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금리인상이 시작되면...

한용주 칼럼니스트

[공감신문=한용주 칼럼니스트] 통상 금리인상이 시작되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다. 경기불황 동안 정부가 처방했던 경기부양책이 성과를 내면서 경기가 뚜렷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금리인상 이후로도 경제성장 속도가 빨라지면 기업의 매출과 수익이 늘기 때문에 증시가 추가적으로 상승하는 국면이 나타난다. 기대감으로 증시가 미리 한 단계 상승하였지만 증시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된다. 

그래서 증시에선 “유동성장세 뒤에 실적장세가 온다”는 경험담이 있다. 그러나 이 경험담은 지금 적용하기 어려운 과거 경험이다. 무엇보다 실적장세가 오기 위해선 반드시 공급과잉이 해소되어야 한다. 경기불황을 겪으면서 부실기업들이 도태되어 공급이 줄어들거나 아니면 해마다 인구가 늘어 새로운 수요가 늘어나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공급과잉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으면 실적장세는 올 수 없다. 

우리는 인구증가 시대에서 인구감소 시대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인 인구정체 시대에 살고 있다. 인구가 늘지 않으면 수요도 늘지 않는다. 수요가 늘지 않으면 공급을 줄여야 하는데 정부는 공급을 줄이기 보다는 투자를 늘려성장에 매진해왔다. 

공급을 줄이려면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데 정부는 소극적이었다. 한국정부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일자리 감소가 두려워 구조조정에 소극적이었다. 오히려 세계 각국이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설비에 투자를 늘렸다. 

한국경제는 다행히 경기불황 속에서도 호황을 구가하는 분야가 있다. 메모리 반도체와 OLED 디스플레이 분야이다. 그러나 이 분야도 하반기부터는 공급과잉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으며 중국의 추격으로 내년부터는 가격전쟁이 벌어지는 치킨게임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한국증시에 영향을 주는변수를 집어 보자!

 

 

첫 번째로 부동산 가격 하락하면서 내수소비가 더 위축될 수 있다.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난 지금 시점에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소유자의 재산이 줄어들어 소비심리가 악화된다. 또 금리인상 폭만큼 이자상환 부담도 늘어난다.

두 번째로 글로벌 보호주의 득세이다. 그렇지 않아도 비관세 보호무역 장벽이 높아지던 차에 관세무역 장벽까지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보호무역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어 이미 보호무역이 예고된 셈이다. 만약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시작되면 우리나라에 미칠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세 번째로 신흥국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이 있다. 오랫동안 신흥국은 선진국 자금을 끌어들여 투자를 계속해서 늘렸다. 그 결과 제조업뿐만 아니라 광업, 부동산업, 서비스업까지 여러 산업분야에서 공급과잉 상태에 빠져버렸다. 부채가 크게 늘었고 부동산 가격거품도 심각한 수준이 되어 버렸다. 

네 번째로 북한정권 급변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탄 실험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고 미국의 강경대응이 예상되고 있어 한반도 주변 정세가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하다.

역설적으로 미국의 경기회복은 신흥국에는 악재이다. 미국이 오랫동안 유지했던 저금리정책을 뒤로하고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으며 향후 2년간 약 5회 정도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다시 시작되면서 신흥국에 투자되었던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달러 부채가 많거나 부동산 가격거품이 큰 신흥국은 위험에 빠질 수 있다. 특히 중국은 기업부채 폭탄 위험과 부동산 가격붕괴 위험에 동시에 노출되어 있다. 신흥국 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한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지난 미국 발 금융위기보다 더 클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변수들이 순차적으로 반영될 수 있고 또는 중첩해서 한꺼번에 반영될 수도 있다. 미래예측에는 항상 불확실성이 따른다. 따라서 지수예측보다는 방향과 폭을 가늠하고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실물경제가 외환위기 때보다 나쁘더라도 한국증시는 다른 신흥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 겪었던 증시폭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왜냐하면 한국기업들의 국제적인 브랜드파워와 재무안정성이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증시는 올해 1/4분기에 높고 하반기로 갈수록 낮아지는 “上高下低”가 될 가능성이 높다. 상승폭은 소폭으로 제한된 반면 하락폭은 큰 폭이 될 수 있다. 증시를 종합지수를 예측한다면, 상단은 2150P 그리고 하단은 1700P로 전망한다. 확률이 매우 낮지만 만약 북한정권이 교체되는 급변사태가 발생하면 한국증시는 남북경협 기대감으로 상단을 뛰어넘어 매우 큰 폭으로 상승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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