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관광과 접목해 지역축제등 다양한 이벤트 활성화”

“중국 관광객 비중이 높아 외부적 요인에 의해 관광시장에 영향을 주는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중국 관광객 비중을 낮추고 동남아 시장으로 다변화하는 방안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국정부가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을 제한하려 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만났다. 정 사장은 “중국으로 가는 한국 관광객들도 많다”면서 지적하면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의 다변화를 강조했다. 중국 비중이 너무 높아 동남아, 일본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주력함으로써 중국 비중을 낮추겠다는 것. 그는 한류관광과 접목해 지역축제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강원도 원주로 이전한 한국관광공사 본사에서 정사장을 만났다.

 

대담 : 김인영 편집인

- 중국 정부가 유커들의 한국관광을 줄이겠다고 하는데, 대책은 무엇인지요.

▲중국은 2008년 올림픽 이후 2009년부터 여행자유화를 했습니다. 일본도 그랬고, 한국도 올림픽 이후에 해외여행을 자유화했습니다. 남의 나라에서 손님을 오라하면서 본국 국민들의 해외여행을 금지시킬 수 없죠. 중국이 해외여행을 자유화시키면서 각국이 중국 관광객을 잡으려는 노력은 점점 확대됐지요.

한국을 방한하는 전체 외국 여행객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 43.1%, 2015년 45.2% 그리고 금년 9월말을 기준으로 48.7%로 계속 증가해 왔습니다.

하지만 중국 관광객 비중이 높다보니, 사드 배치 결정과 같은 중국 관련 외적 이슈가 발생하였을 때 전체 방한시장 수요가 크게 영향을 받는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방한 관광시장에서 중국 의존율을 낮추고, 외적 요인에 대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하여 시장다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장별 여행객 특성을 감안해 전략적으로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구체적인 계획을 보지요. 중국시장은 외부 요인에 대한 영향이 적은 개별 관광객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마케팅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중국관광객의 유력한 대체시장인 대만·홍콩 시장 대상으로는 「+10만 유치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방한관광 제 2시장인 일본지역의 관광유치 회복을 위하여 광고 및 현지 이벤트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패키지를 포함한 단체관광객 유치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개별관광객 유치와 지방관광 활성화를 위해 서울과 지방을 직접 연결하는 고토치(ごとち)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동남아지역에서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등 3개국을 대상으로 항공사·한국기업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고, 무슬림 관광객 유치를 위해 ‘무슬림 친화식당 분류제’를 실시함으로써 시장다변화의 기반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 한국 관광시장이 급격히 커졌는데, 그 배경엔 어떤게 있었습니까.

▲2006년도에만 해도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600만명이었습니다. 2012년에 처음으로 천만명이 넘었습니다. 2011년도에 980만명으로 기억하는데, 1년 만에 1,114만명으로 증가한 것이지요. 중국 관광객의 유입으로 그렇게 늘어난 것입니다. 천만 관광객이 넘은 것은 불과 몇 년이 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처럼 관광 자원이 적고 인프라가 없는 상황인데도 이렇게 많은 관광객이 온다는 것은 대단한 것입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한류, 두 번째는 면세점을 중심으로 한 쇼핑입니다.

한류, 드라마로 시작한 한류가 음악으로 발전됐습니다. ‘난타’도 있었고, 빅뱅, 소녀시대 등 아이돌, 걸그룹이 대세입니다. 대한민국처럼 아이돌을 어렸을 때부터 기술적인 훈련을 시킨 나라가 없습니다. ‘아이돌’이라는 상품화가 정확하게 정착된 것입니다. 더불어 작곡, 작사, 안무가들의 창의력이 한류의 붐을 꽃피워 놓은 것입니다.

제가 인천공항에 있을 때, 외국 아이들 5, 6천명이 공연만을 보기 위해 그 비싼 비행기 표를 끊습니다. 단 하루, 좋아하는 아이돌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 정도로 한류가 인기가 좋습니다.

드라마로 시작해 음악으로 퍼진 한류는 그 다음에는 의료, 치료, 성형에 이어서 한식까지 가게 됩니다. 겨울연가 때문에 유명해진 춘천의 남이섬, 춘천 닭갈비가 외국인들 사이에서 엄청 유명하지 않습니까.(웃음)

그 이후에 정부에서 한식 광고를 많이 했습니다. 한식에 대해선 이명박 정부 때부터 많이 홍보 했습니다. 특히 발효음식을 내세웠습니다. 발효음식이 건강에 정말 좋은 것은 전세계적으로도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외국으로 치면 와인, 치즈, 요구르트겠지요. 우리나라에도 건강에 좋은 된장, 고추장, 간장, 김치 등이 발효식품, 자연식품이 있다고 외국인들에게 어필을 한 것이지요. 짭짤한 맛에 단 맛도 있어 살짝 자극적이라 맛있거든요.

