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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시사공감] 끊이지 않는 조현병 범죄, 사회 안전망 구축해야'진주 아파트 사건'으로 보는 관리체계...후속 대책 및 법 제도 마련에 지속 관심 가져야

[공감신문] 유안나 기자=지난 17일 진주 가좌동 한 아파트에서 정신질환을 앓던 안인득(42)이 본인 집에 불을 지르고 계단으로 대피하던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고 13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이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경남 창원에서는 10대가 윗층 할머니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4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아파트 복도에서 10대 A군이 자신의 위층에 살던 할머니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앞서 이달 9일 대구 달서구 거리에서는 묻지 마 흉기 범행이 발생했다. 23세 남성 B 씨가 17살 학생의 뒷머리 부분을 흉기로 찌르고 도망가다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 10월에는 29세 남성 C 씨가 인천시 강화군 한 캠핑장에서 28세 남성을 흉기로 위협하며 피해자 자량을 흉기로 긁어 파손한 혐의로 입건됐다.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을 비롯해 위 소개한 사건의 공통점은 폭행·흉기를 휘두른 이들 모두 ‘조현병’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17일 오전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에서 방화·흉기 난동 사망사건이 발생해 해당 부분이 검게 그을려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현주건조물방화·살인 등 혐의를 받는 안인득은 대략 2011년 1월부터 2016년 7월께까지 진주 한 정신병원에서 상세 불명의 조현병으로 68차례 치료를 받았다. A군은 2년전 조현병 진단을 받았고, B 씨는 “조현병을 앓고 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C 씨는 조현병 환자였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불쑥' 나타나는 사건 사고로 시민들은 ‘나 또는 주변 사람이 피해자가 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다.

대검찰청의 2018년 범죄분석에 다르면, 2017년 929건의 살해사건 중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행은 72건이었다. 2016년에는 1012건 중 73건이었으며, 2015년은 1002건 중 66건이다.

이처럼 중증 정신질환 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우리 사회는 여전히 관리 체계에 있어 여전히 취약한 상태다. 최근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트린 '진주 아파트 사건'으로부터 드러난 부분, 그리고 앞으로 보완해나가야 할 점을 함께 살펴본다.

조현병, 치료 가능하다?

조현병은 망상, 환청, 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과 더불어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는 정신적 질환이다. 혼자만의 과대망상, 피해망상으로 무차별적인 폭행, 살해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하며, 환각·환청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과거에는 ‘정신분열증’으로 불렸다.

24일 창원시에서는 10대 청소년이 위층에 거주하는 할머니를 숨지게 한 '묻지마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조현’(調絃)은 사전적인 의미로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의미를 지닌다. 조현병 환자의 모습이 마치 현악기가 정상적으로 조율되지 못했을 때처럼 혼란스러운 상태를 보이는 것과 같다는 데서 비롯됐다.

병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 조현병은 치료가 불가능한 질환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조현병은 치료가 잘 이뤄지기만 한다면 범죄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조현병 학회 등 연구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현재로서는 조현병 치료 중 약물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치료 적기를 놓치거나 임의로 치료를 중단할 경우 효과가 떨어지고, 심하면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효민 영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흔히 묻지마 범죄라고 하지만 원인이나 동기 없는 범죄는 없다고 설명한다. 이 교수는 "정신병력에 기인하거나 사회 부적응, 은둔형 외톨이 등 사회관계가 단절되는 병폐 현상으로 인한 범죄가 갈수록 늘어나 이를 막기 위해서는 주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현병 관리 체계는 ‘부재’

이번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무고한 시민에게 벌어진 안타까운 사건임은 물론, 조현병 환자에 대한 관리체계 부재로 우리도 언제 어디서든 위험에 처할 수 있을거라는 불안감 때문 아닐까.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혐의로 구속된 안인득

어떤 이유에서인지 2016년 7월 이후 돌연 치료 체계에서 벗어난 안인득은 폭력 성향을 드러내 사건발생 수개월전부터 오물투척 등 이상행동을 보였고, 이에 주민들은 경찰에 신고를 해왔다. 실제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112 신고는 8차례 이뤄졌으며, 범행 직전인 지난달에는 타인을 둔기로 위협하며 폭행을 행사한 혐의 등 신고가 5차례나 집중됐다.

하지만, 이렇게 안인득이 타인에게 해를 가한 전력이 있음에도 그는 관계당국의 관리대상에도, 어떤 추적 관리 대상에도 오르지 못했다. 당시에는 치료 중단 정신질환자를 관리할 체계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또 안인득의 이상행동이 수차례 신고됐는데도 불구하고, 경찰은 안인득의 정신병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타인에게 해를 가한 적이 있는 폭력 성향의 정신질환자를 추적·관리할 수 있도록 보건당국과 경찰 등이 관련 체계를 더욱 견고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주 아파트 사건은 경찰 책임?

지적 중에서는 범인 안인득의 범행을 막지 못한 경찰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경찰은 그런 참사를 미리 막을 수는 없었는가 등을 돌이켜 봐야 할 많은 과제를 안게 됐다”며 “하나하나 되짚어보고 그 결과에 합당한 조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진주 아파트'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초기 대응 등 경찰의 책임 논란이 일었다.

이런 가운데 경찰 안팎에서는 현재 사건 처리 시스템으로는 정신병력 사항을 확인하기 힘들어 이번 기회로 구조적 문제를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찰은 출동단계에서 피신고자의 정신병력을 파악하려고 해도, 정신질환자 정보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은 데다 이를 쉽게 열람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범죄 발생 전 개입할 수 있는 법적인 권한도 없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한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법·제도가 뒷받침돼 있지 않았더라도, 조직 몰입도 높은 경찰관이라면 범죄 예방에 힘써야 한다며, 수동적인 경찰 조직 문화가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후 경찰은 초기 대응문제는 없었는지 민갑룡 경찰청장 지시로 진상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중증 정신질환자, 체계적인 '사회 안전망' 필요하다

최근 폭력 성향 정신질환자에 의한 유사 범죄가 잇따르는 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는 개개인의 해결을 넘어선 사회 구조적 문제임을 강조한다. 조현병 환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경계하면서도,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체계적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중증 정신질환자 범죄를 두고 사회 구조적 문제를 강조한다. / freepik

현 의료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는 강제입원, 행정입원, 강제외래치료, 정신응급체계 등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강원대학교 정신과 박종익 교수는 “조현병 환자들의 범죄 사례는 우리 의료시스템이 이들을 잘 관리하지 못한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정신질환자 관리체계의 전반적인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측은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경찰이 전문가 도움을 통해 행정입원을 신청하는 절차가 이행됐다면 이번 사건은 예방 가능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정신응급체계를 제대로 작동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중증 정신질환자 추적 관리가 가능토록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

우리 사회에 남겨진 과제는 중증 정신질환자의 범죄를 막을 수 있는 '사회 안전망'에 대한 고민이다. / pixabay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5일 “인권 문제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정신질환자의 어떤 정보를 어떤 수준까지 공유할지는 내부적으로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며 “정신질환자 관리체계 보완을 위한 폭넓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우리 사회에 남겨진 과제는 중증 정신질환자들을 돌볼 수 있는 후속 대책 및 법 제도 등 실효성 있는 '사회적 안전망’ 마련에 대한 깊은 고민이다. 체계적인 시스템은 개인으로부터 만들어질 수 없지만, 사회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선 개개인의 관심이 필요하다. 더이상 우리 주변의 소중한 생명이 빼앗기지 않도록, 보다 나은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함께 목소리를 내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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