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페이, ‘소도 잡아먹는다는 외상 문화’ 극복해야!”

[공감신문] 강란희 칼럼니스트= “엉망진창이군요. 이런 걸 두고 이런 표현을 쓰나 봅니다. 서민의 나라를 표방하며 출범한 정부가 서민의 한 모퉁이를 없애려는 것 같아 가슴이 아려요.” 

<사진=강란희 칼럼니스트>

하지만 겉으로 조용하다. 아니 고요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속은 탄다. 그렇다고 따뜻한 미소나 손을 내미는 이도 없다. 너 나 할 것 없이 엉뚱한 요구들로만 가득하다. “신뢰 잃은 정부 짐 싸는 밴 대리점”<후편>에서는 그동안 밴 시장에서 답답함을 호소하는 각층의 이야기를 요약 정리한다.

“악질적인 정률제, 보따리 싸는 밴 업계”

“시간이 갈수록 숨통은 점점 조여 오고 있어요. 밴사가 모여 만든 ‘밴 협회’나 대리점들이 모여 만든 ‘대리점 협회’도 대안은 못 되는 것 같아 아쉽고요. 꿀 먹은 벙어리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 사안들에 대해 그 누구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단다. 일각에서는 밴 대리점들이 “협회를 탈퇴해야겠다.”라는 말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는 귀띔이다.

그러고 보니 이제 보따리 싸는 곳은 밴 대리점뿐만 아니라 밴사(본사)들도 마찬가진 것 같다. 보따리를 싸기 위해 매물로 내놓거나 내 놀 준비를 하는 곳도 있단다. 한국 역사상 금융시장의 한 모퉁이의 대변화가 눈에 보인단다. “이번 변화의 조짐은 아주 고약해요.”

물론 좋은 쪽으로 발전하면 좋으련만 퇴보하고 있다며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의 밴 인프라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괜찮은 인프라고 단말기 하나로 모든 카드를 소화 할 수 있는 특수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밴 대리점주들의 열띤 토론. 사진=강란희 칼럼니스트>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국가대로 천대하고, 상공인들은 그들대로 밴을 천대하기도 하고 천대해왔다. 게다가 지난 정부의 잘못된 판단…. 다시 말해서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거대한 오명을 씌워 수천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보안인증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전국의 단말기를 전량 교체했다.

이 과정에서 전국 가맹점에서 멀쩡하게 사용되는 IC단말기도 보안인증이라는 미명(美名) 아래 수없이 폐기 처분되어 지면서 밴 대리점 업자들의 주머니를 털었다.

정치권은 소상공인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카드수수료 인하”라는 달콤한 정책을 내세워 더 내릴 것도, 내려 줄 것도 없는 수수료를 손대고 또 손질하면서도 결국은 찔끔 내렸다.

이에 질세라 카드사는 “나 죽는다.”라고 소리치며 밴 수수료를 건드리는가 하면 갖가지 악질적인 제도를 내놔 밴 시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급기야 보따리 싸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카드사의 본래 설립 목적이나 영업은 카드사업이 아니라 카드론 대출사업입니다. 카드론으로 엄청난 이자를 고객에서 챙겨가며 떵떵거리는 카드사가 카드수수료 몇 푼 가지고 분탕질을 해서 이 업을 이 지경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가장 악질적인 제도는 ‘정률제 시행’입니다. 이 제도로 대리점들이 풍비박산(風飛雹散)이 나고 말았지요. 더구나 저가 거래 금액은 수수료를 주지 않고 고가거래 금액은 동결해버리는 등 지네들 맘대로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요. 차라리 그렇다면 공평하게 고가는 수수료 지급 구간을 동결할 것이 아니라 더 늘려달라는 것입니다.”

“밴사도 가맹점도 자업자득(自業自得)”

“시장이 이렇게 변해버린 이유 중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도 결국 밴 대리점들 자신들입니다. 스스로 죽는 줄도 모르고 시장을 흩트리고 오염시킨 결과지요. 게다가 가맹점들도 한몫한 것도 사실입니다. 다시 말하면 모두 자업자득(自業自得)이란 말이지요.”

