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교양공감] “춥다 추워 오늘은 왜 이렇게 춥지?” 요즘 기온이 뚝 떨어진 탓인지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매서운 추위 탓인지, 입으면 인간김밥이 된다는 롱패딩을 입고도 출퇴근길을 오가기조차 쉽지 않다. 아마 많은 구독자분들도 공감하시지 않을까.

더위는 뜨거움으로, 추위는 차가움으로 이겨내야 진정 한국인 아닐까!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하지만 우리가 누군가. 후끈후끈한 여름에 삼계탕 등 뜨거운 음식을 들이켜며, 무더위를 물리치는 ‘이열치열’(以熱治熱) 단군의 후손이다. 그렇다면 차디찬 겨울에는 당연히 ‘이한치한’(以寒治寒)을 몸소 실천해야 하는 게 인지상정.

이의 연장선으로 여름에만 공포물을 즐기라는 법은 없다. 오히려 겨울철에 느낄 수 있는 차갑고 공허한 기운은 공포물이 풍기는 특유의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려 준다. 정확한 근거가 있는 건 아니지만, 기자 생각에는 그렇다(...).

공포를 소재로 한 작품은 다양하지만, 직접 주인공이 되어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 제일이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공포물의 재미를 접할 수 있는 장르는 영화, 드라마, 만화, 애니메이션 등 무수히 많지만, 이번 포스트에서는 ‘공포게임’을 몇 선 추천해보려고 한다. 누워서 보기만 하는 것보다는 직접 캐릭터를 조작하면서,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한 게임 속 주인공이 돼보는 게 더 확실한 공포를 체감할 수 있기 때문!

공포게임을 겨울에 하면 좋은 명백한 이유는 따로 있다. 차가운 바깥 기운을 쐬지 않고 집에서 따뜻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요즘과 같은 날씨에 밖에 돌아다니는 거 힘들고 귀찮지 않나.

솔직히 겨울에 외출하기에는 너무 춥잖아요(...) 따뜻한 집에서 공포게임을 해봅시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즉! 집에서 아무런 힘을 들이지 않고 공포게임의 진면목을 접할 수 있는 계절이 바로 겨울인 셈이다!(?) 무슨 논리인지 이해가 안 가신다고? 뭐 그럴 수도 있지만, 그런 생각은 살포시 접어두자. 그보다 더 중요한 게 바로 이번에 준비한 포스트가 겨울철 즐길만한 ‘공포게임’이라는 것이니.

 

■ 정통호러 게임으로 회귀, ‘바이오하자드7’

기존 작품을 뒤엎고 아주 새로운 게임으로 다시 태어난 ‘바이오하자드7’ [공식홈페이지]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인기를 받는 바이오하자드(=레지던트이블)는 정통호러 장르의 시초이자, 공포게임계의 대부라 부를 만한 게임이다. 하지만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복잡해지는 스토리와 늘어나는 액션성으로 공포감을 느끼기 힘들다는 유저들의 불만이 커졌었다.

제작사는 유저들의 의견을 수용해 기존 시리즈의 난해함을 과감히 벗어던지는 시도를 하는데, 그 결과 탄생한 게임이 바로 명작이라는 찬사를 받는 ‘바이오하자드7’이다. 

전작인 ‘바이오하자드6’ 플레이 화면. 3인칭 시점으로 인물이 화면의 3분의 1을 가리고 있다. [공식홈페이지]

바이오하자드7은 이전 시리즈까지 채용된 3인칭 시점을 버리고 1인칭 시점을 도입했으며, 세계를 무대로 한 배경을 작은 폐가로 축소했다. 또 전 시리즈와 최소한의 연결고리만을 남겨둔 채, 인물부터 시작해서 스토리 진행에 등장하는 모든 것을 새로 갈아엎었다.