 

- 우리 면세점도 관광객 유치에 큰 공을 세웠지요?

▲쇼핑 가운데 면세점의 관광효과가 큽니다. 2014년 기준 전 세계 면세점 시장의 국가별 점유율에서 한국이 12.3%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중국과 미국이 각 7.7%, 5.9%였죠. 올해 면세점 매출규모도 사상최초로 10조원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2015년도 기준 전세계 면세점 순위에서 한국 롯데면세점이 3등, 신라면세점이 6등을 했습니다. 전 세계 10등 안에 두 개의 한국면세점이 들어갑니다.

많은 외국인들이 면세점 때문에 쇼핑하러 옵니다. 한국 면세점 시장은 내수가 있기 때문에 받쳐줍니다. 외국 관광객이 한국 면세점으로 오는 이유는 상품이 다양하게 많고, 가격경쟁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롯데나 신라는 구매파워가 있으니 유통마진을 조금 다운시키더라도 최고급 신형 제품들을 사옵니다. 다른 국가들이 신형 제품을 갖추었다고 해도 우리나라가 더 쌉니다. 그리고 애프터서비스(AS)를 참 잘해주는 우리나라 면세점, 외국 관광객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부분입니다. 우리나라의 면세점은 처음엔 일본이 많이 사주었습니다. 그 다음엔 중국, 이제는 동남아가 사줍니다. 일본, 중국 등 관광객들은 백화점으로도 눈길을 돌립니다.

 

-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한류에 어떤 부문을 접목해야 할까요.

▲대한민국을 다녀가는 관광객들의 반응은 비슷합니다. “한류 때문에 다녀왔는데, 음식도 먹을 만하고 다양한 이벤트가 있어서 볼거리도 많더라”라고 합니다.

이제는 한국의 어느 축제에 가도 외국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 여의도 불꽃축제는 물론 부산 불꽃놀이는 외국인들에게 더 유명하지요. 그런 이벤트와 비슷한 것이 많습니다. 화천 산천어 축제, 원주 다이내믹 댄싱 파티 등 지역축제가 많습니다. 우리나라도 전국 방방곡곡에서 재래시장마다 축제를 하니까 외국 관광객들이 굉장히 좋아합니다.

사실 그런 축제들이 네덜란드의 튤립 축제, 리오 카니발 등과는 비교할 수 없겠습니만, 한류 때문에 한국에 왔다가, 온 동네에 크고 작은 이벤트와 축제들이 있으니 좋은 추억을 안고 간 외국인들이 입소문을 내고, 또 한국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옵니다.

실제로, “한류는 얼마나 가겠나?” 하는 질문과 부딛칩니다. 이때 인프라의 중요성이 제시됩니다. 교통이든, 지역축제든 확고한 인프라 구축에 대해서 생각해야 할 시점입니다.

공항도 그렇습니다. 인천공항 옆에 복합리조트 부지도 있습니다. 2020년 쯤 한국의 라스베이거스가 되겠지요. 항만하고 공항의 접근성, 서울서 각 지방으로 가는 셔틀과 도로, 철도가 잘 되어 있어야 합니다. 차에서 내린 관광객이 길을 나설 때, 그 길에는 안내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야 하고, 관광이 끝나고 나면 공예품, 기념품을 사야하죠. 모든 관광이 끝났으면 쉬어야 하는데 이게 사실 제일 약한 부분입니다.

‘숙박’이 제일 문제입니다. 모텔뿐이에요. 더군다나 모텔은 아침식사도 안됩니다. 가족들이 가려니 이상하고, 서울 근교에는 11시 넘어서 들어오라고 한답니다. 현실적으로 이런 인프라에, 천만이 넘는 관광객이 온다는 것은 대단한 것입니다.

 

- 관광산업의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만.

▲특히, 고부가 관광마케팅의 잣대라고 할 수 있는 국제회의 개최실적에서 한국이 아시아 1위, 세계 2위를 달성하고, 의료관광객도 지난해 역대 최대인 29만7,000명을 유치했습니다.

MICE(Meeting, Incentive, Convention, Exhibition)와 의료관광 부문은 고부가가치 관광입니다. 이 분야에서 시장별 차별화 된 마케팅을 통해 대형단체 유치, 의료관광 시장 다양화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MICE 분야에서는 오는 12월에 상하이 웨이나화장품(2,000명), 방콕 보험(1,300명) 등 대형 인센티브 단체를 유치할 예정입니다. 내년에는 2016 아시아태평양종자협회총회 등 중대형 국제회의를 대상으로 한국홍보관 운영, 인천공항 환영광고 등의 맞춤형 지원을 할 계획입니다.

의료관광 분야에서는 주 수요층인 중국 20~40대 여성 대상 홍보 마케팅 및 미국·러시아·일본·캐나다 4대 주요시장 대상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해외 여행업계와 공동으로 의료관광 상품을 개발해 판촉할 계획입니다.

