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범죄 속 피해자들의 고통은 비단 오늘만의 일이 아니었다.’

[공감신문] 공감포스팅팀=클럽 버닝썬 관련 이슈가 뜨겁다. 아직 수사 중에 있으며,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혹들이 많은 가운데 한 직원이 마약 양성 판정을 받았다. 마약류에 대한 처벌 수준은 어느 정도이며, 해외의 경우는 어떠할까?

이번 사태에서 가장 큰 논란은, 자발적인 마약 투약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 이른바 ‘물뽕’으로 불리는 약물을 타인에 의해 투약, 그로 인해 강간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입장이 가장 뜨거운 맹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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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강간 약물, 이른바 ‘물뽕’이라 불리는 이 약물 관련 문제는 결코 이번 사태로 인해 갑자기 불거진 게 아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암암리에 판매돼 왔으며 피해를 겪은 여성들의 고통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성범죄는 피의자보다 피해자가 더욱 수치심을 크게 느낄 뿐 아니라, 심지어 죄책감까지 느낄 수 있는 매우 독특한 특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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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 중엔 모르는 사람이 아닌, 애인이나 지인에게 강간을 당했다는 경우도 꽤 많았다. 실제 한국성폭력 상담소의 접수된 피해 상담 건에 따르면,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에 의한 피해가 80% 이상이라고 한다. 서로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이면이다.

이번 이슈와 더불어 데이트 강간 폭력 및 약물에 대한 규제, 그리고 사회의 감시에 대해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대한민국 국민과 마약

어떤 이들은 이렇게 묻는다. 우니나라 국민이 마약이 합법인 나라에서 마약을 하는 건 불법이 아니지 않느냐고! 아니다, 그렇지 않다. 속인주의에 의해 대한민국 국민은 대한민국 법으로 처벌받게 된다.

마약 관련 합법 국가로 네덜란드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실 네덜란드는 마리화나만 합법화돼 있다. 개인이 구매할 수 있는 용량 등에 대한 규제도 구체적이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의 13개국은 의료용 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됐다.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 주를 포함한 9개 주와 수도 워싱턴DC가 마리화나 흡연을 전면 합법화, 31개 주는 의료용 마리화나 사용만 허용하고 있다.

‘FOR MEDICAL USE ONLY’ 의료용 마리화나 =CNN.COM

캐나다에서는 역시 작년 10월, 의료용뿐만 아니라 기호용 대마초 판매를 합법화했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우려 목소리가 높다.

사회구조와 마약

사실 국내에서도 마리화나, 즉 대마초 합법화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많다. 대마초는 술보다 중독성이 낮으며, 오히려 합법화 된 국가들의 경우 다른 약물의 사용이 낮다는 것이 그들의 의견. 하지만 이는 단순히 중독성이나 체내 영향만을 놓고 볼 이슈가 아니다. 마약 관련 규제는 그 사회의 특성과 맞물려 생각해야 한다.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의료용 마리화나로 연간 1억 달러가 넘는 세금을 징수할 수 있었다고 한다! 과거 미국이 금주령을 시행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굉장히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미국은 금주령 시행에 실패했던 것이다. 역사적으로 술은 일상생활에 매우 밀접하게 닿아있었기 때문.

미국 금주법 시행 당시, 경찰의 밀주 단속

역사적으로 조선을 포함해, 술을 금지했던 나라들은 많았다. 현재 이슬람 국가들만이 금주법에 성공한 케이스.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술이 사회적으로 문제였던 역사가 매우 길다는 것이다.

술에 중독되는 해악을 들어 음주를 삼가라고 권하는 내용이다. = 영조 <어제계주윤음(御製戒酒綸音)>, 1757,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중국의 경우, 마약과 관련된 규제 및 처벌이 매우 강하다. 중국은 과거 아편으로 인해 전쟁까지 치렀던 아픈 역사가 있다. 이슬람 국가들이 음주 규제에 성공했듯이 중국 역시 약물에 대한 규제에 성공한 편.

대마초 합법화 반대 입장은 술이든 약물이든 굳이 사회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는 것들을 합법화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규제가 한번 완화됐다가, 다시 금지를 시킨다? 이것은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기 매우 힘든 일이다.

물뽕? 그게 뭔데?

물뽕이라 불리는 이 약물의 진짜 이름은 GHB(Gamma-HydroxyButyrate)다. 향정신성의약품이며 마약의 한 종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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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추신경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환자의 증상에 따라 전문 의약품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단, 의사의 처방을 받아 꼭 필요한 환자에게 ‘올바른 용법’에 따라 쓰일 때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술’과 함께 복용하는 것! 사망에 까지 이를 수 있다.

데이트 강간 약물로 잘못 악용된 GHB의 경우, 피해자들이 이미 술을 마신 상태에서 복용했을 확률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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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약물이 다른 마약보다 훨씬 위험한 이유는, ‘타인에게 복용시킬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무색, 무취인 이 마약은 피해자가 모르는 사이에 투약돼 정신을 잃게 만들 수 있다. 심지어 뇌에 쇼크를 주어 기절시키는 식으로 깨어나면 기억이 없다는 것도 범죄에 크게 악용되는 부분이다.

주로 성폭행 목적으로 쓰이는 이 약물, 그렇다면 타인에게 몰래 투약시킨 후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면 죄가 아닐까? 물론 죄에 해당된다! 일단 마약류로 분류가 돼 있으며, 뇌에 손상 및 쇼크를 일으킨 것은 타인의 신체에 상해를 입히는 행위다. 또 이로 인해 피해자가 2차 피해를 겪을 수 있게 미수한 것이 범죄로 인정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

현재 사태로 인해 아마 한동안은 마약 관련된 범죄가 잠잠해질 듯 하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스스로 자신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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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순간 의심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안타깝긴 하지만, 타인이 주는 음료나 술을 무조건 받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잠시 자리를 비울 경우, 자신이 사용하고 있던 컵의 음료나 물을 다 마시고 다녀오는 것도 하나의 팁이다. 약물을 탈 수 있는 내용물 자체를 아예 없애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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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에 관한 논쟁은 비단 한 사회만의 이슈가 아닌, 전 세계인이 공감하는 이슈가 되었다. 이것이 어느 한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분명한 사실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로 인해 피해를 겪는 이들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조용한 피해, 하지만 그들이 겪었을 심리적 고통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 우리 주변, 이웃과 친구에게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이번 사태 이후로도, 관련 사회문제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지속적이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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