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교양공감] 클래식 음악은 ‘고전적’이라는 뜻처럼 유서가 깊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여태껏 누군가에게 연주되어지고 들려지며, 또 변주되어지고 모티프가 되는데 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음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린 클래식의 즐거움을 알기 전에 이미 학교 음악 시간에 ‘음학’으로 배워서인지, 지루하게만 느껴진다. 그가 어떤 음악을 작곡했는지도 알기 전에 바로크 풍이니 무슨 풍이니, 교향곡, 몇 중주, 이런 용어를 먼저 배우지 않았었나!
사실 지금의 청년들에게 클래식은 익숙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엄마 뱃속에서 가장 많이 들었을 음악이기도 하니까. 또 중년 역시도 클래식의 자극적이지 않은 편안함에 푹 빠지기 좋을 것이며, 평소 즐겼던 가요 등의 레퍼토리를 여기서 발견하는 기쁨을 맛볼 수도 있다!
몇 가지만 알고 나면 클래식을 더욱 풍성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데... 아주 간단한 감상 팁을 살펴보려 한다.
■ 인내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듣는다.
사실 우리가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들었음에도 모르는 이유는 적극적으로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클래식은 가요보다 비교적 자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른바 ‘배경음’으로 들을 경우 더 들리지 않는다.
소설을 읽을 때에 눈은 책으로 향해있다. 영화를 볼 때 엔 눈과 귀가 영화에서 제공되는 무언가로 집중한다. 이처럼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에는 적극적으로 음악에 집중해야 한다. 처음엔 어렵겠지만 이것이 적극적으로 듣는 것이다. ‘가만히’ 음악만을 듣는 것!
이렇게 적극적으로 들으려할 때에 처음부터 긴 음악을 듣는 건 좋지 않다. 교향곡들은 대부분 긴 편이다. 한 악장을 반복적으로 듣던지 짧은 곡을 듣는 게 좋다.
■ 교향곡은 뭐고 관현악곡은 뭐지?
교향곡이나 관현악, 이라고 하면 클래식 음악 용어인줄은 알지만 대부분은 그 차이를 모른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러하다.
- 교향곡 : ( = 심포니) 모든 악기를 총동원하여 편성, 음의 균형을 이룬 악곡.
- 관현악 : ( = 오케스트라) 합주의 형태. 편성 규모는 목관악기의 수를 기준으로 함 (예: 2관 편성, 3관 편성, 4관 편성)
- 실내악 : ( = 챔버 뮤직) 2중주, 3중주 등의 작은 규모.
- 소나타와 칸타타 : 소나타는 기악곡의 형태이며 칸타타는 성악곡의 형태이다.
- 필하모닉 : 교향악단을 뜻함
와, 이정도만 알아도 제목을 보고 대충 어떤 음악일지 구분해 낼 수 있을 듯하다.
■ 공연장 앞자리가 무조건 좋다?
공연장 티켓 값은 당연히 앞자리가 비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교향곡처럼 여러 악기의 소리를 듣기에는 오히려 높은 곳이 좋다. 교향곡 위주의 공연에서 앞자리에 앉으면 다소 어느 악기에 치중된 음악을 듣기 쉽기 때문.
피아노 공연 같은 경우, 연주자의 표정을 보고 싶다면 오른쪽 좌석에 앉는 것이 좋고 그의 연주를 보고 싶을 경우엔 가운데를 기준으로 조금 왼쪽 자리가 좋다.
■ 그들의 사연 읽기
클래식을 했던 음악가들은 영화보다 영화 같은 삶을 살고 갔다. 이들의 스토리를 알면 나중에 그 사람의 음악을 들었을 때 그가 어떤 심정이었을지 더욱 공감이 가게 된다.
또 그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들엔 대부분 그들의 음악이 나오니 친숙해지기 쉽다. 어떤 유명 음악의 제작 배경을 알게 되면 나중에 그 음악을 들으며 그 장면들을 떠올리게 될 지도!
■ 호응은 어떻게?
일단 박수는... 남들 칠 때 치면 된다. 아무리 유명한 곡이라도 우리가 그 곡의 흐름을 다 알지는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이 칠 때 쳐야 그 흐름을 깨지 않을 수 있다. 오페라는 박수가 좀 더 자유로운 편.
통 성악가에게 ‘브라보!’를 외치는 경우가 있다. 남자에겐 ‘브라보!’가 맞지만, 여자에겐 ‘브라바!’라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이며, 혼성일 경우엔 ‘브라비!’라고 외친다. 엄숙한 종교 음악에선 ‘브라보’ 같은 호응은 매너 없게 보인다.
■ 클래식, 어려운 음악이 아니다
지휘자 데이비드 랜돌프(David Randolph)는 전문 지휘자나 연주자보다 아마추어 감상자가 음악을 더 깊이 즐길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오히려 더 솔직한 감상을 할 수 있기 때문!
클래식은 절대 어려운 음악이 아니다. 모든 클래식 아티스트들이 어릴 때부터 그런 교육을 받고 자라서 훌륭한 아티스트가 된 것도 아니다. 관심을 가지고 듣다보면, 어느새 그 흐름과 감정이 동조될 것이다.
클래식을 듣는 기쁨은 또 하나의 세계를 받아들이는 기분을 준다. 요즘은 클래식 공연도 많이 저렴해진 편이고, 시민들을 위한 감상 클래스 같은 것도 자주 열리는 편이다. 연인과 친구, 가족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클래식이 선사하는 즐거움에 귀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여유가 없는 이 시대에, 클래식은 우리를 쉬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