 

-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적 개최를 위해 어떤 내용을 지원하고 있는지요.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한국관광의 수준을 업그레이드하고 한국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공사는 평창동계올림픽 관광부문의 성공 개최지원을 위해 대내와 대외로 나눠 Two-Track 지원체계를 구축‧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해외홍보, 관광수용태세 개선, 국내홍보, 콘텐츠 발굴의 4대 부문으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평창올림픽을 치른 후 시설은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요?

▲평창올림픽 관광 인프라는 저희 공사가 많이 도와주고 있죠. 미국 뉴욕주 ‘레이크 플래시드(Lake Placid)에서 동계올림픽이 두 번 개최됐습니다. 처음엔 망했죠. 시골에다 해놓으니 폐허가 되어 버렸습니다. 당시 그곳의 인구가 3만이 조금 넘었고, 우리 평창보다도 적었습니다. 하지만 4수 끝에 두 번째 동계 올림픽도 유치하게 됩니다. 미국에서 올림픽을 4회 정도 했는데, 한 지역에서 두 번한 것이지요.

두 번째 올림픽을 했을 때엔 기존의 시설을 리모델링합니다. 사실, 하계올림픽은 수도에서 다 할 수 있습니다. 동계는 실내 빙상 스케이트 장, 스키장 등 다양한 공간이 필요합니다. 활강, 스키점프, 컬링, 봅슬레이 등 많죠. 그래서 장소를 분산합니다. 대개 해당 기초, 광역에 뿌립니다.

레이크 플래시드도 뉴욕주에서 만든 올림픽 개발청(ODA: Olympic Development Agency)이라고 하는 기관을 만들고, 그에 맞는 주법도 제정해 올림픽 시설을 관리했습니다. 일단 만들어 놓은 시설들을 건 리모델링하고 쓰지 못하는 곳은 가족이나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으로 변화시켰습니다. 미디어 선수촌도 아파트처럼 만들어졌었는데, 나중에 교도소로 쓰기로 했지요.

잠실의 아시아 선수촌, 방이동의 올림픽선수기자촌 등 위치를 좋게 해놓으니 분양도 잘 됐습니다. 근데 평창 올림픽 시설도 나중에 리모델링하고, 미국처럼 하나의 기관이 통합운영을 하는 등의 준비를 해둘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경주 지진으로 지역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지원 방안을 계획하고 있는지요.

▲경주지역 관광 동향을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일본지사를 통해 구마모토 지진 등 유사 해외사례에 대한 정보자료를 수집해 체계적인 대응방안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지난 7, 8일엔 경주에서 경주관광 활성화를 위한 워크숍과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워크샵에서는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안전점검 및 대외홍보, 프로모션, 경주지역 행사 유치 지원, 온라인 및 SNS활용 경주 관광 홍보, 다양한 경주 관련 방송 프로그램 제작 등이 제시됐지요. 중장기적인 방안으로는 관광 콘텐츠 보강, MICE 목적지로서 위상 강화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맡은지 1년 2개월이 지났습니다. 지난해 메르스 때문에 어려웠지요.

▲ 지난해 8월 공사 사장에 취임했는데, 본사가 원주로 이전하고 수익사업을 철수함에 따라 어려웠습니가. 게다가 메르스가 발생해 외래 관광객이 급감하고 경쟁국인 일본의 인바운드 시장이 커지는 바람에 힘든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직원들과의 혁신과 변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경영혁신을 노력해 위기상황이 상당부분 정상화 될 수 있었다고 자평합니다. /정리=김대호 기자 news@gokorea.kr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국토해양부 제1차관을 거쳐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2015년 8월 10일에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부임했다.
1957년 강원도 강릉 출생으로 서울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나왔다. 1980년 행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1994년 기획예산담당관실을 거쳐 비상계획담당관, 법무담당관, 토지관리과장 등을 역임했다. 이어 대통령비서실과 공보관을 거쳐 2003년 주택도시국장, 주택국장 등을 지냈다. 2005년에 국무조정실 농수산건설심의관에 올랐으며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부단장에 이어 지난 2008년 3월부터 기획조정실장직을 맡았다. 그후 2010년 8월 국토해양부 1차관을 역임했다. 공직시절에 치밀한 업무처리와 강한 추진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 초빙교수(2011), 경희대 관광대학원 객원교수(2011)를 역임한 바 있다.
부인 신현숙(53)씨와의 사이에 1남을 두고 있다.

▲57년 4월 강원 강릉生 ▲서울고, 성균관대 행정학과, 서울대 행정학 석사, 경희대 행정학 박사 ▲ 행시 23회 ▲기획예산담당관실, 법무담당관, 토지관리과장 ▲대통령비서실 ▲주택토지국장,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부단장 ▲기획조정실장(1급) ▲국토해양부 1차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한국관광공사 사장(2015년 8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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