결국 “나만이 옳다.”라는 잘못된 인식이 밴 시장에서 남도 죽이고 나 자신조차도 죽는 꼴이 돼 버렸다는 이야기다. 다시 말하면 자신들만 살겠다고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고 이곳저곳 무상 질이나 하고, 정당하게 일한 대가를 이야기하면 몹쓸 인간, 몹쓸 기업으로 만들어 버리는 일부 대리점들이 이렇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세상을 살다 보면 “내 생각이 옳지 않을 경우가 더 많다.”라는 말이다. 지금부터라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정당하게 일했으면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하고,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서비스의 요금을 지급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더한 세상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업계의 이야기다.

가맹점도 마찬가지다. “공짜. 공짜” 하다가 이제 모든 서비스를 돈으로 해결해야 할 시기가 왔다. 이 또한 자업자득이다. “좋은 시절 다 갔어요. 그렇다고 카드수수료 내린 것이 우리 영세 사업자에게는 별 도움도 안 돼요.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생겼어요.” 등의 말도 가맹점으로부터 쉽게 들을 수가 있다는 말이다.

그래도 “나는 아니야. 난 괜찮아. 다른 사람 다 죽어도 나만 아니면 돼.”라며 생각하는 업자들이 아직도 있다며 분개하는 밴 대리점들도 있단다.

“제로페이, 서두를 것 아냐”

“서두를 정책이 아닙니다. 기다려야 합니다. 여기는 한국입니다. 노령세대가 어느 정도 지나가야 제로니 뭐니? 가 가능할 겁니다. 제로페이 보다 더 좋은 제도와 기술이 이미 많이 시장에 늘려 있습니다.”

“스마트 폰 앱으로 더 좋은 서비스들이 나와도 있고 나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광고로 될 것이 있고 안 될 것이 있어요. 아무리 쏟아부어도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이야깁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제로페이는 브레이크 없는 기차처럼 무한 질주를 하고 있어요.”라며 걱정하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하긴 걱정되긴 되어 보이는 사업이긴 한듯싶다.

그나마 이 정도라도 숨 쉬고 있는 밴 시장을 살리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는 사람들도 많다. 더구나 기업들이 시장조사를 게을리해서 기다리고 있겠느냐는 말을 하는 것이다. 제로페이도 인내가 요구된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좋은 아이디어와 제품을 시장에 내놓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경우를 종종 보지요. 실패하는 이유가 기술이나 제품이 영 시대적으로 뒤떨어져서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시대보다 너무 앞서서 그럴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창업을 할 때는 제품의 판로를 제일 먼저 챙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지요(후략)”

시장은 말한다. 제로페이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지고 한국 땅에 태어난 것만큼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민은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덜 되어 있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요란한 말들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무작정 밀어붙이지 말고 심사숙고하라는 이야기를 에둘러 말하는 것이다.

<사진=서울 제로페이 홈페이지>

“소도 잡아먹는 외상 문화”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외상 문화가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예컨대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 이유로 거대한 국민 습관을 하루아침에 변화를 기대하기란 매우 어렵다. 신용카드문화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선불 개념의 체크카드다. 체크카드에 일정한 금액을 충전해서 충전(통장)한 만큼만 신용카드처럼 쓴다. 이 한 장의 카드로 인해 체크카드 시장에 제로페이가 치고 들어가기가 참 쉽지 않다는 말이다. 물론 제로페이에 많은 혜택을 보장하기는 하나 고객은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말이다.

좀 더 현실적으로 이야기하면 언제 어디서든 지나가는 사람을 세워 지갑을 열어보라 평균 몇 장의 카드는 가지고 있다. 이것이 모두 대한민국에서 언제 어디서든 시간 장소 막론하고 “쿡” 쑤시면 해결된다. 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다시 말하면 귀찮게 말하지 않아도 결제되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제로페이는 우리 사회에 두껍게 쌓인 외상(신용카드) 문화를 극복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마도 당분간은 한국 외상 문화의 벽을 깨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많은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다.

