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

▲ 류지영 국회의원(새누리당,비례대표)

‘웃음소리가 멎은 놀이터, 아이 울음소리 끊긴 동네, 신입생이 줄어가는 초등학교’

이것이 저출산 국면을 맞은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다. 2013년 1.18명, 2014년 1.19명이라는 낮은 출산율을 연이어 기록(OECD의 평균출산율은 1.71명이다)하며 14년 연속 초저출산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의 저출산 현상은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에 정부는 ▲보육정책 강화 ▲사교육비 절감 ▲가정친화적인 직장환경 조성 ▲육아휴직 확대 등 다각도에서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우리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게 해주세요!”
유아보육현장을 다니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학부모들은 다른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유아보육환경이 조성돼야 저출산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입 모아 말을 한다. 하지만 이미 무상보육‧양육수당‧아이돌봄서비스‧방과후교실 등 다양한 육아지원프로그램이 운영되고 계획 중임에도 불구하고 예비부모와 학부모들이 마음 놓고 아이들을 키울 수 없다고 한다. 그 주요원인은 바로 우리에게 ‘신뢰’가 없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최근 우여곡절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어린이집 CCTV법(영유아보육법)’도 결국 학부모들이 유아보육환경에 대한 신뢰가 깨졌기 때문에 도입된 정책이다. 아동과 교사에 대한 인권침해와 예산 대비 정책의 실효성, 위헌 여부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고 논의됐음에도 신뢰가 전제되지 않기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은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아이들과 학부모 그리고 선생님이 신뢰를 회복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여 수준 높은 유아보육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써왔다. 국회 새누리당 무상급식·무상보육TF 위원과 새누리당 아동학대근절특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현장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더불어 국민들과 국회의 지속적인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보육환경 개선 등을 위한 토론회를 수차례 개최했다. 또한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영유아를 보육하는 어린이집 원장을 비롯한 보육교직원의 인성교육 및 책임을 강화해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영유아를 맡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영유아보육법' 을 개정하고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무상보육 실시에 드는 비용을 지원받은 경우에는 비용을 반환의무를 규정하는 '유아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 을 발의했다. 그러나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은 누구 한 사람과 한 기관의 노력만으로 쉽게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신뢰의 문제는 서로가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함께 노력하는 자세가 선제돼야 한다. 즉 정부와 국회 그리고 학부모와 원장‧교사 이렇게 네 개의 트랙이 어긋남 없이 신뢰를 기반으로 소통할 때 진정 영유아를 위한 정책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당장 아이들에게 무엇을 주기보다 서로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그보다 앞서 우리의 마음가짐을 먼저 바로 잡아야 한다.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며 서로가 서로의 손을 먼저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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