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충한 색으로 변해 버린 여의도 벚꽃

[공감신문] 며칠 전 하얗던 여의도 벚꽃 색깔이 오늘 아침 보니 우중충한 색으로 변해 버렸다. 어제 내린 비가 벚꽃 색깔을 우중충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러면 단순히 비가 여의도 벚꽃 색깔을 우중충하게 만든 것인가. 결코 아닐 것이다. 

빗속에 담긴 수많은 미세먼지가 벚꽃에 묻은 것이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뿌연 하늘이 지속될 때, 미세먼지 수준이 나쁜 날이 계속 될 때 비가 오기를 희망한다. 비가 미세먼지를 줄여 주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인공강우 실험을 하고 있고, 이를 실제로 적용할 계획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정책은 무엇인가? 아직 그럴듯한 장단기 정책을 들어본 적이 없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안개와 미세먼지로 덮여 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 이 계속되면 초등학교는 학교 재량으로 휴교한다고 한다. 휴교하는 학교에는 아마도 교실에 공기 청정기가 없을 것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초등학교 교실마다 공기 청정기가 설치된 곳은 30% 수준이라고 한다.

나라에서 엄청난 예산을 국민건강과 복지에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그리 크지 않는 것처럼 보여 진다. 

왜 그럴까? 예산의 상당 부분이 시설이나 인프라 투자보다는 현금성 지출이기 때문이다. 예로를 들어, 출산율 증대를 위해서는 언제 어디서든지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영유아 보육 시설이 필요하다. 시설을 늘리면 그만큼 고용도 늘어나 저조한 실업률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 정책은 반대로 가고 있다. 육아 지원비로 해결하고자 한다. 실행하기 쉽고, 선거 등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서 시행한 지하철 요금 무료 같은 미세먼지 감소 정책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이틀간 150억원의 예산이 사용됐다. 이 돈으로 공기 청정기를 구입해 초등학교에 배치했다면 최소 몇 개의 학교 교실에는 공기 청정기가 마련됐을 것이다.

누군가가 미세먼지를 죽음의 먼지라 칭했다. 개인별 건강 정도에 따라 시간차가 있을 뿐, 결국에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여의도 벚꽃

이제는 말로만 하는 정책, 돈만 쓰는 정책이 아니라 미세먼지를 줄이고,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직접적인 정책, 계획 수립에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계획을 수립할 때는 중요성, 화급(火急)성을 기준으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우선적으로 미세 먼지를 줄여야 할 중요한 곳은 어디인가, 그리고 대상은 누구고 무엇인가를 엄밀하게 생각해야만 한다. 

시내 밀집 지역에 공기 집적, 정화시설을 설치하는 저감 정책이나, 공해 발산 차량 및 시설물들의 엄격한 관리로 공해 발생 자체를 줄이는 정책 등 종합적인 정책들이 시행돼야 할 것이다.

따스한 봄날 출근길에 우중충해진 여의도 벚꽃을 보면서, 국민들이 미세먼지 때문에 비오는 것을 더 이상 바라지 않았으면 한다. 미세먼지 공해에서 벗어나게 하는 현실성 있고, 효과적인 정부의 미세먼지 절감 정책이 시행되기를 바란다.

새하얀 여의도 벚꽃을 보고 싶은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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