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제14대 은행연합회장 공식 취임

▲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염보라
▲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염보라

 

[공감신문]염보라 기자=김광수(사진) 신임 은행연합회장이 1일 제14대 은행연합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은행연합회는 22개 국내 은행을 대표하는 단체다. 김 회장의 임기는 이날부터 3년간이다. 

김 회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고객 신뢰 ▲은행 시스템 안정 ▲디지털·친환경 은행으로의 변화를 강조한 뒤, 35년 업력을 활용해 조타수·가교·균형추로서의 다양한 역할을 흔들림 없이 수행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그는 먼저, 은행이 처한 상황을 '임중도원(任重道遠)'이라는 고사성어를 빌려 설명했다. 임중도원은 해야 할 일은 많은데 갈 길은 멀다는 의미를 담는다.

김 회장은 "지금 우리 은행업은 탈세계화와 불확실한 국제정세 하에 유동성 과잉, 경제주체 부채 증가, 자산 버블, 제로금리, 저성장과 같은 복합적인 잠재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금융소비자보호 제도와 감독의 강화도 경영에 많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을 슬기롭게 대처해야 하는 것이 은행이 직면한 중차대한 책무일 것"이라고 했다.

비대면 디지털경제 확산,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한 산업의 구조적 새판짜기도 은행이 거스를 수 없는 '큰 변화의 바람'이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고객에 대한 신뢰와 은행 시스템의 안정은 시대가 변하더라도 변치 말아야 할 가치이고, 디지털 은행으로의 전환과 친환경 은행으로의 진화는 생존을 위해 반드시 변해야만 할 미션"이라며 "우리는 이제 그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금융의 본질과 역할에 화두를 던져야 하고, 미래를 향한 담대한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한 은행연합회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균형있고 공정한 제도적 경쟁환경을 조성하고, 탄탄한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하는 데 전심전력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디지털 전환의 역량, 기술, 생태계를 확장, 가속화하는데 예산과 자원을 집중하는 한편, 디지털 전환에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한 제도개선에 적극 노력해야 하겠다"며 "국내 은행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이 적극적인 경영활동으로 이어져 지속가능한 성장과 신사업 기회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하고 또 지원하겠다"고 알렸다. 

소통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그는 "당면한 과제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데 격의없이 소통하고 솔선수범하겠다"며 "국회, 금융당국, 은행, 다른 협회와도 긴밀히 협조하고 필요한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현장 등에서의 35년 경험에 열정과 역량을 바쳐 때로는 조타수, 때로는 가교, 때로는 균형추로서의 다양한 역할을 흔들림없이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회장은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 은행감독과장,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국제조세과장·금융정책과장을 역임했으며 김대중 정부 때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이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거쳐 2018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올랐다. 

 

다음은 취임사 전문이다.

은행연합회 임직원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제가 은행연합회를 자주 방문하고

함께 일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오늘부터 은행연합회 회장으로 여러분과 함께

일하게 되어 더욱 감회가 새롭게 느껴집니다.

 

사원은행 대표 여러분!

저를 믿어 주시고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주신 점,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여러분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특히 지난 3년간

은행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 하시고,

전대미문의 코로나 위기 속에서

은행 본연의 역할과 사회적 책임에 헌신해 주신

김태영 회장님께도 진심어린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그 동안 우리 은행산업이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성장해오는 과정에서

은행연합회 직원 여러분들이 보여준

열정과 노고에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 모두의 바람을 이루 다 헤아릴 수는 없겠지만

현장 등에서의 35년 경험에 열정과 역량을 바쳐,

때로는 조타수, 때로는 가교, 때로는 균형추로써의  

다양한 역할을 흔들림없이 실천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오늘 이 각별한 각오와 굳건한 소신을 초심으로 삼아,

14대 은행연합회장으로써 첫 발을 내 딛고자 합니다.

 

2. 변화의 흐름, 임중도원(任重道遠)

 

은행연합회 임직원 여러분!

‘해야 할 일은 많은데 갈 길은 멀다’는

고사성어 임중도원(任重道遠)이,

은행이 처한 절박한 상황을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 은행업은 탈세계화와 불확실한 국제정세 하에

유동성 과잉, 경제주체 부채 증가, 자산 버블, 제로금리,

저성장과 같은 복합적인 잠재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또한 금융소비자보호 제도와 감독의 강화도 경영에 많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슬기롭게 대처해야 하는 것이 은행이 직면한 중차대한 책무일 것입니다.

 

한편, 밀레니얼 세대 중심의 인구축 이동,

4차산업혁명과 코로나로 촉발된 비대면 디지털경제 확산,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한 산업의 구조적 새판짜기는

은행에게도 거스를 수 없는 큰 변화의 바람일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그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금융의 본질과 역할에 화두를 던져야 하고,

미래를 향한 담대한 여정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전통적 은행으로써 당면한 책무가 임중(任重)이라면,

미래형 은행으로의 여정은 도원(道遠)이라 하겠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은행연합회와 은행이 한 마음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고객에 대한 신뢰와 은행 시스템의 안정은

시대가 변하더라도 변치 말아야 할 가치이고,

디지털 은행으로의 전환과 친환경 은행으로의 진화는

생존을 위해 반드시 변해야만 할 미션이라 하겠습니다.

 

저는 ‘신뢰’, ‘안정’, ‘전환’, ‘진화’를 키워드로

운영방향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3. 운영방향

 

첫째, 고객에 대한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합니다.

