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HOME 칼럼공감 강란희 칼럼
[공감신문 강란희 칼럼] 21세기 대한민국, 쿠데타의 냄새는 점점 짙어지고...“故 노회찬 의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공감신문] “정의당 고 노회찬 의원의 명복을 빕니다”

지난 23일 갑자기 비보가 날아왔다.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래 가장 충격적인 일이라며 고인에 대한 슬픔을 이야기 한다.

고 노회찬 의원은 한국 진보정치의 상징으로 정치사의 한축을 이끌어 왔다. 그를 추모하기 위한 추모행렬은 밤늦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진=정의당]

충격과 슬픔을 뒤로하고 준비한 원고를 완성하기 위해 정신을 집중해보지만 뒤숭숭한 맘 때문에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다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21세기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탱크와 장갑차 그리고 특수부대와 군인들이 시내를 장악하고 부모형제 친척들 그리고 친구들과 시민들이 낭패를 볼 뻔 했던 문건들이 발견되어 국민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한편으로 5.18을 생각하며 멍하니 아찔한 순간들을 생각하며 살을 부르르 떨기도 했다. 군화발로 짓밟고 총칼을 휘두르는 사람들... 그들의 손에 맞아 피 흘리며 잡혀가고 어떻게 됐는지 생사를 아직도 알 수 없는 그 누군가를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는 이야기다.

거의 40년이나 된 지금 와서 밝혀지는 39년 전 5.18의 끔찍했던 참상들을 그대로 실현하려 작성한 계엄문건들은 차마 사람으로서는 상상하기조차 힘들 지경이다. 그 작전을 서울에서 계획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5~60년대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볼 것, 못 볼 것 다 보고 자랐다. 배고파 먹을 것 없고 입을 것 없는 시대에서도 자유와 민주를 외쳤다.

이들은 부마민주항쟁과 10.26 사건 그리고 12.12를 거처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6.10 민주항쟁 등 역사의 고비마다 그 현장에 있었고, 최루가스와 군화 소리 등을 피해가며 고귀한 목숨을 바쳐서 얻어낸 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한 순간에 40년 전으로 되돌리려 한 그들의 착상도 참 대담하다.

[사진=전쟁기념관]

그런다고 세계적인 IT강국인 이 나라에서 그들만의 잔치가 가능 했을까? 문건에 따르면 광화문과 여의도를 탱크로 밀고 방송국과 언론사를 계엄군을 파견, 통제하고 인터넷 언론을 강제하고 포털을 다운시킨다고 되어 있단다. 과연 진실이 숨겨질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한 자체가 대견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놀랍기도 하다.

지난 토요일(21일) 베이비부머 세대이면서 역사의 고비 때마다 함께한 몇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그때의 긴박했던 악몽을 떠 올리며 작금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려하기도 했다. 쉽게 말 하면, 이야기하기조차도 두렵다는 것이다.

“우리들이 피 흘리며 얻은 민주... 이것을 얻기 위해 나라 잃은 독립투사처럼 죽어간 열사들... 그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메고 아픕니다.”

술잔은 돌아갔고 우리들이 살아온 모진 삶의 길목에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그동안의 회포를 풀며 이런 저런 온갖 이야기가 오고 갔다. 사이사이 현재와 과거를 비교해 가며 나눈 이야기들을 나름 정리해본다.


▶ 당시(1979.10) 부산 광복동과 남포동 등에서 계엄군을 피해 달아날 때 근처 상점들이나 시민들의 호응이 없었더라면 아마 우린 참 많은 고초를 겪었겠지요. 그때 이야기를 잠깐 해 보도록 할까요?

“아~ 그땐 굉장했지요. 하지만... 만약 지금 와서 저들이 같은(계엄문건 등) 시도를 했다면... 우리가 똑같은 고초를 격을 수도 있었잖아요. 이제 나이가 들어 뛰지도 못하고 십중팔구 잡혔을 거고요. 죄 없이 고초를 겪어 겼지요. 난 촛불에 거의 참석 했거든요. (어깨를 움츠리며 부르르 떨면서) 왜 이리 춥냐? 폭염이 한창인데...”

“그들의 적은 북한이 아니었든 거여요. 말로만 북한이 어쩌고... 북이 남을 노리고 적화통일 어쩌고 하면서 정작 북으로 향해야 할 총구는 우리 국민에게 돌려져 있었든 겁니다. 소름 돋지 않아요.”

