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미국 경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정책으로 한층 더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실업률은 18년만에 최저치인 3.8%까지 떨어졌고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1.8% 상승했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도 몇 차례 더 이어질 전망이다.

이러한 미국경제 호황이 역설적으로 세계 경제 회복의 정점이 될 수 있다. 미국 금리수준만 놓고 본다면 아직 경기 중립적인 수준일 뿐 긴축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선 현재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 3% 수준만으로도 신흥국에 외환위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이 과거와 달라졌다. 너무 오랫동안 너무 낮은 금리에 길들여진 금융시장이 소폭의 금리인상에도 매우 민감해졌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유럽, 일본은 경제 회복을 위해 금리를 제로에 가깝게 유지해 왔고, 이에 따라 투자 자금은 수익률이 높은 신흥 시장으로 몰렸다. 그러나 이제는 투자 자금이 신흥 시장에서 미국, 유럽, 일본으로 되돌아가는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외화부채 위기가 터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우선 외화부채가 많은 신흥국이 외환위기에 노출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시작한 신흥국 위기가 브라질과 터키에 이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외화부채 위기는 더 많은 신흥국으로 전염될 수 있다.

그런데 신흥국 외화부채는 빙산의 일각이다. 더 큰 문제는 과도한 부채규모이다. 전 세계적으로 외화부채를 포함한 총 부채규모가 크게 늘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적인 부채 과다를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지난 15년간 부채가 15배 증가한 중국에 대해서 “글로벌 경제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부채는 2001년 1조 7000억달러에서 2016년 25조 5000억달러로 15년 만에 15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미국이 2.3배, 일본이 1.3배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7~10배 이상 빠른 셈이다.

전 세계 부채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7%에서 15.5%로 늘었다. 지난 10년 간 민간부문 부채 증가분의 75%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이에 앞서 최근 국제결제은행(BIS)도 캐나다와 함께 중국과 홍콩을 가계 부채 위험군으로 분류하며 위험을 경고했다.

전 세계 부채 중 중국은 15.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단순히 부채가 많다고 해서 위기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부채증가는 자산가격을 끌어올리고 올라간 자산가치는 추가적인 신용증가와 함께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 순환을 만들어 낸다. 이렇게 투자가 반복되면서 투기열풍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어떤 이유로 자산가격이 상승하지 못하고 하락할 경우 신용감소와 함께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그 어떤 이유는 금리상승이 될 수 있고 정부의 규제책이 될 수 있으며 공급과잉이 될 수 있다.

중국 1선 대도시인 베이징, 상하이, 선전 대도시에선 지난해 5월부터 주택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캐나다 대도시 주택시장도 올해 초부터 하락세로 전환되었고 서울시 주택시장도 지난 4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중국 경제에 가장 큰 위험은 중국 내 부동산 거품붕괴가 초래할 금융위기이다. 이에 더하여 신흥국 외환위기와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중국경제는 안팎으로 하락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은 중국 경제가 언제라도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 투기열풍이 거세었던 만큼 하락 폭도 클 수밖에 없다. 세계 두 번째로 큰 중국경제의 위기는 곧 세계경제 위기로 이어지게 된다.

지난 10년간 유래가 없는 제로금리, 마이너스금리 시대를 열었고 천문학적으로 막대한 돈이 대출되고 투자되었다. 투기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었고 자산 가격거품은 부풀어 올랐다.

3년전 공급과잉 때문에 국제유가가 폭락했듯이 이번에는 부동산가격이 폭락할 조짐을 나타나고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거품을 만들어낸 중국경제가 위기의 중심에 서있다.

경제성장에 따른 일자리 창출효과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계속해서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더구나 세계 경제는 구조적으로 점점 취약해지고 있다. 경제성장에 따른 일자리 창출효과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4차 산업 기술혁신은 경제성장을 이끄는 성장동력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세계 전체 일자리를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부동산 거품붕괴의 방아쇠는 당겨졌다. 경제위기가 이미 시작되었거나 아니면 우리 곁에 아주 가까이 와있다. 이번 경제위기는 매우 오랫동안 회복하지 못하는 L자형 장기불황이 될 전망이다. 세계 경제가 잃어버린 20년 장기불황 속으로 진입하고 있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