고객의 신뢰는 금융회사의 ‘존재이유(raison d′ être)’이자,

어떠한 경우에도 ‘변해서는 안될 기본’입니다.

 

금융산업내 파괴적 혁신 속에서도 은행이 아직까지 건재한

이유는 고객이 주는 압도적 신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신뢰는 고객의 로열티로 쌓아올린게 아니라,

수십년 동안의 은행업 레거시, 관성적인 고객의 습관,

대마불사 통념 때문이라는 점을 냉정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주주와 이익 위주의 경영 패러다임은 잇단 고객피해와

불편한 관행, 금융소외 계층을 양산할 수 밖에 없으며,

고객제일 경영을 외치는 은행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고객은 은행을 원치 않고 서비스를 원합니다. 이제 고객과

은행간에 벌어진 관점과 가치의 간극을 좁혀야 하겠습니다.

 

두터운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 체계는 기본입니다.

고객의 가치 제고, 서비스의 개인화 및 맞춤화 중심으로

채널, 인프라, 상품, 제도, 조직문화를 혁신해 나갑시다.

 

둘째, 은행의 안정성을 확고히 해야 하겠습니다.

 

금융은 경제의 혈맥이고, 은행은 금융의 대동맥입니다.

건강한 은행이라야 국가경제에 활력을 줄 수 있습니다.

 

과거부터 은행은 금융기관의 맏형으로써

때로는 무거운 짐을 지기도 했고

때로는 기울어진 운동장도 감내해야만 했습니다.

 

진퇴양난의 현상황에서 은행의 미래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3低 현상은 성장성과 수익성의 발목을 잡고 있고,

예정된 수순으로 다가올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은

부채위험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더불어 코로나 극복과 재도약 과정에서 경제의 지원축으로

더 많은 은행의 역할이 요구될 것입니다.

 

은행과 사회의 지속가능한 상호발전을 위해서는 은행의

안정적인 건전성, 수익성, 성장성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은행은 교토삼굴(狡兎三窟)의 지혜로 손실흡수능력, 경영효율화, 수익원 중심으로 경영의 노력을 다해주시고,

은행연합회는 균형있고 공정한 제도적 경쟁환경을 조성하고,

탄탄한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하는 데 전심전력 하겠습니다.

 

셋째, 디지털 은행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높여야 합니다.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리는 MZ세대가

향후 10년 내 세계 노동인구의 약 75%를 차지하여

경제활동과 소비의 주축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코로나 시대에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고,

아마존과 같은 금융 디스럽터(Disruptor)는

기존 금융기관의 디지털 전환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기존 은행이 만약 디지털은행으로 변모하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위상이 격하되거나 파괴된다고

바젤은행감독위원회는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내 놓았습니다.

 

이에, 싱가포르 DBS은행은 10년의 노력으로 세계 제일의

디지털은행으로 성장하였고, 글로벌 은행들도 속속

디지털 전환과 투자로 반격에 나서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세계 8위의 글로벌 디지털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국내은행의 디지털 전환은 느리다는 평가입니다.

 

디지털 전환의 역량, 기술, 생태계를 확장, 가속화하는데 예산과 자원을 집중하는 한편, 디지털 전환에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한 제도개선에 적극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넷째, 친환경 ESG 은행으로 진화해야 하겠습니다.

 

그간 우리나라가 농업국가에서 공업국가로,

다시 첨단산업 국가로 비약적인 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은행의 주된 역할은 산업금융이었습니다.

 

최근 기후변화 대응과 미래세대를 위해 세계 각국은

2050년 전후의 탄소중립과 저탄소 친환경 경제로의

에너지 및 산업구조 전환을 정책의 축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친환경,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를

핵심가치로 하는 ESG 경영 기업이 확산되고 있고,

우리 정부 또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ESG 금융 활성화

정책과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국내 은행도 투자와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친환경 ESG 금융 중심으로 역할 수정이 시급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만 합니다.

 

나아가 ESG 성장전략을 통해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성과를 창출하는 글로벌 은행 사례를 감안하면,

국내 은행의 ESG 금융이 적극적인 경영활동으로 이어져

지속가능한 성장과 신사업 기회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하고 또 지원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측면에서 덧붙이자면

은행의 글로벌 진출 전략과 사업모델도,

디지털, ESG 전략방향과의 일관성하에

재정립하고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4. 다짐과 당부

 

은행연합회 가족 여러분!

 

은행과 연합회가 당면한 과제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데

여러분과 격의없이 소통하고 솔선수범해 나가겠습니다.

 

국회, 금융당국, 은행, 다른 협회와도 긴밀히 협조하고

필요한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사원은행의 생생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현장감 있는 논리야말로

사원은행의 입장을 가장 훌륭히 대변할 수 있는

무기라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5. 우리의 자세, 원모심려(遠謀深慮)

 

사원은행 가족 여러분!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으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엘빈 토플러는 40여년 전에 이미

정보기술혁명과 디지털시대를 예견하면서,

미래의 문맹은 글자를 읽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는 법을 배우지 못한 사람을 뜻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금융을 둘러싼 복잡한 변화의 함수를 미분(微分)하여

변화의 방향성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고,

자원과 인프라를 적분(積分)하여

협업 생태계와 금융의 파이를 키워 나가야 하겠습니다.

 

원모심려(遠謀深慮), 멀리 바라보고 깊이 생각합시다!

 

2020년 경자년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연초 소원을 성취하는 뜻 깊은 한 달 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늘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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