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감신문 염보라 기자
▲ 공감신문 염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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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염보라 기자=토니모리는 한때 소통의 아이콘으로 여겨졌다. 배해동 회장의 경영방침이기도 했다. 배 회장은 지난 2008년 경영 전면에 나섦과 동시에 기업문화를 뜯어 고쳤다. 키워드는 역시나 소통이었다. 임원실 문을 활짝 열고 부서 간 벽을 허물었다. 가맹점주 대상 세미나를 만든 것도 이즈음이었다. 화장품 브랜드숍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맹점주와의 소통도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배 회장의 철학에서 탄생한 결과물이었다.

 

그리고 2020년 현재. 토니모리는 안타깝게도 '불통(不通)'의 대명사로 전락한 모양새다. 토니모리발() 보도자료에는 여전히 '소통과 나눔의 경영철학'이란 문구가 등장하지만, 기자와 만난 토니모리 전·현직 점주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내저었다.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성장한 토니모리가 온라인몰 확장에 공들이기 시작하면서, 가맹점주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본사가 공식 온라인몰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할인 행사를 진행한 것이 화근이 됐다. 가맹점에서 회원 가입을 한 고객에게까지 '온라인몰 할인 쿠폰'을 문자로 발송하니, 가맹점주 입장에선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어제의 동료였던 이들은 오늘의 적이 됐다. 본사의 예상치 못한 공격에 수많은 가맹점의 수익이 반토막이 났고, 이내 '제로(0)' 수준까지 떨어졌다. 본사에 항의도 했으나, 본사가 쌓은 불통의 벽은 두껍고도 높았다. 한 점주는 "담당 직원에게 항의했으나 '다른 부서에서 하는 일이라 모른다'고 답하기 일쑤였다"고 토로했다. 두 명의 점주를 중심으로 삼삼오오 모여 만든 가맹점주협의회는 잠깐의 활동 후, 결국 백기를 들었다. 

 

토니모리의 불통 행보는 대리점주 대상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기자는 해당 내용을 취재하면서 본사의 입장을 듣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관련 내용을 질의했으나 끝내 답변을 받지 못했다. 늘 그랬듯, 또 한 번의 불통 전략을 택한 셈이다.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토니모리의 소통에 대한 시각은 야박하다 못해 싸늘하다. 이익만을 좇기 위해 '상생'이란 사회적 책임을 저버리고 소통에 벽을 친 기업의 미래는 밝을 수 없다. 최고경영자(CEO)의 초심대로, 늘 강조했던 소통과 나눔의 기반 위에 기업의 성장을 모색할 수 있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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