“잘못도 반복하면 습관 돼”

오래전 이야기이기는 하나, 그나마 신선하고 참하며 기술혁신이라고 만세 부른 직불카드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동글 장비를 이용하는 핸드폰 결제시스템 등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 모두가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시장 때문에 일어난 일이란다.

시장에서는 뭔 말을 하고 싶냐면 제도나 정책은 시장 반응을 보고 판단해야 하고 시행하기 전에 시장 판로를 세밀히 따지고 뒤집고 다시 바로 세우는 등 여러 차례 반복하고 유사사례 등을 파악해서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것이 사업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 “기다려라. 기다려야 한다. 국민의 마음을 얻어라. 무조건 주입은 안 된다.”라는 말을 말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요즘 젊은 세대들이 조금씩 제도를 흡수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단박에 완전한 시장과 국민 습관 변화를 노린다면 “영세가맹점 IC단말기 전환사업 꼴 난다.”라며 걱정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한편 영세가맹점IC단말기 전환사업은 일천억이라는 막대한 자금으로 곧 폐업이 보이는 사업장, 목숨만 달린 사업장 등을 무조건 설치하게 해서 곤란을 겪게 한 사업이다. 이 과정에서 밴 대리점 사업자들은 “이건 아닌데….” 라며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정부가 철저한 대책이 있겠지”라고 하면서 죽기 살기로 정부가 시키는 대로 한 사업이다. 

하지만 결과는 후일에 참담하게 나타났다는 말을 한다. 사라지거나 폐업하거나 하는 등의 가맹점들이 속출하면서 지원한 기기가 분실 파손 등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엄청난 혼란에 처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결국, 이 같은 고통과 손실의 끝은 밴 대리점으로 돌아갔고 아직도 지지부진 하다는 업계의 이야기다. 

또 있단다. 이 과정에서 일부 밴 대리점은 불미스러운 일을 저지르고 주최 측을 속이고 이용하고 국가를 기망(欺罔)하고 타 밴 대리점들을 욕보이는 등 사건 사고가 일어나 소송으로 이어지는 등의 낭패를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잘못도 인지하지 못하고 자주 하면 습관 됩니다.”라는 말이 시장에 떠돌아다닌다는 말을 한다.

“밴의 호소, 여전법 강화 주문”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을 강화해야 해요. 더욱이 ”밴 리베이트 금지“에 관한 것은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이런 조치가 선행된다면 그나마 줄도산으로 고사(枯死) 위기에 처한 업체들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 정책을 보면 애매하면 하부조직에 떠넘긴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느 때 습성인지? 아직도 못된 버릇은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라는 말도 한다.

이번 제로페이에 관해서는 “지원하려면 화끈하게 하라” “괴롭히는 일은 그만하고 일 할 수 있게 하라.” 는 등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예전 같으면야 좀 남는 게 있었으니(시키는 대로) 했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는 말도 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세상에는 3대 거짓말이 있다고 하잖아요. 그중에서 ‘장사꾼이 밑지고 판다.’라는 말 말입니다. 그런데 제로페이는 가맹점에는 이익이 될 수도 있겠으나, 밴 업자들은 ‘아무리 장사를 해도 남지를 않아요. 오히려 손해를 본다니까요.’(이하 생략)”

어쨌든 “신뢰 잃은 정부. 짐 싸는 밴 대리점 업자들”의 <전. 후편>을 통해 소개된 세상 이야기는 정부 정책이나 제도를 의도적이거나 악의적으로 폄훼하거나 비방할 목적이 아니다. 

하지만 오늘도 비록 작지만 어렵고 힘들게 투자해서 가꾸고 키워온 밴 대리점 사업자들과 그에 따른 식솔들이 세상 한 모퉁이에서 이 같은 일들로 괴로움을 호소하는 일들을 전하고자 하는 목적일 따름이다.

더불어 이 모두가 가진 자들에 비하면 소소하고 보잘것없는 작은 일일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좀 더 큰 울림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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