품 업체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최고경영자(CEO)도 9일 트럼프를 만나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의 통상압력에 대처하는 것은 미국 물건을 많이 사주고, 미국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노리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일본과 중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내로라는 기업인들이 취임 직전에 트럼프를 찾아가는 것은 미국의 무역 보복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연합뉴스 DB

 

우리나라를 돌아보자. 정치인이나 정부 관료, 사회지도층 인사 모두가 올해 나라 경제의 불확실성을 걱정하며 두 가지 포인트를 지적한다. 첫 번째가 정국 불투명, 둘째가 미국의 트럼프 취임이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10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세계는 전인미답의 ‘트럼프 월드’에 들어서게 됐다”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 한국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타깃은 아시아, 특히 중국이다. 한국도 통상보복의 주요 타깃중의 하나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중에 한미 FTA를 콕 집어 개정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오는 20일 취임하면 그는 한미 FTA 개정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만들 게 명약관화하다.

우리도 정부는 물론 기업 차원에서 트럼프에 접근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정부의 동력이 약한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중국이나 일본처럼 기업들이 나서서 미국에 투자하고 미국 물건을 사겠다고 제스추어를 보내야 한다.

하지만 전망은 우울하다. 국내 기업들 중에서 트럼프에게 접근할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 등 손에 꼽힐 정도다. 그런데 이들 기업은 최순실 사태 이후 정치적, 사회적으로 비난받는 재벌이고, 그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은 국회 특위다, 특검이다 하는 문제에 온통 정신이 없다. 가뜩이나 트럼프를 만날 수 있는 일부 경영인들은 출국정지 조치로 해외에 나갈 수도 없다. 조사를 하든, 수사를 하든, 기업인들의 출국 정지는 풀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스스로의 문제에 지나치게 매여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해 여유 있게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게 안타깝다. 해외여행을 많이 간다고 세계인이 되는 게 아니다. 세계정세에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탄력성이 필요한 시절이다.

김인영 칼럼니스트  pjj@go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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