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판주 농촌전문가

[공감신문 박판주 농촌 전문가] 귀농하거나 시골살이를 시작하는 분들은 먼저 땅을 사고 싶어 한다. 심리적인 안정감과 임대했을 때 마음 상했던 기억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들어서 그럴 것 같다. 임대기간을 지키지 않거나 놀던 땅을 임대해 농사지어 옥토를 만들면 땅주인이 다른 사람에게 판다는 등의 이야기들이다.

시골 땅의 임대기간은 단지 계약서만을 가지고 이야기하기가 힘들다. 혈연과 지연이 지배하는 시골의 특성일 것 같다.

 

시골 땅을 매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4계절을 지켜보고 사는 것이다. 일조량과 바람, 물빠짐, 토질, 주위 마을 등 여건을 자세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집을 짓고 사는 곳은 함께 마을을 형성할 사람들도 중요하다.

농토는 사는 곳에서 가까운 것이 좋다. 문전옥답(門前沃畓)이라는 말은 농토가 가까이 있어서 농작물이 주인의 발자국소리를 들으면서 자란다는 시골어르신의 강조어이기도 하다.

매입할 땅은 먼저 인터넷의 “토지이용규제정보서비스”에서 행위제한 내용을 확인해야한다. 가축사육을 제한하는 경우도 있고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시계획조례를 넣어 건축할 수 있는 건축물의 용도, 종류, 규모 등을 규제하는 경우도 있다.

농사를 지을 땅은 “흙토람”(soil.rda.go.kr)의 토양환경지도를 살펴봐야 한다. 64개 작물의 재배적지를 지도로 표시했고 토양정보도 알 수 있다.

“흙토람”은 어떤 농사를 지을지 생각하고 거기에 맞는 농토를 구입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시골 땅이 부동산중개업체에 나오는 경우는 가격을 많이 받고 싶은 경우와 입지에 어떤 불편함이 있는 경우이다. 저렴하고 좋은 땅은 주로 동네에서 또는 지인들끼리 거래가 이루어진다.

요즘에는 귀농관련 인터넷카페를 통해 부동산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도시에서 살던 사람들은 시골 부동산가격이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시장형성이 안 되서 원하는 시기에 매도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시골 땅을 매입하는 경우 나무 또는 도랑 등 매도인과 마을사람들의 설명에 의한 명확한 경계가 있더라도 반드시 경계측량을 해야 한다. 경계측량 없이 진입로 개설을 위한 분할측량을 하는 경우 나중에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관심 있는 지역과 땅이 있다면 먼저 발품을 팔기보다는 인터넷에서 인공위성사진, 등기부등본 등을 확인하고 귀농귀촌 선배들의 블로그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하는 것이 좋다.

자기와 궁합이 맞는 땅의 구입은 시골생활을 더욱 즐겁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 ‘흙토람’ 캡쳐. 64개 작물의 재배적지를 알 수 있는 토양지도.

 

박판주
1969년 생. 현재 농촌진흥청 민간전문가. 중앙미디어네트워크 광고마케팅 팀장으로 다양한 MPR을 기획하여 기업홍보와 회사 수익창출에 기여하였고 박수칠 때 회사를 떠남. 홍보 및 마케팅 강사. 2008년 경북 상주로 귀촌 후 농사를 지으면서 지역발전을 위한 마을간사, 상주오디 사업단 사무국장 등을 역임. 극장이 없는 상주에서 최초의 영화시사회를 기획 진행하였고, 다양한 프로모션과 농촌체험행사로 지역민 소득향상과 창출을 위해 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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