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접할 수 있는 식당과 많은 사람이 몰린 술집. 일요일 밤 이태원 거리는 다음 날이 헬요일로 불리는 월요일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북적였다.

지인과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찾은 이태원. 적당한 식당을 찾으며 걷던 중 앞서 가는 행인들이 웅성거리는 게 느껴졌다.

‘무슨 일 일까? 싸움이라도 난 걸까?’ 발걸음을 재촉해 다가가 보니, 환경 미화원들이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웅성거림의 원인은 이들이 작업을 하며 이용하는 쓰레기 운반자동차에서 나는 냄새 때문이었다.

행인들은 해당 차량 옆을 지나며 ‘냄새가 심하다’, ‘토할 거 같다’, ‘비위 상한다’ 등의 말을 일행과 주고받았다. 냄새가 나기는 했지만, 저렇게 표현해야 했을까.

운반자동차에 쓰레기가 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만약 환경미화원 분들이 청소해주지 않고, 쓰레기를 수거해 주지 않는다면, 더 심한 냄새가 발생하지 않을까? 오히려 고마워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상황은 단순히 환경 미화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보다 편하고 안전하고, 쾌적하게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의 노력과 희생을 중요치 않게 여긴다.

이번 편을 통해 그들은 누구이며,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환경미화원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 길거리를 청소하고, 쓰레기를 수거하는 이들을 본 적 있을 것이다. 이들이 모두 환경미화원이다.

거리를 청소하는 환경 미화원 / 연합뉴스

환경미화원은 구체적으로 관할구역 내의 공공장소나 거리에 있는 폐기물을 운반차량을 이용해 청소한다. 일정 구역을 돌면서 쓰레기를 수집한 뒤 임시집하소가 있는 곳에 운반한다. 만약 이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거리는 어떻게 됐을까?

이처럼 힘든 일은 하는 환경미화원이지만, 그들에 대한 인식이나 업무 환경은 ‘최악’이라 평가할 만큼 좋지 않다. 이들은 타인들에 피해를 주지 않았으며, 본인들에 주어진 업무에 충실할 뿐이다.

그러나 앞서 밝힌 것처럼 환경미화원과 쓰레기 운반차량이 지나가면 주위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코를 막는다. 이후 하지 않아도 될 말을 내뱉는다. 우리는 감사해야 할 이들에게 왜 따뜻한 말 한마디를 전하지 못하는 것일까?

경기 파주시 환경미화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시의 환경미화원 민간위탁 추진 철회와 직접고용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환경미화원은 고용 형태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민간에 위탁된 환경미화원은 낮은 장시간의 근로시간에도 낮은 급여를 받고 있다.

◆소방관
소방관은 소방공무원을 의미한다. 소방관은 화재 및 재난, 재해를 예방하고 대응한다. 또 위급한 상황에 처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구조·구급활동으로 보호하는 공무원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점에서 군인이나, 경찰 공무원과 유사해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우선 소방공무원은 국가직 공무원이 아닌, 지방직 공무원이다. 국가직 소방공무원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1%이하다. 이 때문에 처우 등이 국가직 공무원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다. 앞서 한 소방관이 화재를 진압할 때 착용하는 장갑을 본인의 사비로 구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소방공무원들은 국민을 위해 자신을 아끼지 않는다. 순직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하고, 현장에서 겪은 사고와 현장 목격 등으로 트라우마(영구적인 정신 장애를 남기는 충격)를 호소하기도 한다. 심지어 정신적 스트레스로 자살하는 소방공무원도 존재한다.

페이스북에서 화제가 됐던 소방관의 라면먹는 모습 / 출처=부산경찰청 페이스북

얼마 전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을 주장한 바 있다. 또 국회의원들과 각 지자체 장들은 소방공무원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주장한다. 이번에는 정말 소방공무원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을까?

◆경비원
우리 가까이에 머물면서, 큰 도움을 주는 분들이 있다. 바로 학교, 아파트, 건물 등 경비원들이다. 경비원은 장기간 근무하는 등 근무강도가 높음에도 그에 대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지난해 9월 국회서 열린 ‘학교야간 당직기사 제도개선 토론회’에 참석한 전국 학교 당직기사 모임본부 최승진 회장은 발제를 통해 학교 경비원인 당직기사의 열악한 처우를 설명했다.

학교 경비원 / 연합뉴스

발제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국민신문고에 300여건의 민원이 제기되고, 언론 등 각계에 호소한 결과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해당 조사 결과는 당직기사 전체 인원 중 절반이 최저임금 기준도 미치지 못하는 100만원 미만의 급여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 노동자 연간 평균근로시간에 3배가 넘는 시간을 근무하고 있으며 명절기간에도 휴일 없이 연속으로 근무한다. 당직기사 93.4%가 간접고용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고용불안 문제도 심각하다는 의견이다.

아파트 경비원이 택배를 대리 수령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아파트, 건물 경비도원의 처우 역시 열악하다. 최근 이들의 처우개선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처우만 개선한다고 해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복지사
사회복지사는 고령화 사회가 다가오면서 더욱 각광받는 직업이다. 사회복지사는 청소년, 노인, 여성, 가족, 장애인 등 약자·소외계층의 문제 해결을 돕고 지원한다. 그러나 처우나 대우는 그 중요성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회복지사는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일반직에 비해 낮은 임금은 물론이고, 사회복지사에 대한 폭력, 폭언, 성희롱 등 인권 관련 문제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해외 사회복지사의 모습 / 출처=www.myperfectresume.com

이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지적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그러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는 평가다. 여전히 저임금이고, 인권 문제가 존재한다. 

각 기관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 과도한 업무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휴식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약자·소외계층의 인권을 지키는 이들의 인권은 정작 지켜지지 않고 있다.

◆아르바이트 근로자
아르바이트 근로자는 본래의 직업이 아닌 단기 혹은 임시로 고용돼 일하는 형태를 말한다. 일부는 이들을 ‘알바’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르바이트 근로자는 식당이나 카페 등 주로 손님을 응대하는 감정노동자 직군에 몰려있다. 이 때문에 임시 근로자들의 스트레스는 특히 크다는 평가다. 오죽하면 ‘알바존중법’이라는 법안이 나온다고 알려졌겠는가.

한 청년이 아르바이트 정보판을 보고있다. / 연합뉴스

아르바이트 근로자들은 사업자로부터 임금을 체불당하기도 하고, 근로자로서의 권리도 누리지 못한다. 일부는 폭언을 듣기도 하며, 자신이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고객들이 보다 편할 수 있게, 행복한 추억과 시간을 만들 수 있게 돕는 이들인데 왜 이런 대접을 받을까?

사업장에서는 아르바이트 근로자지만, 그 곳을 벗어나면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인 사람들이다. 이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오늘 소개한 직업 외에도 열악한 처우와 환경 속에 있는 직업들이 많다. 그들이 모두 한 번에 문제점을 개선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개선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우리의 인식도 개선해야 한다. 우리는 해당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 왔다. 자신도 모르게 상처를 줬을 수도 있다. 내가 정당한 권리를 누린다고 생각하며 하는 행동일 수 있지만,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입힐 권리는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인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감사하고, 더불어 살아야 한다.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처우개선도 크게 의미가 없다. 반드시 인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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