기자가 이 게임을 추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너무나 비대해져 버린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세계관과 복잡하게 얽힌 인물들, 스토리 전개의 연속성을 전혀 몰라도 바이오하자드7을 즐기는 데 문제가 없다. 그냥 새로운 게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바이오하자드7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적이자 한편으로는 불쌍한 베이커가(家) 사람들. [공식홈페이지]

게임의 시작은 주인공인 ‘에단 윈터스’가 몇 년 전 실종된 아내 ‘미아 윈터스’로부터 찾으러 와달라는 영상메시지를 받고 작은 폐가인 ‘덜비 폐가’로 향하며 시작된다. 폐가에 도착한 에단이 어딘가 이상해져 버린 미아에게 손목을 절단(...) 당하고, 베이커가(家)사람들에게 붙잡히는 고초를 경험한다.

더 이상의 자세한 스토리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다. 바이오하자드7의 즐거움 중 하나가 치밀하게 짜인 이야기 구성을 따라가면서 그 속에 동화돼가는 것이니까.

제작진 “무기는 드릴게, 대신 탄약은 조금만 주니 아껴서 쓰려무나 ^-^” [공식홈페이지]

바이오하자드7의 진면목은 바로 정통호러 게임으로 회귀한 점에서 드러난다. 게이머는 각종 무기로 좀비와 같은 B.O.W(Bio Organic Weapon·생체병기)를 쏴 재끼면서 시원시원하게 게임을 진행하는 게 아니라, 최소한의 무기와 물자를 가지고 상황을 타파해 나가야 하는 심장 쫄깃한 상황에 놓인다.

더군다나 적인 ‘불사’의 몸을 가진 베이커가 사람들은 보스로 등장하기 전까지 죽일 수 없는데, 게이머는 그들의 눈을 몰래 피해 다녀야 한다. 그냥 피하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폐가 안에 여기저기 흩뿌려진 단서들을 확보하고 퍼즐을 풀어나가야 한다.

“여기 있었네. 잡았다. 요놈”. 보스전에서 한 명씩 쓰러트리기 전까지 여러분은 베이커가(家) 사람들에게 고통 받는다. [공식홈페이지]

음 종합하자면 여러분은 아내의 메시지를 받고 외딴 폐가에 갔다가, 손목이 잘리는 경험을 하고 불사의 괴물들을 피해 각종 퍼즐을 해결하면서 그곳을 탈출해 나가면 된다! 

 

■ 고립된 우주선에서 생존,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 

게임화 된 에일리언 시리즈 중 공포감을 가장 잘 살린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 [공식홈페이지]

영화 좀 봤다는 사람들 중 ‘에일리언’ 시리즈를 모르는 이가 있을까. 우주 한가운데 떠 있는 우주선이라는 고립된 상황에서 정체 모를 외계인들에게서 살아남아야 하는 그 영화 말이다.

영화로 흥행한 에일리언 시리즈는 우주와 외계생물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배경의 결합이 매력적인데, 그래서인지 영화 말고도 게임으로도 개발된 사례가 있다. 고전게임부터 비교적 최근 작품까지 다양하지만, 그중 좀 유명한 작품으로는 외전격인 AVP 시리즈가 있겠다.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에서 무기가 존재하긴 하나, 에일리언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공식홈페이지]

보통 에일리언 영화를 떠올리면, 초반부에는 주인공의 동료들이 에일리언들에게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다가 시간이 흐르면 각종 무기를 동원해 맞서 싸우는 스토리를 생각하겠지만,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의 경우는 좀 다르다.

물론 아이솔레이션에도 무기가 등장하고 에일리언에 대항할 수는 있으나, 결정적으로 그 괴물을 죽일 수가 없다(...). 고로 플레이어인 여러분은 주인공 ‘아만다 리플리’가 돼 괴물로부터 도망을 치거나 숨어야 한다. 

게임 속에서 여러분을 끈질기게 괴롭힐 에일리언의 모습. 생긴 것도 참 기괴하다 기괴해. [공식홈페이지]

소름 끼치는 점은 작품에 등장하는 에일리언이 똑똑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게임의 AI에서 한층 진보된 것 같은 이 괴물 녀석은 플레이어가 있을 만한 곳을 샅샅이 뒤지는 건 기본이고, 똑같은 장소에 반복적으로 숨으면 곧바로 알아채서 우리를 끔살한다.

