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기업가치 제고 방안...장기 투자 생태계에도 중요

27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국회의원이 주최한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한 국민노후재산 보호 및 기업가치 제고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 서지민 기자

[공감신문] 서지민 기자=스튜어드십 코드가 기업경영의 간섭의 측면에서 해석되면서, 부정적인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는 투자의 기본적인 원리이며,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률 제고의 기초 원칙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27일 국회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정착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국회의원의 주최로 열린 이 토론회 참석자들은 모두 입 모아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인식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작년 7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의결했고, 지난 1일에는 국민연금이 약 7.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에 대해 주주권을 행사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297개의 기업에 해당 기업별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고, 전체 상장사의 약 14.1%의 지분에 이른다.

국민연금이 국가 기관이고, 정부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데서 스튜어드십 코드가 ‘관치’ 또는 ‘연금사회주의’ 등의 굴레를 씌고 있는 상황이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가 토론자의 발표를 유심히 듣고 있다. / 서지민 기자

하지만 이날 토론자들은 스튜어드십 코드는 그 자체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와 별개로 스튜어드십 코드 정착에 따른 긍정적인 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발제를 통해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초적인 투자 프로세스의 일환”이라며 “하지만 한국에서는 증권사, 투자기관, 언론들이 투자를 하나의 ‘트레이드’로 바라보면서 단기적인 투자이익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주권 행사라는 지극히 당연한 투자 행위를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튜어드십 코드는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 제고 방안”이라며 “스튜어드십 코드를 제대로 실천하면 투자기관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 기업에 우호적 태도를 취하고, 주요 이슈가 발생해도 압박하는 태도보다는 최대한 대화를 통해 풀게 된다”고 설명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탄생 배경에도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 제고의 취지가 담겨 있다. 단기 이익만을 목표로 투자하고, 기업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묵과한 결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만들어냈다는 영국 기관투자가들의 반성의 차원에서 탄생했다.

원종현 국민연금연구원 부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서지민 기자

국민연금 등 거대 투자자를 뜻하는 ‘유니버셜 오너’의 경우에는 단순 매매·매도를 통해서 투자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은 어렵다. 단기 이익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 의결권 행사를 통해 기업의 전반적인 가치 제고를 통한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다.

원종현 국민연금연구원 부원장은 “기관투자자는 투자 대상회사에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회사의 지배구조 개선과 주요업무에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등 커다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한국 증시가 재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다”며 “배당확대,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 등 기본적인 시장 자본주의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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