-중략-

“세월호 담화에서 가증스런 악어의 눈물을 보셨나요. 그것도 연출이라지요. 그렇담 그들의 인생에서 진실이란 것이 있기나 했을까요? 더 놀라운 건 대부분의 소문들이 시간이 갈수록 진실이 되어 나타나는 게 더 무서워요.”

“촛불이 한창일 때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정부의 계엄’을 운운하기에 그때만 해도 난 설마 하고 ‘저 사람 왜 저러나. 지금 어떤 시댄데 근거도 없이 계엄을 이야기 해’라면서 사실 전혀 믿지 않았어요. 여러분도 마찬가지 걸로? 그런데 그게 사실로 드러나다 보니 할 말을 잃었어요. 오싹하기도 하고요.”

“정말 어안이 벙벙하지요. 그래놓고 지네들은 길길이 뛰었잖아요. 그리고 일명 태극기 집회... 사실 난 개인적으로 태극기를 이런데 사용하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거기서 ‘군대여 일어나라’, ‘계엄을 선포하라’ 등의 구호와 피켓이 난무 한 것을 보고 참 난감하더이다. 그 사람들 아직 계엄의 맛을 못 봐서 그랬을 겁니다. 우리나라 계엄부대는 정말 무섭잖아요. 알잖아요.(생략)”

청와대에서 기무사 계엄령 문건관련 세부사항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또 이걸 가지고 어떤 당은 현 정부가 뭘 가리기(숨기기) 위해 발표했다는 등 얼토당토 않는 말들을 들을 때 ‘아 아직도 멀었구나. 자신들이 그 당의 주인일 때 일어난 것조차도 반성하는 모습이 없구나’ 하는 것을 볼 때, 뭔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조차도 모르겠어요.”

“서울의 한 구의원은 당시 ‘화염병 던져 계엄령 명분 만들어야 한다’는 등의 말을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런 사람이 아직도 존재하는가 하는 생각에 밤잠이 오지 않더라고요. 우리가 그런 고초를 겪지 않았다면 모를까 정말 죽음의 사선에서 왔다 갔다 했잖아요.”

이들의 대화는 한참을 이어 졌고 한밤의 더위는 온 몸을 휘감는다. 선술집 구석에서 옛날을 추억을 오랜만에 새기며 얼큰히 오른 취기에 좀 더 허물없는 대화가 오간다. 아무리 과거 추억을 이야기 하지만 때로는 웃기도 하고 때로는 분노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 등은 일체 남기기를 거부했다. 아마 지난날의 나쁜 기억 때문인성 싶다.

“저들은 세월호 사건 때에는 꽃 같은 젊은 생명을 구하기는커녕 ‘수장’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계엄선포와 동시에 요인을 검거하고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킬 계획 등과, 또 미개 국가에서나 보거나 할 수 있는 언론 장악 프로그램 등은 가히 상상만 해도 아찔하기만 합니다.”

“촛불은 세계사에 빛나는 유일무이한 사건이죠. 세계인이 본받아야 된다고 난리들이죠. 근데 이들은 이 평화로운 집회에 탱크 파견을 계획했다니 참 어리석은 짓이지요. 그리고 이 짓을 찬양하는 무리들이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아요. 아무리 이념이 달라도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논하는 건 아니거든요. 물론 저들은 그냥 방어차원이라 하지만 5.18이 그랬나요.”

“이제 매듭을 지어야 합니다. 다시는 이 땅에서 계엄이니, 쿠데타니, 이런 생각이나 상상조차도 못하게 만들어야죠. 관련자는 제일 우두머리까지 혹독한 벌을 줘야 해요. 옛날 같으면 반역...역적 아닌가요. 군사 반란 말이요.”

서울의 한 모퉁이 거리의 불빛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혹하기 충분하다. [사진=먹자골목]

▶며칠 전 전직 국회의원 한사람이 방송에서 ‘대다수의 의원들이 놀기 삼아 국회에 나오는 사람이 무지기수다.’ 그리고 ‘국회 특활 비는 아주 없애도 된다. 쓴 만큼 또 영수증으로 처리도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듣고 적잖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떻게가 어디 있어요. 무조건 없애야죠. 웃기는 건 ‘국회의원직을 알바처럼 한다?’ 그것도 모자라 ‘국민세금을 통째로 이작을 낸다?’ 이게 용서 될 일이요?(흥분)"

-중략-

“근데 말입니다. 어떤 당에서 ‘특수 활동비를 없애자’ 라고 법안을 내니 여당이나 야당이나 동조하는 사람이 없는걸 보니 ‘초선이나 다선이나 모두 틀렸다’ 싶더라고요. 난 그래도 여당의 초선이나 젊은 사람들은 흔쾌히 앞장서서 동조를 할 줄 알았거든요. 무진장 실망 했죠.”

