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 데 있는 다정한 정보’...날생선, 초콜릿, 달걀흰자, 새우, 양배추, 소시지 등

[공감신문] 고진경 기자=고양이는 호기심이 참 많은 동물이다. 개묘별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개 새로운 흥밋거리를 찾아 탐색하는 걸 즐긴다. 늘 직접 확인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고나 할까.

조심스럽게 발로 톡톡 건드리다가 냄새를 킁킁 맡아보는 고양이의 모습은 귀엽기 그지없다. 왕성한 호기심으로 집안 곳곳을 탐색하고 참견하는 면모는 집사들이 아주 사랑하는 것들 중 하나다.

그러나 이때 조금만 방심하면 먹어서는 안 될 것들을 입에 집어넣기 십상이다. 저게 왜 집 안에 굴러다녔지 싶은 것들을 날름 주워 먹기도 한다. 여기저기 헤집고 들어가길 좋아하는 고양이의 특성 탓이다.

간혹 식탐이 강한 녀석들은 식사 시간에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저도 한입 달라는 간절한 눈빛을 보낸다. 귀여움에 못 이겨 조금씩 나누어주기 쉬운데, 사람들이 먹는 음식 중에는 고양이가 먹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 꽤 있다.

맛있게 먹는 모습은 집사에게도 행복이지만, 고양이의 건강을 위해 먹으면 안 되는 음식들을 잘 구별해서 줘야겠다.

고양이가 생선을 좋아한다고 해서 날생선을 덥썩 줘서는 안 된다. [freepik]

고양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라 하면 바로 생선이 연상된다.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 맡긴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고양이가 생선을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조리나 가공되지 않은 생선을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에게 주는 것은 그다지 현명하지 못하다. 날생선에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이 들어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날생선의 효소가 비타민B의 티아민을 파괴하기 때문에 영양소적으로도 좋지 않은 음식이다. 같은 이유로 익히지 않은 육고기도 주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그렇다면 강아지 사료를 고양이에게 주어도 괜찮을까? 정답은 ‘아니오’다. 강아지 사료에는 고양이에게 필수적인 영양성분인 타우린이 함유돼있지 않아 장기간 섭취 시 영양실조가 생길 수 있다.

고양이나 강아지들은 사료의 종류를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 것이나 잘 먹으니, 둘을 함께 키우고 있다면 주의해야겠다.

유제품도 고양이의 구미를 당기는 음식 중 하나이므로 보관에 유의해야 한다. 사람이 먹는 우유와 치즈에는 고양이가 소화시킬 수 없는 락토스 성분이 함유돼 있다.

사람용 유제품을 고양이가 먹으면 소화불량이나 설사가 일어날 확률이 높다. 락토 프리 우유나 고양이 전용 우유, 소량의 무염 치즈는 줘도 괜찮다.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달콤한 초콜릿. 고양이에겐 독과 같으니 절대로 먹게 둬서는 안 된다. [freepik]

강아지에게 줘서는 안 되는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는 초콜릿은 고양이에게도 독이 된다. 초콜릿의 주원료인 카카오에는 테오브로민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특유의 씁쓸한 맛을 내는 이 성분은 고양이에게 경련과 구토, 발작 등의 증상을 일으키므로 절대로 먹게 해서는 안 된다.

초콜릿이 고양이에게 좋지 않은 또 하나의 이유는 카페인에 있다. 다량의 카페인은 고양이에게 치명적이어서 빠른 호흡과 고열, 근육 경련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인 커피나 콜라, 각성 음료 또는 진통제 모두 고양이 금지 목록에 포함된다.

간혹 길고양이들에게 사람용 참치캔을 주는 경우가 있다. 고양이가 쫄쫄 굶은 상태라면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보다야 훨씬 낫겠지만 최선의 선택은 아니다.

사람이 먹는 참치 캔은 염분이 강해 많이 먹으면 고양이의 신장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사람용 햄이나 소시지, 게맛살 역시 마찬가지다.

길고양이에게 먹을 것을 주고 싶다면 수고스럽더라도 고양이 전용 사료나 간식을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양파를 비롯해 파, 부추, 마늘 등의 백합과 식물에는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성분인 티오황산염이 들어있다. [freepik]

한식의 필수 재료인 양파나 파, 부추, 마늘은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독성을 가지고 있다. 바로 고양이가 소화할 수 없는 티오황산염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익혀서 먹더라도 고양이의 적혈구를 파괴해 빈혈을 일으킨다. 이 재료들을 이용해 요리를 한 후에는 혹시 떨어뜨린 조각이 없는지 잘 살펴봐야겠다.

달걀흰자에 함유된 아비딘이라는 단백질은 수용성 비타민인 비오틴의 소화 흡수를 방해한다. 이는 피부염, 결막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완전히 익힌 달걀노른자는 고양이에게 영양식으로 주면 좋다. 1회 적정 급여량은 반알 정도다.

과자, 치킨, 피자 등은 당연히 절대로 고양이가 먹으면 안 되는 음식들이다. 고양이가 옆에서 자꾸 달라고 조른다면 간을 아예 하지 않은 익힌 닭가슴살 등을 조금씩 줘 가며 달래보자.

고기를 뼈째로 요리해서 주는 것은 위험한 방법이다. 고양이가 닭뼈나 생선뼈를 잘 발라내지 못하면 식도나 위장이 손상될 수 있다.

생선의 경우 뼈를 발라내고 적정량만 급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선만 너무 많이 먹일 경우 생선에 포함된 지방의 산화로 인해 비타민 E가 부족해져 황색지방증이 걸릴 수 있다. 황색지방증은 축적된 지방이 산화돼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포도는 고양이의 신장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는 위험한 과일이다. [freepik]

새우나 게, 조개, 문어, 오징어 등의 해산물은 고양이에게 절대 줘서는 안 된다. 구토나 설사, 신경증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조리한 뒤에도 고양이에게 유해한 독성 물질이 사라지지 않으니 보관에 유의해야겠다.

양배추, 당근, 옥수수, 딸기, 콩 등의 채소와 과일은 고양이의 영양부족을 초래할 수 있는 음식들이다. 이 음식들은 필요한 영양분을 오히려 배출시키고 장 내 환경을 악화시켜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특히 포도는 고양이의 신장을 손상시켜 설사와 구토를 유발한다. 심할 경우 급성 신부전증에까지 걸릴 수 있으므로 절대 금물이다.

사람의 주식인 빵이나 밥은 소량 먹는다고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육식동물인 고양이에게는 탄수화물이 에너지원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다량 섭취할 경우 비만과 당뇨병에 걸릴 수 있으니 아예 주지 않는 것이 좋다.

메밀 소바와 우동에는 고양이에게 무척 위험한 마그네슘과 미네랄 등이 듬뿍 들어있다.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기도 하니 줄 생각을 말아야 겠다.

견과류도 고양이에게 좋지 않은 음식 중 하나다. 고양이는 단백질을 분해해서 에너지를 얻기에 적합한 장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견과류는 지방 함량이 높아 소화흡수가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고양이가 먹으면 안 되는 음식들이 너무 많은가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간이 세고 조미료가 많은 사람의 음식이 고양이의 몸에 좋지 않은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위에서 언급된 음식들을 잘 기억해 소중한 고양이의 식단을 안전하게 지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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