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교제, 탈선 아닌 따듯한 성장기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 필요해

모델. 김수영, 김유진 / 촬영. 윤동길 사진기자

[공감신문 라메드] 10대의 이성교제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10대는 아직 어리고 학업에 정진할 시기라 보기 때문이다. 특히 성문화에 노출되기 쉬워지면서, 청소년들의 성적 탈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요즘 십대들은 그 어느 시대보다 이성과의 만남이 쉽다. 스마트폰과 쇼셜네트워크의 발달로 손쉽게 이성을 만날 수 있다. 어른과 마찬가지로 함께 밥을 먹고 노래방과 극장을 가며 자연스러운 데이트를 즐긴다.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 가운데 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표현하며 이는 포옹과 키스 등의 스킨십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성욕과 로맨스의 사이

요즘 10대들은 성적인 자제와 억압을 요구하는 교육과 무분별한 음란물이 판치는 디지털 세상 가운데 있다. 그러다보니 그 어느 때보다 10대들의 이성교제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많아졌다.

“성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에요. 하지만 현실과 생각을 혼동하지는 않아요. 물론 주변에 좀 아니다 싶은 애들이 있긴 해요. 그래도 그것은 극히 일부에요. 성범죄자들을 가지고 어른 전체를 변태로 보진 않잖아요.” (남고생 A)

“어른들은 우리가 이성을 사귀면 다 탈선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우리도 자제력이 있고 넘지 말아야할 선에 대해 잘 알고 있어요.” (여고생 A)

모델. 김수영, 김유진 / 촬영=윤동길 사진기자

10대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가정과 학교가 만들어 놓은 금욕적인 삶도 싫고, 디지털 세상에서 엉뚱하게 과장된 성문화도 싫다고 한다. 그 두 가지의 극단은 기성세대가 만들어낸 것이지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성(性)과 사랑은 아니라는 것이다.

10대들의 이성교제는 거리적으로 가까운 지역이나 학군 안에서 주로 시작되며, 이는 은밀한 것이라기보다 친구들과 함께 교류하는 가운데 이뤄진다. 이는 인간관계와 책임을 알아가는 시작점일 수 있다.

“친구 중에 손도 안 잡은 애들이 있는가 하면 키스한 애들도 있어요. 다들 호들갑을 떨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지만, 전 키스가 뭐가 좋은지 잘 모르겠어요. 영화에서 볼 때하고 많이 다르더라고요. 음악도 안 나오고 그렇게 로맨틱하지도 않아요.” (여고생 B)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로맨스의 시작

“솔직히 제 남자친구가 연예인들보다 멋지거나 섹시하지는 않잖아요. 전 개인적으로 아이돌 그룹 오빠들이 더 멋지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그 오빠들은 만날 수가 없잖아요. 제 남자친구는 정말 애들 같아요. 그래도 좋아요. 저를 이해해주려고 노력하는 게 눈에 보이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여중생 A)

모델. 김수영, 김유진 / 촬영=윤동길 사진기자

“남자애들은 치고 박고 싸워도 다음날 ‘~새끼야!’ 하면서 다시 친해져요. 그런데 여자애들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여자들은 열 받고 화낼 때가 많지만, 예쁘다고 하면 또 금방 풀어지기도 해요. 서로 다르다는 게 어떨 때는 짜증나지만, 공부할 때도 보고 싶고 만나면 재미있어요.” (남고생 B)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 ‘성춘향과 이몽령’도 사실상 10대의 로맨스를 그린 내용 아닌가. 특히나 요새 청소년들은 예전보다 조숙한 성장발달을 보이고 이에 따라 올바른 성교육이 필요하다. 

청소년보호법상 콘돔은 성인용품이 아니므로 청소년들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편의점과 슈퍼마켓 판매자들은 청소년이 콘돔을 살 수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의 성(性)에 대한 규제와 방침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더불어 청소년의 교제를 탈선의 시작으로 보지 말고 따듯한 성장기로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이 요구된다.

“가끔 아무도 내 편이 아니라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엄마·아빠의 눈빛이 어떨 때는 숨 막히고 친구들의 말도 짜증 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남자친구를 만나 같이 수다 떨고 맛있는 거 먹고 하면서 많이 풀리는 경험을 해요. 손도 잡고 안아주기도 하고 그러면서 위로가 되고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애는 특별한 친구에요.” (여고생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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