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그해 유난히 뜨거운 여름…

(좌부터) 디자니어를 꿈꾸는 동규와 성국 / 사진 = 윤동길 사진기자

[공감신문 라메드] 서로 다른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다가 아현산업정보학교 패션디자인과에서 만난 장성국, 최동규 학생. 고등학교 3학년이 된 후 이들은 졸업 전, 진로에 관련된 공부를 하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 다른 동네, 다른 교복, 다른 성격이지만, 같은 관심사 하나로 이제는 학교에서 늘 붙어 다니는 친구 사이가 되었다.

인문계 고등학교, 수도권 4년제 대학 졸업, 그리고 대기업 입사… 남들이 봤을 때 번듯하게 사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많은 이들이 일반적으로 밟는 ‘코스’지만, 대학 4년제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안타깝게도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2015년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결과’를 보면 전문대학·대학·대학원 등을 모두 합한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률이 67.5%로 집계됐다. 

특히 4년제 대졸자 취업률은 전체 고등교육기관 평균보다 3.1%포인트 낮은 64.4%로 조사됐다. 과연 남들과 같은 길을 가야지만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는 걸까? 험난한 세상과 똑같이 맞서 싸우며 꼭 그 길 위에 서 있어야만 하는 걸까?

사진 = 윤동길 사진기자

성국이와 동규는 이러한 시대 흐름 속에서 빠르게 자신만의 길을 찾았다. 패션디자이너로서의 꿈을 그저 잘되려니 하고 흘려버릴 수 없기에 일찍이 아현산업정보학교에 지원해 들어오게 되었다.

일반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특성화된 전문 직업교육 과정을 가르치는 이곳은 패션디자인을 비롯해 비주얼콘텐츠디자인, 게임제작, 방송영상, 제과·제빵, 미용·예술 등 다양한 전공반이 개설돼있다. 1년간의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졸업 후 바로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일주일 중 각자의 고등학교에서 보내는 하루를 빼고는 평일 내내 아현산업정보고에 와서 자신들이 원하는 직업 관련 수업을 듣는다.

여러 전공 반 가운데, 패션디자인과에 소속된 성국이(용산고등학교)와 동규(대일고등학교)가 눈에 띄었다. 키 차이도 족히 20cm는 되어 보이는 두 친구가 어색하게 어깨동무를 하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한 명은 유쾌하고 적극적인 성격인 반면, 다른 한 명은 과묵하고 차분한 성격이었다. 학교도 다르고 성격도 다른 둘은 어떻게 친해지게 되었을까? 이들에게서 꿈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진 = 윤동길 사진기자

성국의 말

학교수업과 병행하면서 패션모델로도 활동 중이다. 패션디자인은 원래부터 관심이 많아 독학했지만, 모델 일을 시작한 후 제대로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커져 이 학교에 지원했다. 동규는 사교성이 많은 친구다. 같은 반에서 처음으로 마주쳤던 날, 동규가 내게 먼저 말을 걸었고 그 후 친해졌다.

동규의 밝은 모습과 외향적인 모습이 부럽고 배울 점이라 생각한다. 시간 날 때 우리가 하는 것은 쇼핑. 둘 다 옷에 관심이 많으니 같이 다니면 즐겁다. 미래에 나는 ‘김원중’처럼 모델 겸 디자이너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것이 꿈이다. 동규도 멋진 디자이너로 성장해 내 브랜드와 손잡고 남들이 인정할만한 패션상품들을 선보이는 미래를 그린다.

동규의 말

신발이나 옷에 관심이 많다. 패션디자이너로서 성공하고 싶은 마음에 본격적으로 관련 수업을 들으러 등촌동에서 아현동까지 통학한다. 고3이 되어 새 학교(?)에서 처음 본 성국이는 과묵한 이미지여서 말을 붙이기 어색했다. 그래도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말을 걸고 대화를 하다 보니 나랑 잘 맞는 친구란 것을 알게 되었다.

공통 관심사가 있어서 그런지 빨리 친해졌다. 성국이를 보면 키 커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키도 큰데 잘생기기까지. 정말 멋진 친구다. 졸업 후에는 ‘나이키’ 브랜드에 취직하는 게 목표다. 패션계에서 기억에 남는 멋진 사람으로 크고 싶다.

사진 = 윤동길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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