시야에서 사라졌다고 해서 방심할 수도 없다. 방심하는 사이 갑자기 등장해서 여러분을 황천길로 보내기도 하고 후미진 곳에 숨어 있다가 여러분을 급습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더 놀라운 점은 물건을 던져서 낸 소음으로 괴물의 주의를 끄는 기능이 있는데, 이조차도 반복 사용하면 속지 않고 던진 방향으로 달려온다. 

그야말로 여러분은 고양이 앞의 쥐나 마찬가지인 셈이지만, 이 점이 게이머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다. 왜냐고? 공포게임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보자. 살이 떨리고 식은땀이 줄줄 흐르는 극한의 상황에서 느껴지는 짜릿함을 만끽하기 위해서 아닐까.

 

■ 인도네시아산 공포게임, ‘드레드 아웃’

인도네시아에서 제작된 게임 ‘드레드 아웃’ 공식 포스터 [공식홈페이지]

인도네시아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는지? 여러 개의 섬과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됐으며 대부분 사람들이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 아니면 볶음밥 중 가장 맛있다는 ‘나시고렝’이 떠오르시는지. 뭐 맞는 말이다. 인도네시아를 생각했을 때 공포게임을 떠올리는 게 이상할지도.

그런데 말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 괘나 괜찮게 만든 공포게임이 하나 있다. 바로 ‘드레드 아웃’이라는 작품이다. 게임성 자체가 특별하게 훌륭하지는 않지만, 인도네시아 귀신이 등장한다는 점과 인디게임업체가 제작했다는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홀로 스마트폰으로 귀신을 물리쳐가는 극한의 상황에 놓여버린 주인공 ‘린다 메이린다’. 여러분은 그녀가 돼 게임 속 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또르르) [공식홈페이지]

게임은 고등학생인 주인공 ‘린다 메이린다’가 친구들과 함께 선생님 차를 타고 수련회를 가던 중 금기의 장소에 진입하면서 시작한다. 그 장소는 사람이 살지 않는 마을인데, 본격적인 시작은 폐교에서 친구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결국, 주인공은 홀로 남아 귀신들을 피해 학교를 탈출해야 하는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이한다. 재밌는 점은 주인공이 학생이라는 점과 주 배경이 학교라는 점 덕에 드레드 아웃이 해외판 ‘화이트 데이’라는 별칭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드레드 아웃’은 ‘영제로’ 시리즈의 독특한 귀신 퇴치 방식인 카메라 촬영 기법을 그대로 가져왔다. 다른 점으로는 필름카메라가 아닌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정도. [공식홈페이지]

또 귀신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체를 촬영해야 하는데, 이는 ‘영제로’ 시리즈의 방식과 상당 부분 닮아 있다. 그런 점에서 독창적인 게임은 아니지만, 이 부분을 커버할 수 있는 게 하나 있으니 바로 게임에 등장하는 ‘인도네시아 귀신’들이다.

시신을 제대로 매장하지 않으면 생긴다는 ‘뽀쫑’, 우리나라 처녀귀신을 연상하게 만드는 ‘꾼틸아낙’,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아기가 귀신으로 된 ‘뚜율’ 등 참 독특한 이름을 가진 귀신들이 등장한다.

인도네시아의 대표 귀신 중 하나인 ‘뽀쫑’의 게임상 모습. 기괴하고 무섭고 징그럽다(...) [공식홈페이지]

어딘가 본 듯 안 본 듯, 익숙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듯한 공포를 체험하고 싶다면, 드레드 아웃을 한 번 플레이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 가볍게 봤다가는 큰일 날지도...‘그림자복도’

‘그림자복도’ 시작 화면. 그림자복도는 일본에서 제작한 인디게임으로 무료로 배포 중이다. [웹사이트 캡처]

최근 게임을 전문으로 방송하는 BJ들이 자주 플레이하는 게임이 있으니, 바로 일본에서 만든 ‘그림자복도’라는 인디게임이다. 기자는 일본 인디게임하면 어딘가 엉성할 것 같다는 생각을 주로 했는데, 이 게임을 통해 그러한 편견을 어느 정도 극복했다.