“그래서 말인데 담 총선 때 고민입니다. 찍을 사람이 몇 안 되거든요. 매일같이 꼼수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는 여의도 국회에 내 돈(세금)을 언제까지 때려 넣어야 합니까.” (이하 생략)


▶그렇다면 요즘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갑”질에 대해서 한마디씩만 듣고 끝내지요. 그리고 사실 제일 큰 문제가 사법부 문제거든요.

“조흘하기 쉬운 ‘갑’질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걷어내야 할 가장 적폐 중에 적폐지요. 사실 내 주위에서 보면 최저임금이 좀 올라 알바를 해서 대학등록금 내기가 수월해 져서 좋다는 학생들과 사람들을 많아 보고 있거든요. 이런 건 보도도 안돼요.”

“사람들은 최저임금 때문에 경제가 망가지고 실업률이 올라가는 줄만 알고 보도를 해대지요. 이건 근본적인 문젭니다. 우리나라는 ‘을’이 당사자인 ‘갑’하고는 싸움을 하지 않아요. 보면 아무 의미 없는 을-을이나 을-병끼리 싸워요. 본질은 체인점 본점이 무작위 가맹점 개설로 인해 가맹점이 망가지는 것이거든요. 그것도 장사가 잘되나 잘 안 되나 무조건 일정 비율로 가져가니 그럴 수밖에요. 이런 걸 싸워야지요.”

그건 그렇고 이곳에서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은 이승만의 방첩대는 경험 해보지 못했으나 방첩대에서 명칭이 바뀐 특무대는 아마 이들이 태어날 시기에 간접 경험을 해 봤을 것이다. 더불어 박정희 전두환 시대의 보안사와 오늘날까지 이어진 기무사의 맛을 다 아는 사람들이다. 기무사와 함께 국정원의 전신들을 생각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다시는 되뇌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어쨌든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작금의 시대는 대통령 한사람만 바뀌었을 뿐이다” 라고 말한다. 또 SNS상에는 이런 글귀도 눈에 뛴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는 보수와 진보의 구도가 아니라 친일군사독재잔당과 민주주의 세력의 구도”라는 것 말이다.

또 한편으로는 반대의 주장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반대를 말하는 사람들은 몇 없고 말하기도 거절했다. 반대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이번 기무사 문건은 잘못된 것이라는 말은 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지구의 한 모퉁이에서 살고 있는 민초들의 지난 이야기를 각색 한 것이기 때문에 전체의 견해와는 다를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쿠데타의 정향으로 볼 수 있는 세부 문건들이 계속 나오고 또 발표되고 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할까? 또 한편으로 글쓰기가 무섭다. 예측도 예단도 무섭다. “누구의 심기를 건드리면 다 죽는다”는 말에 더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보인다. 저들은 그것을 노리는데 말이다.

더불어 과거 민주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당하거나 입었던 혼쭐들이 지금도 트라우마로 남아 있기도 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였든 제일 중요한 것이 언론이다. 펜 끝이 사람을 죽일 수도 춤추게 할 수도 있다. 근데 왠지 모르게 언론의 펜 끝은 약보다 독이 더 많은 것 같아 아쉽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마음이 무거워지고 가슴도 먹먹해 지기도 한다.

간혹 예언을 해서 소름끼치게 하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이 입을 열었다. “지금 또 그들은 논점을 흐리고 있어요.(말을 많이 순화했다.) 왜 국민의 알 권리를 이렇게 호도 하나요. 이런 식이면 머지않아 또 큰 사고가 일어 날 수도 있어요.” 아뿔싸! 공교롭게도 이 이야기가 있은 지 이틀만인 23일 정의당 노회잔 의원이 투신 사망했다는 소식에 개인적으로 소름이 끼쳤다.

“고 노회찬 의원님의 명복을 빕니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지식·공익·나눔 | 교양공감
여백
여백
시사공감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