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우리가 살아가면서 보는 모든 현상들엔 늘 양면성이 존재한다.
명암이 있고, 높낮이가 있으며, 진폭이 있고, 장단(長短)이 있다.

경제지표도 마찬가지다.
A가 좋을 땐 B가 안 좋고, B가 좋아지면 또 다른 C가 희생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나 금융시장은 이러한 경제의 양면성이 늘 상호작용하는 유기체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각설하고, 그럼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2017년 상반기 대한민국경제의 현 주소는 어떨까?

대한민국의 2017년 상반기 수출지표와 GDP성장률은 꽤나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경제의 2017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세계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확대와 국내 부동산경기 호조 지속으로 건설투자가 증가하면서 전년대비 2.9% 성장했다.
전년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던 수출이 ’17.1분기 17.4%의 큰 폭 증가세로 전환 되었으며, 건설기성액은 ’17.1분기 24.9% 급증하여 ’02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염려되었던 실질GDP 성장률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하반기에도 국내경제는 각 기관이나 기업경제연구원들의 자료를 보면 세계경제회복세 지속, 수출회복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2%대 후반 성장은 무난할 것으로 보는 것 같다.
필자 역시 이 추세가 크게 훼손될 것 인가에 대한 물음에 이견을 달고 싶지 않다. 2010년대 들어 우리에게 큰 고통을 안겼던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나, 유럽 PIGS 사태 등 굵직굵직한 Crush들이 2년 주기로 터져 나오며 하루하루 자산가격들을 피 말리게 했던 그때와 같은 이벤트들이 우리를 괴롭히지만 않는다면 이미 다져놓은 긍정적인 기반들이 최소한 올해나 내년 상반기 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

하지만 여기서 최근 통계청 자료를 보면 주목할 대목이 있다. 선전하고 있는 GDP성장률과 수출지표와 달리부진한 국내 제조업 지표다.
좀 더 뜯어보자면 한국의 6월 통관 기준 수출액은 514억 달러로 월간 기준 사상 두 번째 큰 수출액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 6개월 연속 전년동월대비 두 자릿수 증가세를 유지 중이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제조업 생산은 전년동기대비 2.6% 증가에 그쳤다. 두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는 수출과 달리 제조업 증가세는 제자리 수준이거나 오히려 하락세다. 수출물량과 제조업 생산 증가세 간에 차이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국내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 전자부품 생산라인의 해외이전과 조선업의 가동률 하락이 제조업 지표 부진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IT생산 부문보다는 강도는 약하지만 자동차 생산라인의 점진적인 해외이전 확대 움직임도 향후 주의해야 될 부분이다. 어찌됐건 수출이 국내 제조업을 이끌어 주고 전반적인 국내경제의 확장세로 이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경기 및 산업순환구조에 있어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수출호조가 제조업 확대로 이어지고, 제조업 확대가 투자를 활성화 시켜 고용이 증대되고, 고용이 증대되어 국내 실질소득증가로 이어져 내수산업 활성화가 이어지는 선순환 연결고리가 완성 될 수만 있다면 자국민들의 체감경기와 삶의 질이 좋아진다.
하지만 서프라이즈한 수출지표 만큼 제조업 지표가 따라오지 못한다면 뒤이어 따라오는 경기체감지표, 내수지표, 소비지표 모두 부진 할 수 밖에 없다. 수출지표가 역대 최고를 기록해도 사람들의 체감경기는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 이다. 이것이 현재 한국경제의 양면성이다.
일각에선 세계는 지금 골디락스 경제(적당한 금리환경, 물가, 환율 등)의 재림이라고 할 만큼 오랜만에 불편함 없는 경제활동 기반을 마련해 주고 있다고 평한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자산축소 신호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시장과의 충분한 교감으로 금융시장은 우려보다는 대응이 현재까진 잘 되고 있는 듯 하다. 아직까진 경제활동을 위한 여건들이 우호적인 상태인 것이다. 수출이 과연 언제까지 지속적인 서프라이즈를 보여줄 지 알 수 없지만 당분간수출이 국내경제 성장의 견인차 노릇을 할 것 같다. 이러한 수출호조의 밑거름이 기름진 토양이 되어 국내경기도 지금보다는 더욱 풍요로워 졌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기업들의 이익이 다양한 경로로 재투자가 이뤄지고 근로자와 주주들에게도 전파되어 경제활동 이라는 혈관을 타고 한국경제라는 본체에 왕성하게 공급 된다면 경제의 양면성도 극복 못하리라는 법은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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