그림자복도는 게임의 이름에 걸맞게 주인공이 어둠에 둘러싸인 수수께끼의 사당을 탈출하는 게임이다. 일본의 전통 사당을 배경으로 했기에 주인공은 어두컴컴한 사당의 복도를 주로 거닐게 된다. 

그림자복도 플레이 화면. 왼쪽 아래에 모아야 하는 곡옥의 개수가 명시돼 있다. 귀신을 피하면서 곡옥을 다 모으면 게임 클리어! 하지만 한 번 죽으면 끝이라는 것! [웹사이트 캡처]

게임의 방식은 정말 단순하다. 다양한 귀신을 피해서 ‘곡옥’을 모아 사당을 탈출하면 된다. 문제는 한 번 귀신에게 잡히면 ‘게임오버’된다는 점이다. 우여곡절 끝에 곡옥을 전부 모으더라도, 탈출하기 전 문 앞에서 귀신에게 잡혀버리면 처음부터 플레이해야 한다. 괜히 게임이 유명세를 탄 게 아니다. 난이도가 높기 때문이지(...)

더욱이 주인공은 길을 가던 선량한 시민(?)으로 귀신과 맞서 싸울 수 있는 능력이 전무하다. 결국, 여러분이 이 게임을 플레이한다면, 귀신들을 요리조리 피해서 곡옥을 수집해야 하는데, 플레이할 당시 기분을 표현하자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쥐’가 된 기분이 들더라. 

여러분이 게임을 시작하면 마주치게 될 기괴한 귀신 중 하나. 게임 내 등장하는 귀신들은 죄다 일본식 가면을 착용하고 있어서 그런지 무섭게 생겼다. [웹사이트 캡처]

귀신에게 들켰을 때 살 수 있는 수단은 몇 안 되는데, 대표적으로 캐비넷에 숨는 방법이 있다. 캐비넷 안에 숨어서 그 앞을 지나가는 귀신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등줄기에 저절로 식은땀이 흐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 이번 주말, ‘이한치한’ 공포게임 어때
자, 지금까지 ‘이한치한’을 위한 공포게임 네 작품을 소개했다. 위의 게임을 해본 이들도 있을 것이고, 이번 포스트에서 새롭게 알게 된 이들도 분명 있을 테다. 

귀신이나 크리쳐를 해치울 수 있으면 공포게임이라고 할 수 없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사실 기자는 작품을 선정하는 데 꽤나 고민이 많았다. 게이머라면 누구나 알만한, 명작·수작 평가를 받는 공포게임이 워낙 많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번에 소개한 작품들은 비교적 참신하면서, 귀신이나 괴물 등 크리쳐에 대항하기 힘든 작품 위주로 구성했다.

그래야 여러분이 진짜 공포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뿐더러, 당초 포스트의 키워드인 ‘이한치한’의 의미를 살릴 수 있으니. 일부 공포게임의 탈을 쓴 FPS 게임에서 경험할 수 없는 식은땀 흐르는 소름 그 자체 말이다.

무섭다고 피하지 말고 이번 주말에는 용기를 가지고 재미난 공포게임 한번 해보자.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아무튼, 이제 벌써 12월 첫째 주도 다 지나가고 일주일 중 가장 지친다는 목요일이다. 금요일 단 하루만 열심히 본인에게 주어진 일을 해내면 달콤한 주말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주말에 딱히 무언가 약속이 없고, 집에서 쉴 계획이라면 짜릿짜릿한 공포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은 어떠신지. 공포게임을 하기 위해서 여러분이 준비할 건 단 하나, 시작하겠다는 용기만 있으면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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