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 성급한 얘기…예산안에 협조하고, 안보ㆍ국방 챙겨야"

[공감신문 김대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7일 서울 중구 정동 달개비에서 사회 각계 원로들을 만나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국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해법을 논의했다.

회동에 참석한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 등 원로들은 야당이 국방, 민생, 예산 등에서는 협조하면서 국정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승 전 총재는 "국정 공백이 큰 문제라고 본다. 장기화할 우려도 있다"며 "야당과 문 전 대표는 앞으로 집권할 능력을 갖춰야 하고, 그런 의미에서 국정공백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총재는 "일단 문 전 대표는 안보와 국방을 각별히 챙겨야 한다. 휴전선을 앞에 두고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경제와 민생도 협조해야 한다. 특히 예산안 통과에 대해서는 문 전 대표가 관심을 갖고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계부채와 부동산 문제, 조선·해양 구조조정 문제 등도 따져보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야 요구를 성급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나왔다.

남재희 전 장관은 "(하야를 직접 요구하지 않는) 문 전 대표가 가장 신중하고 바른 태도를 지니지 않았나 싶다. 하야 주장은 국민감정으로는 맞지만, 정치의 진행과정을 고려하면 좀 성급한 얘기"라며 "특검이나 국정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는 것을 선행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미 대통령이 좀비가 됐다. 국정운영이 지속이 안된다"면서도 "그렇지만 충분한 법적 절차를 진행된 다음에 정치적 결단을 해야지, 그런 절차가 없으면 나중에 유감이 남는다"고 했다. 남 전 장관은 "지금 상황은 도올 김용옥 씨가 표현한 대로 혁명적 사태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혁명적 사태를 혁명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부작용이 매우 많다. 가급적 합법적인 룰에 따라서 반혁명적으로 푸는 것이 순리"라고도 했다.

안경환 전 위원장 역시 "아주 극단적인 것보다는 지금 시점에서 신중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며 "국정을 이끌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은 현실적인 입장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 시점에서 개헌 문제도 끄집어낼 것이 아니다"라며 "지금의 헌법을 갖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이날 이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사회 원로들을 차례로 조언을 구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7일 서울 중구 정동 달개비에서 사회 각계 원로들을 만나 정국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해법을 논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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